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오스카 수상 직후 '아시안 패싱' 논란

사진 출처=AP/연합뉴스

제96회 미국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은 할리우드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동양인 배우를 무시했다는 '아시안 패싱' 논란에 휩싸였다.

10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에서 개최된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오스카 트로피를 건네받던 중 시상자로 나선 동양인 배우만 무시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날 생에 첫 오스카 트로피를 품에 안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무대 위로 올라 전년도 수상자인 키 호이 콴에게 트로피를 건네받았다. 키 호이 콴이 활짝 웃으며 다가가 오스카 트로피를 건넸지만,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그와 그 어떤 눈 맞춤이나 인사도 나누지 않고 손에서 트로피만 가져갔다.

키 호이 콴이 다시 축하 인사를 건네려는 듯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팔을 살짝 잡았지만,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그를 등지고 무대 위에 서 있던 다른 시상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이에 전 세계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전년도 수상자에게 예의를 지키지 않은 것은 물론, 동양계 배우인 키 호이 콴을 무시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누리꾼들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전년도 수상자를 완전히 무시했다" "상을 받을 때 최소한 시상자와 공식적인 인사를 교환하는 게 예의인데 너무 무례한 거 아닌가" "로다주는 키 호이 콴을 못 본 척하느라 애쓰는 것처럼 보였다" "키 호이 콴은 마치 자신의 일인 것처럼 진심으로 기뻐하고 축하해줬는데, 오히려 무시당한 그의 표정을 보니 기분이 나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특히, 키 호이 콴이 베트남 출신 배우인 만큼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행동이 "인종차별" "아시안 패싱"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이날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엠마 스톤이 전년도 수상자인 양자경에게 트로피를 받는 과정에서 비슷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양자경이 직접 트로피를 건네주려 했지만, 엠마 스톤이 자신의 절친인 제니퍼 로렌스 쪽으로 트로피를 끌고 가 결국에는 제니퍼 로렌스에게서 트로피를 건네받는 상황이 일어난 것이다.

이에 누리꾼들 사이에서 "엠마 스톤도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처럼 전년도 수상자인 동양계 배우를 무시했다" 등 비판이 이어졌지만, 논란이 증폭되자 양자경이 직접 해명에 나섰다.

11일 양자경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글을 올려 엠마 스톤을 향해 "내가 당신을 혼란스럽게 만들었지만, 당신의 절친 제니퍼와 오스카를 넘겨주는 영광스러운 순간을 공유하고 싶었다"며 "항상 서로를 위해주는 내 친구를 떠올리게 했다"고 논란을 일축했다.

YTN 이유나 (lyn@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