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교육부 사무관이 '왕의 DNA'를 가진 자신의 자녀를 제대로 보살피지 않았다며 담임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했던 사건과 관련해, 파장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교육부는 관련 신고가 들어왔을 때 제대로 된 조사 없이 되려 이 사무관을 승진 발령까지 했는데 현장 교사들의 반발이 거셉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이번 사건 좀 더 자세히 정리해보겠습니다. 김현아 기자!
우선, '왕의 DNA를 가진 아이' 이 논란의 지침을 보냈던 사무관이 주말 사이 사과문을 냈는데 사과 내용이 사실이 아니란 정황이 나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전국초등교사노조가 논란을 부른 사무관의 사과문 내용을 정면 반박했습니다.
일단 어제 발표된 사과문부터 보면, 사무관 A씨는 경계성 지능을 가진 자식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지혜롭게 대처하지 못했다며 일련의 논란들에 대해 해명을 내놨습니다.
'왕의 DNA를 가진 아이'란 표현 등은 아이가 치료받던 기관 자료 중 일부인데 전후 사정의 충분한 설명 없이 메일로 전달했으니 담임교사가 불쾌했을 것 같고 기관 자료를 전달한 게 교사에게 상처가 될 거로 생각지는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교육부 공무원 지위를 이용한 '갑질' 논란에 대해서는 '아동학대 신고'를 하게 됐던 상황 등을 들어 해명했는데요.
발달이 느려 학교 적응이 어려운 아이가 교실에 홀로 남겨졌고, 점심을 먹지 못했으며, 반 아이들의 자신의 아이에 대해 나쁜 점과 좋은 점을 쓴 글이 학교 앱에 올라가는 일 등이 있어 부모로서 학교 측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자신의 직장과 직급을 내세워 담임교사를 압박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초등교사노조는 A 사무관이 실제로는 담임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한 뒤 바로 직위해제 되도록 학교와 교육청에 여러 번, 강하게 압력을 넣었다고 정면 반박했습니다.
[앵커]
어떤 식으로 압력을 행사했다는 겁니까?
[기자]
일단, 담임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한 뒤에 교육청 장학사에게 담임교사의 직위해제와 감사를 강하게 요구했다는 겁니다.
당시 교육청 장학사는 A사무관이 교육부 공무원임을 알고 있었던 데다, 일반적인 학부모가 개별 장학사에게 따로 연락해서 감사해라, 지위해제 해달라 이런 말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하면 '직장이나 직급으로 압박하지 않았다'는 해명이 무색해 보입니다.
게다가 해당 사무관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언론을 동원하겠다는 언급도 했다고 합니다.
교육청에 이어 역시 산하기관인 학교를 상대로도 무리한 요구가 이어졌습니다.
교장과 교감에게도 담임을 직위 해제하지 않으면 언론에 알리겠다며 으름장을 놓았고, 매일 구체적인 교육내용과 자녀와 같은 반 아이들의 행동 변화를 보내달라는 요구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결국, 해당 교사는 한 달 만에 직위해제됐는데 이후 수사기관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정신적 고통으로 치료를 받는 상황입니다.
[앵커]
무혐의 처분이 났다는 건 아동학대로 보기 어렵다는 건데요.
사실과 관계없이 일단 신고하면 직위 해제되는 점을 노린 게 아니냐는 논란도 크죠?
[기자]
네. 지금까지 일선 학교에선 아동학대 신고를 받으면 교사는 사실 조사도 전에 으레 직위해제 돼 왔습니다.
이후 교사는 재판이 끝날 때까지 기약도 없이 월급의 30% 정도만 받으며 금전적 정신적 고통을 받기 때문에 악성 민원을 넣는 학부모들에게 악용돼왔는데,
교원단체들은 다른 누구도 아니고 이 제도의 부정적 측면과 악용 사례들로 교사들이 겪는 고통을 뻔히 알 교육부 공무원이 바로 그 아동학대 신고 처리 관행을 이용해서 해당 교사를 괴롭혔다는 데 가장 분노하고 있습니다.
해당 사무관이 제시한 '아동학대의 사례들'에 대해서도 반박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동수업을 거부하는 아이를 교사가 이동시키려면 물리력을 행사해야 하는데 이 역시 아동학대 소지가 있고,
식사를 거부하는 아이에게 음식을 강제로 먹이는 것 역시 아동학대 고소가 가능한데 교사가 무엇을 할 수 있느냐는 겁니다.
반 아이들이 해당 사무관의 자녀에 대해 나쁜 점과 좋은 점을 쓴 글이 학교 앱에 올라간 데 대해서는 상담자료로 활용하려고 한 건데 실수로 다른 글쓰기 작품들과 함께 앱에 올렸다가 2시간 만에 삭제했고 학부모에게도 사과한 것으로, 고의가 아니었다고 반박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논란의 저변에는 무엇이 아동학대이고 생활지도인지 아무런 기준도 없이 그저 해당 아동의 기분이나 학부모의 생각에 따라 교사만 피해를 입어야 하는 불합리한 현실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앵커]
자녀 교육 지침 내용이 황당한 수준인데 교육부가 되려 교사의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해당 사무관이 담임교사를 신고해 직위해제 시킨 것과 관련해 이미 지난해부터 부당하다는 신고가 여러 차례 있었지만, 교육부가 구두경고만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게다가 조사 중에는 6급에서 5급으로, 승진 인사까지 냈습니다.
교육부는 당시엔 교사가 무혐의 처분을 받기 전이라, 정확한 판단이 어려웠다고 설명했지만 반대로 보면, 혐의가 입증되기도 전에 교사는 직위 해제해 막대한 피해를 입혀 놓고, 자기 부서 사람은 '왕의 DNA' 등 훈육 지침을 보고도 혐의가 없다는 결론이 나지 않았으니 구두경고만 했다는 말인데 교육부의 이런 미온적이고 수동적인 태도가 교권추락을 초래했다는 비판이 큽니다.
관련해서, 교원 단체들은 오늘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요구사항도 발표하고 국회에선 교권보호 강화 관련 공청회도 진행됩니다.
[앵커]
사무관의 아이가 경계성 지능이라는 점에서 주호민 씨 자녀 사건이 떠오르기도 하는데요.
특수교육에 대한 인식 변화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죠?
[기자]
그렇죠. 사무관의 아이는 경계성 지능 문제로 분노 조절에 문제가 있었고 주호민 씨 자녀도 돌발행동과 폭력성 등이 문제가 됐었습니다.
이렇게 도움이 더욱 필요한 아이들에 대해서는 학부모와 교사가 더욱 밀착해 치료 상황을 공유하면서 교육을 진행해야 하는데
되려 두 사건 모두 학부모가 교사를 불신해 일방적인 항의와 아동학대 고소로까지 이어지고 말았습니다.
다만, 이 두 사건은 무차별적인 아동학대 신고로 인한 교권 침해 현실에 더해서 현재 우리나라 특수교육의 열악한 현실과 인식을 보여준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거 같습니다.
특수교육이나 통합교육 제도가 제대로 마련되지 못했고, 교사 수도 부족한데 공격성이 높은 아이에 대해서도 전문적인 치료를 도외시한 채 교사가 모두 해결하길 바란다든가 '부정적 어휘를 일체 사용하지 않거나' '왕자를 대하듯 해달라'는 등 특정 교육 방법을 강요한다든가 하는 일까지 더해지면 갈등으로 이어지기 쉬운 겁니다.
반드시 장애 수준의 문제도 아닙니다.
숨진 서이초 교사 역시 문제 행동을 보이는 학생에 대해 학부형들이 치료를 거부하거나 오히려 교사 탓을 해서 힘들어했다고 하죠.
문제 학생에 대해서도 지도가 가능하게 제도적 개선과 더불어 가정의 책임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사회정책부에서 YTN 김현아입니다.
YTN 김현아 (kimhaha@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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