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에서 고물가 장기화 속에 자동 주문 기기인 키오스크가 확산하면서 팁 문화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미국인들조차 언제, 얼마나 팁을 줘야 하는지 혼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최영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미국의 팁 문화를 소개한 유명 유튜버의 체험 영상입니다.
한 프랜차이즈 빵집에 설치된 키오스크 앞에서 고개를 갸우뚱합니다.
직원이 서비스를 해주는 게 아닌데도 팁을 요구한다는 겁니다.
[올리버쌤 / 유튜브 크리에이터 : 1.69달러짜리 베이글 하나를 시켜봅니다. 그랬더니...오, 여기서도 팁을 요구해? 2달러 베이글을 사는데 팁이 최소 1달러?]
매장에 굳이 들어가지 않고 커피 한 잔을 사도 팁을 요구하기는 마찬가지,
이전에는 테이크 아웃 주문에서는 팁을 받지 않았는데, 언젠가부터 단말기에 팁 선택 버튼이 함께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또 다른 미국인 유튜버는 팁에 대한 부담을 이렇게 토로합니다.
[안드레이 직 / 유튜브 크리에이터 : 팁 메뉴, 뭘 눌러야 할 지 모르겠네. 그냥 내 음료를 만들었을 뿐 나에게 서비스를 해준 것으로 아닌데...팁을 주고 싶지만 옳지는 않은 것 같아.]
이처럼 암묵적으로 팁을 강요하는 분위기에 실제 불쾌해 하는 미국인들이 늘고 있습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 여론조사 결과 매장에서 어떤 형태로든 정해진 금액의 팁을 먼저 요구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답한 이들은 40%에 달했습니다.
서비스에 대한 만족을 표시하기 위한 자발적 의사 표현이었던 팁 문화가 이제는 의무처럼 변질 됐기 때문입니다.
[에스터 장 / 미국 시민 : 이전에는 서비스 만족에 대한 표시로 팁을 줬다면 그러나 요즘은 그냥 구매하는 것만으로 팁을 요구하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특히 팬데믹 이후 '팁플레이션'이란 용어가 생길 정도로 부담이 늘자 아예 팁 문화를 없애자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습니다.
팁 노동자에게도 일반 노동자 같은 최저 임금을 적용해 팁 의존도를 낮추자는 건데, 캘리포니아와 워싱턴 주 등에서 시행되고 있습니다.
유럽 귀족의 문화에서 시작돼 19세기 후반 미국에서 자리 잡은 팁 문화,
디지털 기기가 확산하는 21세기에 적절한 것인지 팁의 본고장인 미국에서조차 사회적 논쟁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YTN 최영주입니다.
영상편집 ; 임현철
그래픽 ; 박유동
YTN 최영주 (yjcho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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