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달 일본 구마모토를 강타한 지진은 바다 건너 부산을 비롯한 한반도까지 흔들림이 느껴졌습니다.
우리나라도 더는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경각심이 커지고 있는데, 역대 최악의 지진을 경험한 일본은 지진에 어떻게 대비하고 있을까요?
도쿄 이승배 특파원이 초고층 빌딩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창고 선반 위에 쌓아둔 물건들이 위에서 비 오듯 떨어집니다.
쇼핑하던 시민들은 너무 놀라 피하지도 못합니다.
[시민 : 위에 (물건이 떨어질까) 위험하니까 빨리 (밖으로) 나가세요.]
주택가는 폭탄을 맞은 듯 초토화됐습니다.
내부는 온갖 물건이 깨지고 뒤엉키면서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키미즈 쇼코 / 피해 주민 : 정말 전혀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흔들려서. 그리고는 가구가, 찬장이랑 TV, 냉장고가 방 안에서 빙글빙글 움직이고.]
지난달 구마모토에 규모 7.1의 강진이 닥쳤을 때 모습입니다.
낮은 주택도 이런데, 초고층 빌딩은 안전할까?
일본에서 가장 높은 모리JP타워에 가봤습니다.
높이 330m, 지상 64층인데, 역설적이게도 지진에 강한 건물이기도 합니다.
핵심은 건물 중심에 설치된 '오일 댐퍼'라는 장치입니다.
철근 기둥 양쪽을 피스톤 형태로 지지하면서 지진이 나면 좌우로 적절하게 움직이면서 흔들림을 흡수합니다.
벽 모양 댐퍼도 있는데, 내부에 끈적한 액체가 있어 흔들림을 억제합니다.
이런 장치가 지하에서 꼭대기까지 각각 300개씩, 모두 600개가 뼈대에 촘촘하게 박혀 있습니다.
[토오야마 카이 / 모리빌딩 구조설계부 과장 : 오일 댐퍼 안에는 붉은색 오일이 들어있습니다. 지진이 끝난 뒤에 이 장치를 만약 만져본다면 따뜻해져 있을 겁니다. 진동 에너지를 열에너지로 바꾸는 것입니다.]
수많은 센서는 실시간으로 흔들림을 측정하고 현재 건물 상태를 한눈에 보여줍니다.
지하에는 정전에 대비해 자체 발전 장치를 마련했습니다.
가스를 빠르게 태워 전기를 만드는데, 20분 만에 비상 공급이 가능합니다.
큰 지진이 발생하면 건물 안에 있는 이 같은 넓은 장소들은 임시 대피소로 활용됩니다.
직원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이용할 수가 있습니다.
비상 물품도 창고에 비치해놨습니다.
비상용 식량과 통조림, 마실 물, 그리고 추위에 대비한 보온시트도 있습니다.
3,600명이 하루 세끼 씩, 사흘 동안 버틸 수 있는 양입니다.
지난 2011년 규모 9.0의 동일본 대지진을 겪으면서 자치단체와 함께 일반 시민까지 수용할 수 있는 비상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비상 근무 매뉴얼도 있습니다.
진도 6약의 지진이 발생하면 직원, 임원 상관없이 모두 업무를 멈추고 재난 대응에 착수해야 합니다.
또, 건물 반경 3.5km 안에는 방재 전문 임직원 300명이 거주하면서 지진 초기 대응 업무를 도맡습니다.
도쿄에서 YTN 이승배입니다.
촬영·영상편집 : 사이토
YTN 이승배 (sb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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