[앵커]
미성년자들에게 접근해 많은 이자를 주겠다며 돈을 빌리고는 잠적한 20대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SNS 채팅방에서 벌어진 일인데, 성인보다 범죄에 취약할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차상은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중학교 1학년 A 양에게 악몽 같은 일이 벌어진 건 지난 3월 초부터 입니다.
아이돌 팬들이 모여 있는 SNS 채팅방에서 정 모 씨로부터 돈을 빌려주면 이자를 많이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만3천500원을 빌려주면 다음 날 2만 원이 넘는 돈이 통장에 들어왔고, 4만 원을 빌려주면 5만 원이 넘는 돈으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여기까지였습니다.
정 씨는 조금만 더 빌려주면 한 번에 갚겠다며 돈 빌리는 횟수를 늘리더니 갑자기 연락을 끊었습니다.
원금을 돌려받지 못할까 봐 친구에게서 돈을 빌려 정 씨에게 보냈던 A 양은 결국 40만 원 넘게 잃었습니다.
[채팅방 사기 피해 중학생 : 엄마랑 아빠한테 말하면 혼날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고 저 혼자 감당하기에는 너무 큰 금액이고 애들이 계속 (갚으라고) 재촉하니까 그 사람한테도 재촉했는데 그럴 거면 돈을 더 달라고 해서….]
피해자는 A 양 한 명이 아니었습니다.
채팅방에 있던 대화 참여자들도 빌려준 돈을 받지 못한 겁니다.
경찰이 확인한 피해자는 17명.
모두 미성년자입니다.
중고등학생부터 초등학생까지 포함돼있습니다.
피해 금액은 지금까지 천만 원이 넘습니다.
[피해자 아버지 : 돈을 받으려는 아이들의 판단력이 아직 어리니까, 예를 들어서 '만나서 줄게'라고 했으면 아이들은 나갈 수도 있었다고 가정하거든요. 그랬으면 더 큰 범죄가 일어났을 거고….]
피해자 신고로 수사에 들어간 경찰은 사기 혐의로 20대 정 씨를 붙잡아 구속했습니다.
정 씨는 도박 자금이 필요해 범행했다고 진술한 거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피해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YTN 차상은입니다.
YTN 차상은 (chas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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