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똑같은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탑재한 피지컬AI를 한곳에 모아두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각자의 임무에만 충실할 것 같지만, 최근 연구 결과 로봇들은 스스로 ’리더’와 ’추종자’라는 계급을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한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로봇 수천 대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영화 속 장면입니다.
로봇들 사이에 리더가 등장하며 기존 질서가 흔들리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그런데 최근 국제 학술지에 영화 내용과 비슷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연구진은 딥러닝 AI가 탑재된 로봇들에게 "서로 충돌하지 말고 이동하라"는 단 하나의 원칙만 주고 학습시켰습니다.
로봇의 밀도가 낮을 땐 평화롭게 움직였지만, 밀도가 높아지자 문제가 생겼습니다.
모든 로봇이 충돌을 피하려다 보니, 서로 길을 막는 교착 상태에 빠진 겁니다.
개별 AI는 최선의 판단을 내리지만, 집단 전체는 마비되는 이른바 '집단적 좌절' 현상입니다.
연구 결과를 보면, 이때 놀라운 반전이 일어납니다.
이 마비를 해결하기 위해 로봇들이 스스로 성격과 역할을 나누기 시작한 겁니다.
똑같았던 로봇들은 주변을 무시하고 밀고 나가는 '리더 로봇'과, 이들에게 길을 터주는 '추종자 로봇' 등으로 명확히 갈라졌습니다.
논문은 이를 생물학적 진화와 같은 '종의 분화'라고 정의했습니다.
좁은 공간에서의 '좌절'을 극복하기 위해 로봇들이 스스로 '계급 사회'를 만들어 효율성을 확보한 셈입니다.
[최재식 / 카이스트 AI대학원 교수 : 사람이 생활하는 것처럼 동물이 생활하는 것처럼 살아가는 방법을 알게 되는 경우도 있을 것 같아서, AI에 대한 통제, 안전한 사용 그리고 설명, 투명. 이런 것들이 계속 더 중요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자율주행차나 군집 드론처럼 수많은 AI가 공존할 미래 사회에서 이들이 스스로 만들 '예상치 못한 질서'가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입니다.
YTN 고한석입니다.
영상편집 : 송보현
디자인 : 임샛별
YTN 고한석 (hsgo@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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