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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이 죄가 되는 나라"...인디신이 목소리 높이는 이유

2026.08.29 오전 02:12
부산 밴드 거점 '오방가르드', 관객 춤에 영업정지
인디 음악계 반발…"절로 나온 춤을 처벌하나"
27년째 사각지대…"언제든 다시 불거질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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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부산의 한 라이브클럽에서 관객들이 춤을 췄다는 이유로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졌습니다.

인디 음악 공동체는 낡은 법과 제도를 손볼 필요성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요.

대체 왜, 춤은 규제 대상이 됐는지 이준엽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김민지 / 밴드 '보수동쿨러' 멤버 : 삶은 누구에게나 실험이고 중독의 연속이다. 그 중독으로부터 조금 멀어지는 실험을 해보자.]

보수동쿨러의 마지막 무대이자 부산에서 태동한 세이수미, 해서웨이, 소음발광의 터전이었던 오방가르드.

전국의 음악가들이 찾던 이곳이 최근 '관객이 춤을 췄다'는 이유로 영업정지 2개월 처분을 받았습니다.

[이우진 / 라이브클럽 '오방가르드' 이용객 : 부산에서 활동하려고 하는 인디 음악인들이 오방가르드에서 무대를 서는 것으로 각자의 음악 활동을 시작하는 (공간이었죠.) (영업정지 소식에) 너무 답답한 마음이 컸죠.]

지난 2015년 '감성주점' 같은 변종 영업을 막겠다며 일반음식점 객석에서 춤추는 행위를 법으로 금지했기 때문입니다.

라이브클럽 합법화 운동 결실로 1999년과 2007년 차례로 일반음식점 공연의 근거가 마련됐지만, 전용 업종 신설 없이 '일반음식점의 예외'로 남겨둔 땜질식 법 개정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지자체에 따라 이렇게 탁자와 좌석을 치우고, 입석 공연을 여는 것만으로 단속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별도의 춤을 추기 위한 공간을 마련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입니다.

밴드 크라잉넛의 멤버나 키라라, 윤석철 등 장르를 넘어선 음악인들과 전국의 라이브클럽은 강하게 반발합니다.

음악을 감상하며 절로 나오는 춤을, 법으로 처벌하는 게 맞느냐는 겁니다.

[단편선 / 음악가 : (저를 포함한 대부분 밴드는) 같이 춤추고 흐드러지게 뭔가가 착 펼쳐지는 그런 풍경들을 상상하면서 곡을 쓰겠죠. 그것을 2026년에 대한민국이라는 사회가 받을 수가 없는가, 라고 생각하면 말이 안 되죠.]

라이브클럽이 공연장으로 등록하면 주류 판매를 포기해야 하고 시설 개조 비용도 막대합니다.

유흥주점은 '유흥'이라는 낙인과 함께 중과세와 입지 규제가 뒤따릅니다.

[김채현 / 라이브클럽 '채널1969' 총괄매니저 : (유흥업소에) 부과되는 어떤 세금을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저희가 무언가를 판매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니에요. (공연장처럼 수백 석 규모로) 가기 위한, 그 전에 거쳐 가는 어떤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인디 음악계엔 길게 보면 27년째 방치된 법적 사각지대 속에서, 언제든 다음 타자가 될 수 있다는 위기감과 답답함이 짙게 깔려 있습니다.

[이승철 / 라이브클럽 '오방가르드' 대표 : 저희가 이렇게 당했지만, 법적 지위가 앞으로도 계속 제자리 걸음이라면 아마 다음 공간이 또 피해자가 될 수 있고….]


법제화로 또 다른 족쇄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오지만,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추진되는 등 '흥'을 처벌하는 낡은 제도를 바꾸자는 데에는 뜻이 모이고 있습니다.

YTN 이준엽입니다.

영상기자 : 곽영주
디자인 : 정민정

YTN 이준엽 (leejy@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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