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2대 국회 첫 대정부질문이 파행을 빚고 대치를 이어가는 과정에서, 상대 당에 대한 존중과 경청이 전례 없이 실종된 듯한 장면이 여럿 연출됐습니다.
막말과 고성이 터져 나왔고, 상호 품격을 지켜온 언행들은 자취를 감췄습니다.
손효정 기자입니다.
[기자]
대정부질문 2일 차 본회의를 앞두고, 국민의힘은 '정신 나간 여당'이란 표현을 쓴 김병주 의원의 사과를 거듭 촉구했습니다.
[추경호 / 국민의힘 원내대표 : 자기 의사를 표현하면서, 그야말로 국회의원 품격에 전혀 맞지 않는 막말, 망언 수준의 거친 말을 한 것을 문제 삼는 겁니다.]
반면, 민주당은 김 의원을 감싸며 '채 상병 특검법' 처리를 지연시킨 여당이야말로 사죄해야 한다고 맞섰습니다.
[박찬대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국민의힘은 쥐약 먹는 놈들'이라고 말한 윤석열 대통령도 제명하십시오. 사과는 억지 부리며 국회를 파행시킨 국민의힘이 해야 합니다.]
김병주 의원도 끝까지 사과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는데, 박찬대 원내대표가 대신 유감 표명을 하기로 하면서 회의는 1시간 늦게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여당 의원들 항의로 박 원내대표가 재차 유감 표명을 한 끝에 장내는 간신히 정리됐습니다.
[박찬대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이 파행된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유감입니다. 그게 무슨 사과예요! 사과하세요! 정신 나갔단 소리가 있어야 할 거 아냐!]
[우원식 / 국회의장 : (박찬대 원내대표) 발언에 대해서 조금 보완하시겠다고 하니까….]
[박찬대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대정부질문 중에 있었던 여러 공방 중에 우리 당 의원의 거친 언사에 대해서 유감을 표하는 바입니다. 이상입니다.]
'채 상병 특검' 상정에 앞서,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강행 처리를 규탄했는데, 야유하는 듯한 답변이 한목소리로 터져 나오기도 했습니다.
[배준영 /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 : 국민께 이렇게 22대 국회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떳떳하게 말씀할 수 있으세요? (예!) 민주당 이름 앞에 '더불어'라는 말을 붙일 수 있습니까? (예!)]
특검 처리 항의 차원에서 돌입한 여당의 필리버스터, 관례이자 상호 존중의 취지로 건넸던 토론자와 국회의장 간 인사도 생략됐습니다.
[우원식 / 국회의장 : 유상범 의원님 나오셔서 토론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한테 인사 안 하시나요?]
[유상범 / 국민의힘 의원 : 인사받으실 수 있는 만큼 행동만 해주시면 인사합니다. (그럼요, 인사하셔야지) 아 그렇게 생각하세요? 저는 그렇게 생각 안 합니다.]
국회의장의 제지에도 다른 당 의원을 겨냥한 고성과 항의는 본회의 내내 이어졌습니다.
상호 예의와 경청의 문화는 사라지고, 갈등과 대립만 거듭하는 정치권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단 지적도 나옵니다.
YTN 손효정입니다.
촬영기자;이상은 이승창
영상편집;이은경
YTN 손효정 (sonhj071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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