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국회 표결에서 부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사법부 수장 공백 장기화 우려가 커진 대법원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 후보자가 전임인 김명수 전 대법원장의 사법행정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가운데 법원은 반대 의견이 강한 야당을 설득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최민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야당의 부결 기류가 강해지면서 대법원도 분주하게 움직였습니다.
법원행정처는 연휴 직후부터 이 후보자의 정책 방향과 대법원장 궐위로 발생하는 우려를 담은 설명 문건을 들고 의원실을 찾아 설득에 나섰습니다.
주로 반대 여론이 강한 민주당 의원들이 대상이었습니다.
앞서 이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도 사법부 신뢰 하락과 관련해 김명수 전 원장 체제를 비판하기도 했지만,
[이균용 / 대법원장 후보자(지난달 20일) : 재판을 담당하는 판사들의 성향에 따라서 판결 결론이 다르게 나올 수 있다는 그런 믿음이 확산하면서….]
이번 문건을 통해서는 김명수 전 대법원장의 재판 중심의 사법행정, 민주적·수평적 사법행정 정신을 발전적으로 계승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또 '대법관 8명 증원'과 같이 재판지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과 함께 재산신고 누락, 대통령과의 친분 의혹에 대한 해명도 담았습니다.
그러나 문건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할애한 건 '대법원장 공백에 따른 우려'였습니다.
60쪽 분량 문건의 삼 분의 일가량인 20쪽을 차지했습니다.
대법원장은 대법관을 제청하고 헌법재판소 재판관을 지명할 수 있는 헌법상의 권리를 가지고
여기에 더해 전원합의체의 재판장, 대법관 회의의 의장을 맡고 사법행정사무와 법관 인사를 총괄합니다.
당장은 안철상 대법관이 권한대행을 맡고 있지만, 이 같은 대법원장 권한을 다 행사할 수 있다는 확립된 선례나 이론이 없는 데다,
안 대법관이 내년 1월 퇴임을 앞둔 만큼 사법부 수장 공백 장기화가 연쇄적인 장애를 초래할 것이란 내부 우려가 팽배한 상황입니다.
실제 올해 임관하는 신임 법관들도 안철상 권한대행 명의의 임명장을 받게 되는 등 대법원장 공백 상황은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원장 공백이 장기간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하면서도 우선 오는 6일 예정된 국회 표결을 앞두고 의원들 설득에 주력할 방침입니다.
YTN 최민기입니다.
영상편집: 안홍현
그래픽: 김진호
YTN 최민기 (kmk021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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