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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덮친 막강 더위'...이 더위 어쩌나?

2018.07.23 오후 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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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기성 /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앵커]
여름이 더운 것은 너무나 당연하죠. 그런데 요즘 날씨는 덥다기보다는 불탄다라는 말이 맞을 듯한데요.

이렇게 무시무시한 더위가 상당 기간 계속된다는데 이 일기예보가 틀리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 정도입니다.

케이웨더의 반기성 예보센터장님 나와 계십니다. 어서오십시오.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우선 궁금한게요, 어젯밤 밤사이에 저도 개인적으로 처음으로 에어컨을 켜놓고 잠에 들었어요.

좀 전에 강릉에서는 초열대야 현상이라고 해서 밤에도 30도가 넘었다고 그러는데 며칠 전까지는 안 그랬거든요. 왜 어젯밤에만 그랬죠?

[인터뷰]
실제 가장 큰 것은 최근에 우리나라 주변에 만들어진 열돔 현상으로 인해서 계속 기온이 축적되어 있었다는 것. 두 번째는 10호 태풍이 중국으로 어제 상륙했단 말입니다.

그게 들어가면서 전반적으로 북태평양고기압을 밀어올렸습니다. 그래서 뜨거운 공기층이 중부지방 쪽으로, 어제 같은 경우에는 서울이 대구보다도 거의 4도 정도 더웠거든요.

그러니까 중부지방 쪽으로 해서 주로 강릉, 서울 수도권 쪽 이쪽이 기온이 많이 올라갔는데 기온이 이쪽으로 많이 올라간 것도 있고 다음에 세 번째가 태풍이 뜨거운 공기도 밀어올렸지만 습기도 공급해 줬다라는 것도 있거든요.

그러니까 습도가 높을수록 밤에 기온이 안 내려갑니다. 여기에다가 실제로 태풍이 깨지면서 그쪽에서 따라들어온 상층운이 있습니다.

높은 구름. 높은 구름이 중부지방을 덮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복사냉각이 이뤄지지 않았거든요.

이런 것들이 합쳐지면서 실제 서울 같은 경우에는 오늘 새벽에 29.2도, 강릉은 31도였는데 29.2도라면 에어컨 안 키면 낮에도 더운 기온이거든요. 상당한, 어떻게 보면 이례적인 열대야가 발생했다고 볼 수 있죠.

[앵커]
그러니까 해가 졌는데도 온도가 안 떨어지니까 너무 정말 극한 체험 같은데 열대야는 좋습니다.

그러면 이런 초열대야현상 오늘도 있고 내일도 있을까요?

[인터뷰]
아마 그렇다고 보지 않습니다. 이게 실제 우리나라에서 초열대야현상은 2013년에 한 번 발생했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입니다. 일본 같은 경우에는 최근 들어서 기온이 올라가면서 가끔 발생하고 있는 현상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발생하기 쉬운 현상은 아니거든요.

다만 이번에는 아까도 말씀을 드렸지만 태풍이 밀어올린 점 하나, 태풍으로부터 들어온 상층운의 역할 지금까지 축적되어온 열 이런 것이다같이 합쳐진 거거든요.

그래서 올해는 글쎄요, 예측하기 쉽지 않습니다만 실제로 초열대야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저는 보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어젯밤 같은 상황에는 오늘은 내일은 아닌 것 같고 열대야는 계속될 것 같다.

[인터뷰]
열대야는 폭염이 지속되는 한 열대야는 계속 됩니다.

[앵커]
원인에 대해서 말씀하셨는데 이렇게 강력한 폭염이 온 4중고라고 표현하던데요.

[인터뷰]
일단 중요한 게 북쪽에 있는 찬 공기를 못 내려오게 막는 거예요. 상층에 있는 제트기류가 막으면서 찬공기가 못 내려온다는 점.

그런데 문제는 올해는 티베트 고원 쪽에서 굉장히 뜨거운 상층공기가 만들어졌어요. 이게 편서풍을 타고 우리나라 상공으로 들어왔단 말입니다.

지표면에서 북태평양 상공에서 아주 고온다습한 공기가 남서기류로 들어왔어요.

그런데 이 고기압 세력 자체가 굉장히 안정되다 보니까 지난주까지만 해도 구름도 거의 없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일사까지 굉장히 강해졌죠.

이런 여러 가지 효과가 가미되면서 우리나라 상공에 일종의 열돔 현상을 만들어냈습니다.

열이 빠져나가지 않는 현상인데 계속 축적되고 이동도 느리고 그러다 보니까 실제 기온보다도 더 올라가는 현상이죠. 이런 현상 때문에 어떻게 보면 굉장히 이례적인 폭염이거든요.

이게 만들어졌다고 봅니다.

[앵커]
히트돔, 열돔현상까지 일어났다고 하는데 지금 우리나라만 이런 현상이 있는 거 아니죠?

[인터뷰]
아닙니다. 북반구 쪽, 남반구는 겨울이니까 북반구 쪽인데 대개 위도 15도에서 40도 사이 정도 지역입니다.

이쪽으로는 대개 역학적 고기압이, 그러니까 우리나라에 북태평양고기압 같은 것이 영향을 주거든요.

이게 상층에 똑같이 뜨거운 공기가 같이 유출하면서 지금 폭염이 발생하고 있는 북미 지역이라든가 북유럽 지역이라든가 중동 지역이라든가 동북아지역 지구에서 가장 기온이 많이 올라가는 지역인데 공통점이 다 열돔이 만들어 졌다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까 평년 기온보다도 상당히 높아지는 그런 폭염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죠.

[앵커]
자꾸 제가 원인 질문을 안 할 수 없는데요. 그러면 이 열돔 현상은 왜 만들어지는 거예요?

[인터뷰]
일단 상층으로 티베트고원의 열풍, 뜨거운 공기가 우리나라 상공으로 들어오지 않습니까?

상층이 뜨거워지면 지상도 지금 북태평양고기압으로 굉장히 더워요.

하층도 덥고 상층도 더운 상태입니다. 그런데 대개 대기가 상층으로 상대적으로 뜨거운 공기가 들어오면 대기가 안정이 돼버립니다.

그러니까 무슨 이야기냐면 이 아래에 있는 공기가 외부로 빠져나가야 되는데 빠져나가지 못하고 그 위에 꼭 지붕을 덮어놓은 것처럼, 돔을 덮어놓은 것처럼 열이 바깥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는 거예요.

예가 온실효과 같은 것도 비슷한데 빠져나가지 못하니까 이 안에 있는 공기가 계속 정체되면서 이동이 굉장히 느리거든요, 상층까지 발달해 있다 보니까.

그러다 보니까 기온은 계속 더욱더 상승하게 되는 거죠. 오히려 평년의 북태평양고기압의영향을 받을 때보다 이런 히트돔, 열돔이 만들어지면 보통 2~3도 이상이 더 올라가는 특성을 보입니다.

[앵커]
지금 정부에서는 폭염도 재난이다. 이걸 지금 논의하고 있는 것 같은데 관련해서 말입니다.

지금 이 정도의 폭염이면 저는 재난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기상청에서 보통 여름이 되기 전에 장기전망을 하지 않습니까, 통상적으로. 이 장기전망 때 이렇게까지 엄청난 재난 수준으로 뜨거율것이다라고 예측을 못 하지 않았나요?

[인터뷰]
그렇죠.

[앵커]
불가능한 겁니까, 이게 어려운 일입니까?

[인터뷰]
올해 여름도 평년 장마로 봤고요. 더위도 평년보다 비슷하거나 약간 높은 정도로 예측했죠.

[앵커]
그러니까 제가 왜 이 질문을 드리냐면 보통 눈이 많이 온다 또는 비가 많이 온다고 그러면 잘못 예측을 하면 잘못 예측했다고 기상청에 대한 비판이 가는데 보통 더위에 대한 예측은 그렇지는 않았거든요.

그런데 이번 더위는 상상 이상이거든요. 이걸 예측을 못 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인터뷰]
올해 어쨌든 제가 보기에는 기상청이 올 여름에 대한 더위 예측은 상당히 부족했다고 봅니다.

다만 이런 것들이 예측을 할 때 기상청 단독뿐 아니라 많은 대학이라든가 연구기관과 합동으로 해서 발표하는데 아무래도 이거를 예측하는 게 쉽지 않다라고 봅니다.

특히 최근에 이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가어떻게 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세계 곳곳에 이례적인 현상들 많이 만들어 내고 있거든요.

그런 것들이 점점 많아진다는 거죠. 지지난 주에 일본 관서지방의 대홍수 같은 경우 저는 정말 엄청 예측하기 정말 어려운 정도였거든요.

[앵커]
재난 대비가 비교적 잘되어 있다는 일본이었는데도.

[인터뷰]
일본도 사상 최악이라고 얘기할 정도로 해서 아마 저는 이러한 것들이 지구 온난화라는 기후 변화가 앞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데 있어서 점점 더 어려워지지 않을까, 이런 것들이 어떻게 보면 기상청의 상당히 어려운 부분일 수도 있고요.

또 딜레마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폭염, 불볕더위 하면 지금보다 한 20년 전 이야기지만 모르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 저희가 보통 지난 1994년에 뜨거운 여름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그때 얘기를 해 주시죠.

[인터뷰]
저는 더위로 죽을 수 있다는 것을 처음 느낀 때가 1994년입니다.

제가 에어컨을 설치 안 하고 있었는데 정말 우리 아이들하고 이게 정말 죽을 수 있겠구나, 이 더위로. 그랬던 것을 느꼈던 해입니다.

사실 지금까지 기록으로 보더라도 살인적인 폭염이 발생했지 않습니까. 온열질환으로 3840명이 죽었던 해인데 평년기온보다도 3도 이상이 높았습니다.

7월에 3.5도. 우리가 파리협정에서 2도 이상 높으면 큰일이라고 하는데 이건 엄청난 거거든요.

올해가 지금 굉장히 이례적인 무더위라고 얘기하지 않습니까. 그래도 지금 7월까지의 기온을 보면 1994년이 올해보다는 0.7도 이상 더 높았어요.

지금까지도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올 여름 더위가 1994년 혹은 능가하지 않을까 하고 예측하시는 전문가분들도 계십니다.

그러나 정말 그런 살인적인 폭염의 해 정도까지 되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그건 정말 엄청났거든요. 기상하는 사람들은 과연 이게 우리 살아있는 세대에서 또다시 발생하겠느냐. 그런 정도의 폭염이었거든요.

그러나 어쨌든 지금 많은 전문가들이 예측하는 것은 그때는 그래도 7월 말과 8월 초에 태풍이 올라왔어요.

그래서 기온을 다소 낮춰줬거든요. 그런데 현재로 보면 올해는 태풍이 영향을 줄 가능성이 낮아요, 현재로 보면.

[앵커]
그렇다면 변수가 없다는 거예요?

[인터뷰]
그렇다면 북태평양고기압이 수축을 하거나 태풍이 올라와 줘서 현재의 상태를 무너뜨리는 이런 어떤 계기가 없는 한 계속 폭염은 이어질 거란 말입니다.

만약 그런 식으로 이어진다면 오히려 1994년 버금가는 오히려 능가할지도 모르겠다. 그런 생각도 좀 듭니다.

[앵커]
정부도 그렇고 보시는 분, 국민들 개개인 정말 대비를 철저하게 하셔야 할 것 같은데 계속된다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그래도 끝은 있을 것 아닙니까.

보통 예전 같은 경우를 보면 8월 중순쯤 되면 그래도 저녁이 되면 좀 시원하고 이러지 않았습니까? 어떻게 보세요?

[인터뷰]
대개 광복절 전후 해서 우리나라는 더위가 꺾입니다, 그때부터. 그러나 그것이 어느 해는 좀 더 길게하고 어느 해는 좀 더 일찍 끝나고 그러는데 평균적으로 통계를 보면 거의 8월 15일 이후에는 선선해집니다, 실제로.

그런데 올해도 제가 보기에는 8월 10일 넘으면 일단 북태평양고기압은 좀 수축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8월 10일, 15일.

[인터뷰]
그 사이서부터 수축하지 않겠느냐. 수축을 하면 기압골이 들어올 수 있습니다.

비를 내리는. 그래서 그런 희망은 좀 있지만 그렇더라도 현재 기압계의 여러 가지 1994년과 비교해보니까 유사한 패턴으로 가고 있거든요.

그래서 1994도 8월에 상당히 더웠단 말입니다. 계속 이어졌거든요. 그래서 8월 20일 전후까지는 이어지지 않을까 예측해 봅니다.

[앵커]
센터장님도 참 조심스럽게 얘기하네요. 8월 중순에서 조금 더 뒤로 가셨습니다.

[인터뷰]
조금 더 뒤로 길어지지 않겠나 봅니다.


[앵커]
그만큼 지금 날씨가 이례적인 거라서 너무 더워서요. 알겠습니다. 반기성 케이웨더의 예보센터장님이었습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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