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산하 레이블 빌리프랩이 민희진 어도어 대표를 추가 고소하며 공개한 27분짜리 '표절 반박 영상'으로 역풍을 맞고 있다. 해당 영상의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일부 대중은 "'렉카' 수준"이라는 비판도 서슴지 않는 모양새다.
10일 오후 빌리프랩 어나운스먼트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표절 주장에 대한 빌리프랩의 입장' 영상에는 빌리프랩의 김태호 대표, 최윤혁 부대표, 이가준 헤드 오브 오퍼레이션(Head of Operation), 허세련 비주얼 디렉터, 명상우 퍼포먼스 디렉터, 전응준 IP 전문 변호사 등이 출연해 아일릿과 뉴진스의 유사성 의혹 반박에 나섰다.
김태호 대표는 "뉴진스는 10대들의 이야기를 하는 팀이라는 생각보다는 90년대 말, Y2K 등에 노스탤지어(향수)를 갖고 있는 세대들에게 조금 더 사랑을 많이 받는 그런 팀"이라는 생각을 밝히며 "아일릿은 반대로 반에서 가끔 볼 수 있는 굉장히 댕댕이(멍멍이) 같은 친구들이었으면 좋겠다는 콘셉트를 갖고 기획한 팀"이라고 소개했다.
아일릿의 방향성을 '낫 뉴진스'(NOT NewJeans) '낫 블랙핑크'(NOT BLACKPINK) '낫 아이브'(NOT IVE)로 잡았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그 세 팀이 보여준 성공의 그림자가 너무나도 크기 때문에, 오히려 그 팀들의 그림자에 잡아먹힐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아일릿의 안무가 뉴진스의 안무를 표절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두 그룹의 안무 영상을 비교하며 반박에 나섰다.
뉴진스를 모방했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온 아일릿의 패션에 대해서도 공주풍의 '걸 코어'라는 패션 트렌드를 적용했다며, 뉴진스와는 차별화를 뒀다고 거듭 주장했다.
김 대표는 민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아일릿을 언급한 것을 두고 "굳이 아티스트를 언급할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 언급을 최소화해야 했다. 그런 식의 주장은 좌표를 찍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본인을 지지하고 본인의 생각에 동의하는 아이돌 팬들에게 아일릿을 비난하고 욕하라고 지시한 거나 마찬가지"라며 "이런 일들이 특정한 개인(민 대표)의 사리사욕을 위한 허황된 주장에서 시작됐다는 게 용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미지 확대 보기
해당 영상은 11일 오전 기준 조회수 39만 회를 돌파하고 댓글은 무려 2만 7,000개 이상 달릴 만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좋아요' 수는 약 7,300회인 데 비해 '싫어요' 수는 6~7배에 달할 만큼 부정적인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기도 하다.
한 누리꾼은 "진정으로 표절이 아닌 걸 증명하고 싶다면 기획 단계의 콘티나 구상한 스케치, 참고한 이미지 정도는 들고 와서 반박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다 떠나 회의, 컨셉도출 과정은 제시하고 올려야 되지 않냐"는 댓글은 무려 1만 회에 가까운 '좋아요'를 받았다.
아일릿의 표절 의혹을 반박하기 위해 타 아티스트들을 끌고 온 행위에 대한 비판 역시 줄을 이었다. 한 누리꾼은 "민희진에게는 아티스트 발언 자제해달라더니 뉴진스는 미친 듯이 언급하고 있고, 열다섯 그룹이나 머리채를 잡고 있다"며 분개했다.
빌리프랩 측이 뉴진스와 타 아티스트들과의 안무 및 콘셉트 유사성을 주장하기 위해 첨부한 영상 자료들을 두고는 "렉카 같다"는 비난이 나오기도 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민희진 대표가 하나하나 짚으면서 표절이라고 얘기한 게 아니라 같은 회사 내에서 서로 컨셉이 완전히 구별되는 팀을 기획해야 결국 뉴진스도, 아일릿도 독창적인 매력을 유지할 수 있다가 주요 논점이었다"라고 지적하며 "전체의 그림을 보라는 의미었는데, (이 영상은) 하나하나 따져가며 우리가 표절이면 너희도 표절이야 라는 뉘앙스다"라며 의아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 또한 빌리프랩의 영상을 두고 "해명은커녕 사태를 악화일로로 치닫게 하는 내용이다. 안 하느니만 못한 발표"라며 "분명 치명적인 실책이다. 아티스트와 팬을 생각했다면 만들 수 없는 영상이다"라는 의견을 드러냈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도 "빌리프랩 영상 정말 최악이다"라며 의견을 보탰다.
한편, 빌리프랩은 10일 민 대표를 업무방해 및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 고소한 데 이어 민사 소송을 추가로 제기했다고 밝히며 "K팝 역사에 남을 놀라운 데뷔 성과를 만들고도 그동안 멍에를 짊어지고 숨죽여 온 아티스트와 빌리프랩 구성원, 참여 크리에이터들의 피해에 대한 민사소송을 금일 추가로 제기해 민희진 대표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고 전했다.
디지털뉴스팀 이유나 기자
YTN 이유나 (lyn@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