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달 충북경찰청 페이스북 계정 이름이 중국어로 바뀌고 기존 게시글이 삭제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경찰 계정까지 뚫릴 정도로 SNS 해킹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데, 본사 대부분이 해외에 있다 보니 신고해도 복구가 쉽지 않습니다.
임예진 기자가 피해자를 만나봤습니다.
[기자]
지난해 말, A 씨는 오랜만에 페이스북에 접속했다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 비밀번호가 변경된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프로필이 모두 중국어로 바뀌어 있길래 본인 인증을 거쳐 원래대로 돌려놨는데, 몇 달 뒤엔 등록된 이메일 주소까지 바뀌어 계정에 접속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해킹 피해였습니다.
[A 씨 / 해킹 피해자 : (인증) 코드 번호 이런 걸 보냈는데 제 메일로 안 오고 저쪽 메일로 가는 거죠, 코드 번호가.]
이후 모르는 여성의 사진과 함께 최근 이혼했다는 내용 등 허무맹랑한 소개 글이 A 씨 계정에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A 씨 / 해킹 피해자 : 제 계정의 프로필을 보고 친구들한테 많이 연락이 왔어요. 프로필 이상하다고 가서 좀 보라고. 저는 애들도 있고 가정이 있는데 이혼으로 돼 있고 게시물도 슬펐다, 추상적인 말 같은 걸 써놓고….]
심지어 페이스북엔 A 씨 계정과 같은 이름이나 사진을 내건 또 다른 계정이 한두 개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른바 '로맨스 스캠' 등 범죄 악용이 의심돼 페이스북에 계정 삭제를 요청했지만, 메일을 보내라는 기계적인 답변만 반복될 뿐 조치는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습니다.
[A 씨 / 해킹 피해자 : 이런 글로벌 대형 회사에서 뭔가 문제제기를 하고 요청했을 때 대답하는 형식이 정말 AI 수준의 기계적인 답변밖에 없다는 것 자체가 분통이 터지고….]
경찰에 신고도 했지만 별다른 진전은 없는 상황입니다.
SNS 대부분 해외에 본사를 두고 있어 수사 협조가 원활하지 않고, VPN, 가상 사설 인터넷망을 이용하는 탓에 추적도 쉽지 않습니다.
[황석진 /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 : 자동 로그인을 계속해 놓는다고 하면 자기가 모르는 사이에 앱만 구동시켜도 자동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아무래도 상대편 불법적인 행위를 자행하려는 해커들의 먹잇감이 될 소지가 상당히 있어서 좀 귀찮긴 하지만 저희가 SNS 계정에 접근할 때에는 그때그때 로그인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는 만큼, 2단계 인증 기능을 활용하고 안 쓰는 계정은 과감하게 삭제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YTN 임예진입니다.
촬영기자; 이수연
YTN 임예진 (imyj7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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