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아가며 얼마나 많은 얼굴을 사용하는가. 심리학의 관점에서 ‘페르소나(Persona)’란 사회 속에서 자신을 숨기기 위해 쓰는 가면이다. 하지만 박서이 작가의 접근은 조금 다르다. 그에게 페르소나란 감춤의 도구를 넘어, 자신의 다층적 감정을 인정하고 내면의 여러 얼굴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용기의 과정이다. 토끼, 가면, 나비, 꽃, 시계 등 작가가 표현하는 상징들은 불안과 설렘, 상실과 희망이 공존하는 우리 내면의 복잡한 풍경을 시각화한다. 현실과 상상의 경계가 흐려지는 '환상의 정원' 속에서, 관람자는 자신도 몰랐던 감정의 결을 마주하게 된다. 한 땀 한 땀 쌓아 올린 섬세한 작품을 바라보며 자신의 내면과 조용히 마주하는 시간, 그것은 가면 너머의 진짜 나를 발견하고, 그 모습이 충분히 아름답다는 것을 깨닫는 여정이다.
2026년 2월 YTN아트스퀘어의 주인공, 박서이 작가의 작품은 2월 28일까지, YTN뉴스퀘어 1층 아트스퀘어에서 만날 수 있다.
▼ 다음은 박서이 작가와의 일문일답
Q. 전시 주제를 소개해 주세요.
이번 전시는 ‘페르소나(Persona)’를 중심으로, 우리가 살아가며 자연스럽게 쓰게 되는 여러 얼굴과 감정, 그리고 그 안에 숨겨진 진짜 나의 모습을 ‘환상의 정원’이라는 공간 속에서 풀어낸 작업입니다.
저는 작업을 통해 자아의 다층성과 그 안에 존재하는 감정, 기억, 관계의 결들을 시각적으로 표현해 왔습니다.
토끼, 가면, 나비, 꽃, 시계, 자연과 빛과 같은 상징적 요소들은 제 내면에 공존하는 다양한 감정과 얼굴들을 시각화한 언어입니다. 현실과 상상을 넘나드는 ‘환상의 정원’이라는 공간 안에서, 불안과 위로, 성장과 치유의 과정을 하나의 서사처럼 풀어내고자 했습니다. 관람객들이 이 공간을 거닐며 자신의 내면과 조용히 마주할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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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리에 Y]]()
▲ 초근목피 90.9 x 60.6cm, acrylic on canvas, 2026
이번 전시에서는 기존 ‘페르소나’ 시리즈와 함께 신작 〈초근목피〉도 함께 소개됩니다.
이 작품은 가족과 삶의 뿌리에 대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부모의 희생과 조상들의 기도, 그리고 보이지 않는 보호와 축복 속에서 이어져 온 삶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개인의 감정에서 출발한 페르소나는 이번 전시를 통해 가족과 세대, 삶의 근원으로 확장되며, 자신을 숨기기 위한 가면이 아니라, 스스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여정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Q. 작품의 아이디어는 주로 어떻게 떠올리나요?
저는 주로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의 변화와 관계 속에서 생기는 미묘한 감정에서 작업의 출발점을 찾습니다. 작은 기쁨이나 불안, 설렘과 상실감 같은 감정들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기록하고 관찰하려고 합니다.
그때그때 떠오른 생각이나 감정을 메모하거나 드로잉으로 남겨두고, 시간이 지나 다시 꺼내보며 하나의 이미지로 발전시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개인적인 경험이 보편적인 이야기로 확장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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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리에 Y]]()
▲ 영원한 품 112.1 x 145.5 cm, acrylic on canvas, mixed media, 2026
Q. 전시 작품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 있다면요?
‘초근목피’ 역시 의미가 깊은 작품이지만,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은 대형 작품 〈영원한 품〉입니다.
이 작품은 작업하는 내내 굉장히 행복한 마음으로 그렸던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일과를 마친 뒤, 늦은 밤이나 새벽 시간에 틈틈이 작업하며 완성한 작품이라 더욱 애착이 깊습니다.
〈영원한 품〉은 ‘꿈을 영원히 품고 살아가는 나’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담은 작품입니다. 어른이 되어서도 꿈과 욕망, 희망을 품고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한 일인지를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작품 속 여러 공간과 자연의 요소들은 현실과 상상, 불안과 희망,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내면의 풍경을 의미합니다.
어둠과 빛, 물과 숲, 계단과 문은 모두 삶의 과정과 선택, 그리고 성장의 단계를 상징합니다. 두 개의 큰 문은 마음속에 존재하는 다양한 가능성과 세계를 의미하며, 그 안을 오가는 존재들은 제가 꿈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만나는 감정과 경험을 담고 있습니다.
이 작품을 통해 ‘어른이 되어도 꿈을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영원한 품〉은 제게 작가로서의 방향성과 마음가짐을 다시 확인하게 해준, 아주 소중한 작품입니다.
Q. 작품 제작에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
작업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색감과 화면의 분위기, 그리고 감정의 흐름입니다. 보는 분들이 작품 앞에서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전체적인 균형과 구성을 세심하게 고민합니다.
특히 저는 묘사의 결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세필로 한 땀 한 땀 쌓아 올리듯 작업하는 과정을 통해 감정과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화면에 스며든다고 느낍니다.
작은 요소 하나까지 허투루 넘기지 않고, 오래 바라볼수록 더 많은 이야기가 발견되는 작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래서 한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충분한 시간과 집중력을 들입니다.
Q. 작품 세계에 영향을 미친 작가님의 성장 배경이나, 특별한 경험이 있나요?
어릴 때부터 그림을 그리고, 현재까지도 작가로 활동하고 계신 어머니 곁에서 자라며 자연스럽게 미술을 접했습니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작업하는 모습을 보며 예술가로서의 태도와 성실함을 배웠고, 함께 있을 때는 작품에 대한 피드백도 받으며 많은 도움을 받아왔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제 작업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을 길러주었고, 지금의 작업 세계를 형성하는 데 큰 기반이 되었습니다. 가족과 함께 쌓아온 시간과 삶 속에서 겪은 감정들이 자연스럽게 작품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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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리에 Y]]()
▲ 환상적 우리, 그리고 나 90.9 x 72.7 cm, acrylic on canvas, mixed media, 2025
Q. 전시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요?
이번 전시를 통해 저는 ‘우리는 모두 각자의 페르소나를 가지고 살아가지만, 그 안에도 충분히 아름다운 나 자신이 존재한다’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불안과 흔들림 속에서도 자신 부정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을 존중하며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관람객들이 이 전시를 통해 잠시 멈춰 서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기를 바랍니다.
Q. 관객들에게 작품을 감상하는 팁을 준다면?
작품을 감상하실 때 정답을 찾기보다는, 자신의 감정에 집중하며 천천히 바라봐 주셨으면 합니다. 색과 상징, 공간의 흐름 속에서 각자의 경험과 기억을 떠올리며 자유롭게 해석해 주시길 바랍니다. 작품 앞에서 느끼는 감정 하나하나가 그분만의 해석이자 의미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 작업 계획은 무엇인지, 작가로서의 포부나 꿈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앞으로도 ‘페르소나’ 세계관을 중심으로 꾸준히 작업을 이어가며, 보다 깊이 있는 작품 세계를 구축하고 싶습니다.
내면의 이야기에서 출발해 가족과 세대, 사회적 관계로 확장되는 서사를 계속해서 탐구해 나갈 계획입니다. 또한 제 작업이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와 힘이 될 수 있는 예술로 남기를 바라며, 흔들리지 않고 성실하게 작업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YTN 브랜드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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