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제 서울 송파구와 강남구 등 일부 지역에서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가 중단되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선거관리위원회가 사과하며 수습에 나섰지만 투표함 반출을 둘러싸고 시위대와 경찰 사이 밤샘 대치까지 벌어졌습니다.
사회부 김이영 기자와 자세한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앵커]
김 기자, 어제 YTN에도 관련 제보가 잇따랐었죠?
[기자]
네, YTN에는 어제 오후 4시 15분쯤 투표용지가 동나 투표를 못하고 있다는 제보가 처음 들어왔습니다.
본투표가 종료되는 오후 6시까지 두 시간도 남지 않은 때였습니다.
처음 들어보는 상황이라 일단은 의문을 가지고 확인에 들어갔는데, 잠시 뒤 몇 분만에 비슷한 제보가 빗발치기 시작했습니다.
보도국 전화가 계속 울렸고 오후 6시가 넘으니 족히 30개가 넘는 제보가 쌓였습니다.
당시 영상을 보면, 투표소 앞에 어림잡아 백 명 넘는 시민들 줄 서 있는 풍경까지 연출됐습니다.
[앵커]
투표소 한 곳에서만 제보가 계속 들어온 건가요?
[기자]
아닙니다.
송파구 유권자들의 제보가 대부분이었지만, 구내 투표소는 저마다 달랐습니다.
가락2동에서는 한 유권자가 용지가 부족하니 기다려달라는 안내에 30분 넘게 기다렸다면서, 용지가 추가 공급됐지만 그마저도 50장 정도에 불과했다고 전했습니다.
자신은 겨우 투표를 마치고 나왔지만, 밖에 아직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고, 용지가 다시 동났다면서 황당함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잠실2동의 다른 유권자는 3시간 전부터 투표소 관계자가 용지 부족을 예견했는데도 별다른 대응이 없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불만을 터뜨렸습니다.
자신은 결국 기다리다 집에 가는 중이라고 덧붙였고요.
잠실4동 유권자는 가족이 오후 3시부터 2시간 넘게 대기하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일부 유권자들은 연락처를 주고 추가 안내를 받기로 하거나, 번호표를 발부받기도 했습니다.
[앵커]
선관위가 부랴부랴 수습에 나섰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앙선관위는 논란이 일자 오후 5시 반쯤 지방선거 투표율이 지난 선거보다 높아 송파구 일부 투표소에서 준비된 용지가 부족했다면서 용지를 이송 중이라고 입장을 냈습니다.
이에 따라 결국 일부 투표소는 대기표를 받은 유권자들에 한해 밤 10시까지 투표가 연장됐습니다.
밤 9시쯤에는 선관위가 사과하면서, 송파구가 사전투표 등을 고려해 전체 유권자 수의 절반에 해당하는 용지만 인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허철훈 / 선관위 사무총장 : 국민께 불편을 드리고 공정한 선거관리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한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깊이 사과드립니다.]
다만 용지 부족이 공직선거법에 따른 선거 연기나 재선거 사유는 아니라며 개표 중단은 불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그렇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죠?
[기자]
네, 일단 어제 오후 6시 20분 기준 모두 14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에 투표가 연장됐던 잠실7동 제2투표소 앞에 유튜버와 시민 수백 명이 모여 투표함 반출을 막고 있습니다.
밤새 출입구를 막은 건데, 한때 500명에 가까운 경찰이 투입되기도 했습니다.
이곳에서 어제 오후 6시부터 오늘 새벽 5시까지 경찰에 접수된 112 신고만 135건입니다.
다만 대치 상황은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어, 2천 명가량의 표 개표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선관위는 아직 억지로 투표함 빼낼 계획은 없는 거로 알려졌는데, 송파구 주민들 개표 마무리까지 상황을 지켜보겠단 입장입니다.
[앵커]
중앙선관위 청사 앞에서도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시위대는 과천 중앙선관위 청사 앞에도 몰려들어 밤샘 농성을 벌이고 있습니다.
새벽에는 한때 천 명에 가까운 인파가 몰렸는데, 지금도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해 온 전한길 씨를 포함해 수백 명의 사람들이 남아 재선거를 요구하는 등 시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현장에는 태극기와 성조기를 비롯해 선거 관리를 비판하는 깃발까지 보이는 상황인데, 여기도 경찰 기동대 450여 명이 배치됐습니다.
다만 부정선거 의혹은 이미 수사기관과 법원이 여러 차례 실체가 없다고 결론을 내린 사안입니다.
[앵커]
선관위는 비슷한 논란이 과거에도 있었죠?
[기자]
네, 먼저 지난 2022년 20대 대선 사전투표 당시 밀봉되지 않은 투표용지가 플라스틱 바구니나 종이상자, 쇼핑백 같은 것에 담겨 옮겨졌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 확진자들이 직접 투표함에 기표 용지를 넣지 못해 벌어진 이른바 '소쿠리 투표' 논란인데, 당시에도 선관위는 고개를 숙였습니다.
계엄 정국 이후, 지난해 치뤄진 21대 대선에서는 일부 유권자가 투표용지 들고 투표소 밖으로 나오면서 또다시 부실 관리가 지적됐습니다.
이렇게 선관위의 사과와 재발을 막겠단 약속은 때마다 반복되고 있지만, 비슷한 상황이 계속되면서 비판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경찰 고발도 이뤄졌다고요?
[기자]
네,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비롯해 선관위 관계자들이 어젯밤 고발당했습니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모두 6명을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습니다.
투표용지가 부족해 국민 선거권이 침해당했다며 선거관리와 감독 소홀한 책임 져야 한다는 겁니다.
서울경찰청은 현재 해당 사건 배당 절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사회부 김이영 기자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감사합니다.
YTN 김이영 (kimyy082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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