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불과 작년만 해도 쌀이 부족해 비축미를 푼 것도 모자라 우리 한국 쌀까지 수입해서 먹었던 일본이 올해는 반대로 쌀이 남아돌아 걱정입니다.
슈퍼에서는 올해 재배된 햅쌀을 묵은 쌀보다 더 싸게 파는 '쌀값 역전'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왜 그런 건지, 도쿄 이승배 특파원이 이유를 알아봤습니다.
[기자]
일본에 있는 한 슈퍼마켓입니다.
같은 지역에서 재배한 쌀인데, 묵은 쌀이 3천 엔대, 올해 나온 햅쌀은 2천500엔대에 팔고 있습니다.
상품 가치가 더 높은 새 쌀이 오래된 쌀보다 값이 더 쌉니다.
소비자는 나쁠 게 없습니다.
[소비자 : 이 가게의 새 쌀은 2,250엔이지만, 가격이 그 정도 수준에 머물렀으면 좋겠습니다.]
반면 도매상들 창고에는 못 판 재고 쌀이 가득합니다.
대부분 지난해에 비싸게 주고 산 쌀입니다.
[야마시타 치카라 / 쌀 도매상 : 햅쌀보다 저렴하게 제시하지 않으면 소비자를 납득시킬 수 없기 때문에, 이제 이건 '손절'의 일환입니다. 햅쌀보다 가격을 내려서 판매할 수밖에 없습니다.]
2년 전 여름부터 일본엔 전국적으로 쌀 부족 대란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5kg에 2천 엔이었던 쌀값이 가파르게 오르며 4천 엔을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쌀이 비싸니까 밀가루로 만든 면이나 빵을 먹는 사람이 크게 늘었습니다.
[고이즈미 신지로 / 일본 농림수산상 2025년 6월) "쌀 시장을 혼란스럽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가격이 떨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일본 정부는 쌀값을 잡으려고 비축미 59만 톤을 시장에 뿌렸습니다.
[이시바 시게루 / 일본 총리 : (2025년 8월) "쌀 생산을 늘리는 데 힘쓸 수 있도록 지원 정책을 전환하겠습니다.]
하지만 이후 쌀 생산량이 크게 늘고, 소비자 쌀 소비가 감소하면서 재고가 급증했습니다.
지난 6월 말 기준 쌀 재고는 약 243만 톤, 역대 최고입니다.
적정 수준인 180만~200만 톤을 웃돌고 있습니다.
반대로 쌀값은 계속 떨어져 가장 비쌌을 때보다 30% 넘게 내렸습니다.
올해도 풍작이 예상되면서 쌀값은 더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아사히신문은 밝혔습니다.
결국 일본 정부, 시장에 풀었던 비축미 가운데 21만 톤을 다시 사들이기로 결정했습니다.
[스즈키 노리카즈 / 일본 농림수산상 : (1일) "정부 비축미 재매입 절차를 개시하겠습니다. 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없도록 잘 검토하면서 적절히 진행해 나가고자 합니다.]
일본 정부는 식량 안보를 이유로 비축미를 적정량인 100만 톤까지 복원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과잉 물량이 워낙 커서 쌀값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시장 분석이 많습니다.
도쿄에서 YTN 이승배입니다.
영상편집 : 사이토
디자인 : 김서연
YTN 이승배 (sb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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