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영화 배우, 살해한 시신과 오싹한 동거? 범행 당시 SNS 살펴보니 "사이코패스?"

■ 방송 : FM 94.5 (06:40~06:55, 12:40~12:55, 19:40~19:55)
■ 방송일 : 2024년 12월 04일 (수)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황근주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이원화: 여러분은 누군가가 SNS에 올린 글, 가령 자신의 꿈이나 인생 계획에 대해 남긴 글을 본다면 어떤 생각을 하곤 하시나요? A 씨는 SNS에 자신의 꿈과 계획을 남기며 미래를 구상하곤 했습니다. 한 포털 사이트에서는 블로그도 개설해 요리와 관련된 글을 올리기도 했죠. A씨는 겉보기에 너무나도 평범한 청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글이 올라온 날 A 씨가 홀로 저질렀던 행동은 우리가 아는 평범함과는 완전히 거리가 멀었습니다.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였죠. 묵직한 마대자루. 두 포대를 차에 싣고 안산 대부도로 향했던 A 씨는 두 개의 마대자루를 각기 다른 곳에 던져버렸습니다. 그리고 닷새 후 안산 대부도에서는 한 남성으로 추정되는 하반신과 상반신이 각기 발견됐는데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오늘 사건 X파일에서 이 사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 X파일 이원화입니다. 오늘도 로엘 법무법인 황근주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변호사님 어서 오세요.

◆황근주: 안녕하세요. 로엘 법무법인의 황근주 변호사입니다.

◇이원화: 저희가 어제도 토막 살인 사건을 다뤘는데 어쩌다 보니 오늘도 토막살인 사건을 다루게 됐는데요. 어떤 사건이었나요?

◆황근주: 토막 살인 사건이 몇 년에 한 번씩은 꼭 일어나는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오늘 다룰 사건은요. 2016년 5월 1일 경기 안산시에 있는 방조제 입구 근처의 한 배수로에서 남성의 하반신이 담긴 마대자루가 발견된 사건입니다. 그런데 하반신만 발견됐기 때문에 지문을 채취할 수가 없어서 시신의 DNA와 경찰이 보유한 DNA 데이터베이스를 비교했는데요. 나오는 게 없어서 신원 확인이 어려웠습니다.

◇이원화: 주변 CCTV 상황도 여의치 않았던 모양이네요.

◆황근주: 네, 그렇습니다. 하반신이 발견된 장소 부근에는 CCTV가 없었던 것 같고요. 그래서 경찰은 시신 발견 직후부터 수사본부를 구성해서 900명의 병력과 드론을 동원해 시신의 다른 부위를 수색했습니다. 하반신이 발견된 지 이틀 후인 5월 3일에는 상반신이 발견됐습니다. 부검한 결과 시신의 얼굴과 갈비뼈에 골절이 있었고 머리와 팔에는 흉기에 찔린 상처도 있었습니다. 직접적인 사망 원인은 두부 손상으로 확인이 됐고요. 그런데 이미 사망한 지 시간이 꽤 지났기 때문에 부패가 진행되어서 지문 채취가 조금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시신의 손가락 표피를 벗겨내고 속 지문을 채취해서 약품 처리한 다음에 원래 지문을 복구해내는 고도의 과학수사 기법을 사용해서 피해자 신원을 밝힐 수 있었습니다.

◇이원화: 그래도 피해자 신원이 확보돼서 그나마 다행인 사건이다 싶습니다.

◆황근주: 네 맞습니다. 이 사안은 피해자의 신원이 확보된 덕택에 범인을 잡을 수 있었던 사안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피해자 신원이 확인돼서 경찰이 피해자 주변 사람들을 살펴볼 수 있었는데요. 피해자는 가족과 5년 전에 마지막으로 연락이 닿은 후에는 연락이 두절됐다고 합니다. 그래서 실종 신고도 전혀 없었고요. 경찰은 피해자 시신에 여러 개의 외상이 있는 점으로 봐서 피해자가 사망하기 이전에 범인과 격렬하게 몸싸움을 벌이다가 흉기에 찔린 것으로 보고 그렇다면 이거는 면식범의 소행일 수도 있겠다고 판단하고 피해자 주변 인물들을 탐색하기 시작했습니다. 피해자의 통화 내역을 분석 해보니까요. 룸메이트였던 범인과 자주 통화한 기록이 나와서 경찰은 이 룸메이트가 범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5월 5일에 피해자가 살던 집에 갔더니 집 안에 혈흔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고 합니다. 경찰은 룸메이트를 곧바로 체포했습니다.

◇이원화: 그런데 만약 함께 살던 룸메이트가 살인을 한 거라면 도망가지 않았을까 싶은데 아니면 방금 말씀해 주셨던 그런 뭐 혈흔이라도 좀 처리를 했어야 되는 거 아닌가 싶은데 검거가 어렵지 않았나 보네요?

◆황근주: 어이없는게요. 범인은 피해자와 함께 살던 주거지에서 여전히 생활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검거가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시신 발견 나흘 만에 검거가 됐고요. 경찰의 추궁 끝에 범행 일체도 자백했습니다. 범인은 도주하기는커녕 자신의 SNS에 꾸준하게 글을 올리고 다니던 직장에 출근하면서 일상생활을 계속했습니다. 도주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서 시신이 발견돼서 수사가 시작됐다는 언론 보도를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다고 합니다. 검거되기 전까지는 피해자 시신이 발견됐다는 사실도 몰랐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원화: 자기가 완전 범죄를 해냈다 뭐 이런 생각을 했던 건지 아니면 뭐 자포자기하는 심정이었는지 그것까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왜 이런 범죄를 저질렀답니까?

◆황근주: 이 사건 범행 동기를 알려면 피해자와 범인 조성호가 어떻게 함께 살게 되었는지부터 알아봐야 될 것 같습니다. 범인 조성호는 2011년도에 한 전문학교를 졸업한 뒤에 의정부에 애견 카페를 차렸다가 약 9개월 만에 폐업하게 됩니다. 생계가 막막해진 범인은 성인 유료 채널에 출연하는 여배우들을 관리하는 매니저로 일하다가 직접 성인 영화의 배우로 출연하기도 했습니다.

◇이원화: 배우였던 거네요.

◆황근주: 시신을 유기한 장소 역시 영화 촬영차 몇 차례 가본 적이 있어서 인적이 드물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곳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직업이 잘 풀리지 않았는지 이번에는 인천의 한 모텔에서 근무하게 됐고 여기서 피해자를 처음 만나게 됩니다. 그러다가 취업한 지 한 달 만에 또 해고가 되는 바람에요. 조 씨는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서 2016년 2월부터 인천 연수구에 있는 한 원룸에서 피해자와 동거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원화: 그러니까 월세를 아끼기 위해서 원룸을 구하고 룸메이트로 살게 된 거군요. 굉장히 평범한 상황같이 보이기는 하는데요.

◆황근주: 여기까지만 보면 그렇습니다. 그러다가 동거 중에 피해자가 먼저 조 씨에게 나하고 성관계를 해주면 할 때마다 30만 원씩 주겠다 라고 제안을 했고, 조 씨도 수락을 해서 둘은 지속적으로 동성 성관계를 갖게 됐습니다. 근데 피해자가 돈을 안 주는 겁니다. 동거한 지 약 한 달이 지난 3월 31일을 기준으로 조 씨가 받아야 될 돈이 90만 원 정도 됐는데요. 피해자가 이걸 안 주니까 조 씨 입장에서는 계속 달라고 조를 수밖에 없었고, 피해자는 오히려 조 씨에게 화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까 둘 사이가 아주 안 좋아졌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원화: 조 씨 입장에서는 준다는 돈을 못 받았으니까 굉장히 억울했을 것 같긴 하고요. 금전적인 상황도 좋지 못했던 걸로 보이네요.

◆황근주: 당시 조 씨한테는 수천만 원의 빚도 있었다고 합니다. 아마 그래서 피해자의 동성 성관계 요구를 받아들인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피해자는 조 씨에게 몸 파는 놈이라면서 집에서 나가라고까지 얘기를 했습니다. 이걸 봐서는 원룸 보증금도 피해자가 마련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아마도 피해자로서는 처음부터 조 씨와 동성 성관계를 가질 생각으로 함께 살자고 한 것이 아닐까 라고까지 생각해 볼 수가 있겠습니다. 어쨌든 격분한 조 씨는 피해자를 살해할 것에 마음먹고 범행 열흘쯤 전인 4월 1일에 마트에서 식칼을 구입해서 원룸에 보관해 둡니다.

◇이원화: 이때부터 범행을 계획했다고 봐야겠네요.

◆황근주: 네 그래야 될 것 같습니다. 거기다가 조 씨와 피해자는 한 집에서 살았기 때문에 계속 마주칠 수밖에 없었고요. 그러다가 4월 12일 저녁에 조 씨는 피해자에게 마지막으로 돈을 달라고 요구를 해보고 안 들어주면 살해하겠다 라고 마음을 먹고 당시 일하던 공장에서 퇴근하면서 망치를 몰래 가져옵니다. 조 씨가 귀가한 시각이 4월 13일 자정 30분쯤인데요. 귀가하는 조 씨를 본 피해자가 내가 집에서 나가라고 하지 않았냐 언제 나갈 거냐라면서 욕설을 퍼부었고, 조 씨도 90만 원 주면 나가겠다 라고 맞받아칩니다. 이러니까 피해자가 너도 좋아서 성관계 해놓고 돈을 달라고 그러냐 너나 너네 부모나 똑같다라고 모욕적인 발언을 했는데 순간적으로 분노가 치솟은 조 씨가 망치를 들고 피해자에게 다가가서 얼굴과 가슴을 10회 가량 내리칩니다. 피해자가 더 이상 움직이지 않게 되자 조 씨는 피해자를 화장실로 옮겨서 이번에는 식칼로 피해자의 복부와 가슴을 찔렀습니다.

◇이원화: 결국 일이 벌어지고야 말았네요.

◆황근주: 네 그렇습니다. 피해자가 사망했으니 아무래도 시신 처리가 만만치가 않죠. 조 씨는 시신을 화장실에 며칠간 방치해 두면서 피해자의 장기를 분리해서 버리고 상반신과 하반신을 분리한 다음에 유기했습니다.

◇이원화: 사실 토막을 낸다는 게 어떤 이런 전문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거나 아니면 어떤 장비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요. 냄새도 그렇고요. 그걸 어떻게 했을까요?

◆황근주: 이게 조 씨 말에 따르면 화장실에 있던 시신 옆에서 용변도 보고 샤워도 하고 그랬답니다. 아마도 범죄행위로 인한 괴로움 때문에 이 범죄 행위를 스스로 부정하고자 하는 심리에서 계속 그 집에 머물면서 일상생활을 영위 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게다가 조 씨는 자기 SNS에도 꾸준히 글을 올렸습니다.

◇이원화: 그것도 참 특이합니다. 글 쓸 정신이 어디 있을까 싶은데 어떤 글이었나요? 범행을 암시하는 글이라든지 아니면 혹시 자신의 심경을 올린 글이라든지 그런 글이었나요?

◆황근주: 이게 조 씨가 올렸던 SNS 글들을 살펴보면요. 시신을 훼손하는 기간 중에 1차 계획은 수면 위로 오르는 것, 이 계획은 70%가 완료됐다 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고요. 시신을 유기한 날에는 지금도 충분히 힘들지만 꿈을 꼭 이뤄낸다, 일하는 것에 즐거움을 느낀다 라고 올리기도 했습니다. 시신을 유기한 다음에는 이런 식이면 10년 동안 3억은 가능하겠군 이러면서 마치 미래를 구상하는 것과 같은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지금 이 와중에 미래 구상이라니 정말로 현실 도피의 극단적인 예시가 아닌가 합니다. 아니면 자기가 저지른 범행을 완벽히 마무리했다는 표현일 수도 있겠습니다.

◇이원화: 살인을 저지르고도 한동안 시체랑 함께 생활을 하기도 한 점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SNS에 글도 올리고 일하러 나가기도 하고, 그래서 혹시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 아니냐 이런 논란도 있었잖아요.

◆황근주: 조 씨는 5월 5일에 경찰에 긴급 체포됐는데요. 이날이 어린이날이잖아요. 조 씨가 범행을 저지른 후에 이전부터 알고 있던 여성과 데이트를 하기로 약속한 날이었다고 합니다. 엄청난 범행을 저질러 놓고도 너무나도 태연한 조 씨 모습에 경찰이 프로파일러를 투입해서 조 씨의 심리를 분석하기도 했는데요. 아마도 조 씨가 자기중심적인 성향이 매우 강해서 시신을 유기한 후에는 더 이상 시신이 자기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모든 게 끝났다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는 전문가 의견도 있었습니다.

◇이원화: 재판에서는 심신미약 주장했던 모양이더라고요?

◆황근주: 검찰은 조 씨를 살인 사체 손괴 사체 유기 범죄로 구속 기소했고 사형을 구형했습니다. 조 씨는 재판 과정에서 간헐적 폭발장애와 뇌전증이 있다면 심신미약을 주장했지만요. 1심 법원은 조 씨가 범행 도구를 미리 준비했고 수법이 매우 잔혹하며 증거 인멸을 시도한 점에 비추어서 심신미약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면서 무기징역을 선고했습니다. 다만 항소심 법원은 조 씨가 자신에 대한 극도의 혐오감과 피해자에 대한 분노가 분출되어서 범행으로 잃은 것을 보인다며 조 씨의 형을 징역 27년으로 감형했습니다.

◇이원화: 그런데요 이 검거 과정에서 피의자 신상 공개를 굉장히 신속하게 했던 케이스이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논란도 많았죠?

◆황근주: 네 맞습니다. 경찰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전에 조 씨의 얼굴이 구속된 이후에는 조 씨의 이름과 나이가 공개됐는데요. 문제는 조 씨의 신상정보가 공개된 이후에 조 씨를 비롯한 가족이나 지인과 같이 그 주변 사람들의 신상도 알려지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조 씨의 경우에는 또 다른 문제가 구속영장이 발부되기도 전에 신상부터 공개가 됐다는 겁니다. 그 얘기는 혐의 사실이 인정되는지에 관해서 최소한의 검증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공개부터 됐다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경찰은 이후에는 최소 구속영장이 발부된 다음에만 신상정보를 공개하기로 합니다. 또 아동학대 치사 같은 사건의 경우에는 가해자 신상정보가 공개가 되면 피해자가 특정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피해자 혹은 가해자의 가족이나 주변인에게 2차 피해가 우려될 사건에 대해서는 공개를 하지 않도록 하는 제한을 두었습니다.

◇이원화: 사건 X파일 오늘은 함께 살던 룸메이트를 살해한 후 시신을 훼손해 대부도 인근에 유기했던 토막살인 사건 살펴봤습니다. 1심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됐던 조성호가 항소심에서 27년형으로 감형된 배경 중 하나는 경제적 문제로 돈도 받지 못하고 쫓겨날 처지가 되자 피해자를 향한 분노가 분출한 것으로 보인다 라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범행 동기에 있어서 참작할 여지가 있다는 거였는데요. 사실 법적인 해석을 차치한다면요 글쎄요. 화가 날 만한 상황이었다면 살인을 참작할 여지가 있다라고 볼 수 있을까요? 여러분 생각은 어떠신가요?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X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YTN 김세령 (newsfm0945@ytnradi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