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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아빠 학생이 데려온 딸 안고 수업한 시간강사

2017.12.28 오전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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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아빠 학생이 데려온 딸 안고 수업한 시간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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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살배기 딸을 수업에 데리고 오는 한 학생을 위해 강의 시간에 아이를 직접 보살펴 준 시간 강사의 이야기가 뒤늦게 전해졌다.


지난해부터 세종대학교에서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한세훈(37) 씨는 지난 22일 YTN PLUS에 한 학기 동안 딸을 수업에 데리고 갈 수 있도록 해준 정미진 강사의 배려를 알려왔다.

한 씨는 석사 과정 3학기째였던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2살 된 어린 딸을 수업에 데리고 가야 했다.

중국 출신인 한 씨의 아내도 하는 일이 있었고, 부모님께는 손을 벌리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한 씨 부부는 아이를 낳을 때부터 아무리 힘들어도 부모님께 양육 부담을 드리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그렇다고 보육 시설에 맡기기에는 지난해 1월 태어난 딸이 너무 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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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끝에 한 씨는 결국 담당 강사와 같은 수업을 듣고 있는 동기들에게 연락해 조심스럽게 아이를 수업에 데리고 가도 되는지 양해를 구했다.

한 씨는 "동기들끼리는 워낙 친하기도 해서 흔쾌히 딸을 데려오라고 했다"며 "강의를 맡은 정미진 강사도 제 사정을 듣고 수강생들과 아이만 괜찮다면 얼마든지 좋다고 해주셨다"고 말했다.

이렇게 그는 매주 한 번씩 있는 세 시간짜리 강의에 딸을 데리고 가게 됐다. 한 학기 동안 13번 정도 아이와 함께 수업에 간 것이었다.

수업 도중 딸이 울면 유모차에 태우고 나가 산책을 하며 재운 뒤 다시 수업에 참여했다. 아이가 잠에서 깨면 간식을 주면서 달랬다. 동기들도 모두 자기의 아이처럼 다정히 보살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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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씨는 "특히 발표할 때는 내가 직접 딸을 안고 해야 했는데, 가끔 강사님께서 딸을 직접 품에 안고 돌봐주셨다"며 당시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실제 사진 속에는 정 강사가 자신의 무릎에 한 씨의 딸을 앉히고 발제를 듣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정 강사와 동기들 도움 덕분에 한 씨는 한 학기를 무사히 수료했다. 그는 "만약 이런 배려가 없었다면 휴학을 했을 테고 졸업이 계속 미뤄졌을 것"이라며 "딸을 진심으로 보살펴주신 강사님과 동기들을 만난 건 행운이었다. 정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정미진 강사는 "아이를 데리고 오도록 한 것은 다른 수강생들이 이해를 해주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고, 그렇게까지 해서 공부를 하겠다는 학생의 의지를 외면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특히 정 강사는 과거에도 다문화 가정 엄마들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수강생의 아이를 돌본 적이 있었다.

그는 "육아 때문에 학업이나 직장 생활을 중도에 그만두는 이들을 많이 봐왔다"며 "이는 주변 사람들의 도움보다는 제도적, 정책적으로 잘 뒷받침되어야 할 문제"고 강조했다.

YTN PLUS 문지영 기자
(moon@ytnplus.co.kr)
[사진 제공 = 한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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