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 “안희정 1심 재판부, 대법원 판례 원칙 거슬러... 2심 판결 뒤집힐 수도”
- 시신 훼손, 꼭 복수심이나 혐오, 분노 강하다고 볼 경우만 있는 건 아냐
- 범인 입장에서 가장 은밀한 곳 찾아낸 장소가 눈에 쉽게 띄는 곳일 경우 많아
- 서울대공원 살인사건, 공범 가능성 높지 않아 보여
- 피해자로부터 범인까지 연결고리 아직 발견 안 돼
- CCTV 설치에 빈부격차 생기면 안 돼, 공적 지원 필요
- 성폭력 사건의 중요한 판례, 피해자의 상황, 심리, 여건 고려한 판결 해야
- 안희정 1심 재판부, 대법원 판례 원칙 거슬렀다
- 안희정 무죄, 2심 판결 뒤집힐 가능성 열려있어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8년 8월 21일 (화요일)
■ 대담 :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 앵커 이동형(이하 이동형)> 지난 주말 서울대공원 인근에서 발견된 토막 시신 살인 사건의 용의자가 체포됐습니다. 시신이 발견된 지 사흘 만인데요. 프로파일러 출신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 연결해서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의원님, 나와 계십니까?
◆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하 표창원)> 네, 안녕하세요.
◇ 이동형> 조금 전 용의자가 체포됐는데요. 의원님께서 지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얘기했는데, 지금 보니까 34살의 노래방 업주라고 해요. 지인일 가능성을 언급하신 건 사체가 훼손됐기 때문에 그런 겁니까?
◆ 표창원> 네, 사체 훼손 유기 방식 자체가 낯선 사람이 우연히 발생한 사건과는 다르다는 것이고요. 특히 장소 상 실내 공간에서 함께 있다가 일어난 사건일 가능성이 높았다, 이런 부분이죠.
◇ 이동형> 지금 정확한 동기는 조사 중일 테고요. 경찰이 추정하는 것은 피해자가 손님이었는데, 서로 다툼이 있었고, 결국 살해까지 했다. 이건데요. 조금 잔인하게 사체가 훼손됐기 때문에 그 사소한 다툼에 이렇게 결과가 잔혹하게 나올 수 있는 겁니까?
◆ 표창원> 그 부분은 조금 분리해서 봐야 하는데요. 일반적으로 뉴스에 보도가 되면 결과를 놓고 잔인함, 참혹함을 통해서 범인의 특성이나 범인과 피해자의 관계를 유추하는 일반적인 접근을 하죠. 그런데 범죄 수사를 하다 보면 사실 그것은 분리되거든요. 처음에 일어나는 공격은 우발적일 수도 있고요. 돈, 모욕, 순간적인 기분 나쁜 말, 그 당시 기분. 이런 것 때문에도 한 대 칠 수도 있고, 그러다가 사망할 수도 있거든요. 문제는 그다음 어떻게 하느냐의 부분인데, 이걸 있는 그대로 신고하고 밝히면 나는 끝이다. 이런 불안, 두려움이 생기면 잡히면 안 되겠다는 절박함 속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은 시신을 버리는 것이다. 그런데 있는 그래도 온전한 상태로는 옮기기 힘들고 적발될 것 같다. 그렇게 되면 훼손을 하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그런 단계별로 나눠서 보면, 결과적으로 시신 훼손이라는 끔찍한 일을 했다고 해서 복수심이나 혐오나 분노나 이런 것들이 아주 강하다고 꼭 볼 경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봐야죠.
◇ 이동형> 그러니까 사소한 것이 발단이 돼서 결과가 이렇게 나올 수도 있다는 거네요.
◆ 표창원> 그렇습니다.
◇ 이동형> 그리고 이번 사건에서 특이점이라고 할까요?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부분이 보통 사체를 훼손할 때는 옷을 벗기고 하는데, 이번에는 옷을 입은 채로 훼손했다는 것이고요. 두 번째는 왜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잘 보이는 곳에 시체를 버렸을까. 이 부분인데, 이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 표창원> 우선은 일반적으로 토막이라고 흔히 이야기하는, 살해 후 시신 훼손 유기 사건에서 대개 의복이 없고, 시신 일부만 발견되는 것이 통상입니다. 많은 경우가 그렇습니다. 그것은 맞고요. 다만 대개의 경우 욕실 등의 시설이 갖추어진 실내에서 장시간에 걸쳐서 남에게 들키지 않고서 시신을 훼손할 수 있는 경우가 그렇고요. 가족 간의 경우가 그 경우죠. 그런데 만약에 그런 상황이 되지 않을 경우, 그래서 훼손은 해야겠는데, 장시간에 걸쳐서 물 등을 사용하고, 이렇게 하지 못할 경우에는 의복을 벗기지 않은 채 의복이 함께 쓸려나가지 않는 부위, 목이라든지, 노출된 곳만을 절단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는 것이고요. 두 번째로 지난번에 수원 박춘풍 사건 때도 유사한 문제가 발생했죠. 사람 많이 다니는 등산로에 유기했기 때문에 공권력에 대한 도전이다, 대담하다. 그런데 검거되고 나서는 전혀 반대였거든요. 범인의 입장에서 보자면 범인으로서는 자기가 갈 수 있는 가장 멀리, 자기가 숨길 수 있는 가장 은밀한 곳, 자기와 가장 관계가 없는 곳, 이렇게 찾아낸 곳인데 나중에 발견할 때 보면 이게 등산로 입구라든지, 다른 사람들에게 눈에 쉽게 띌 수 있는 장소라든지, 이런 결과가 나타나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 이동형> 꼭 의도적으로 그랬다고는 볼 수 없는 것이네요?
◆ 표창원> 그렇습니다.
◇ 이동형> 알겠습니다. 경찰이 물론 조사하겠습니다만, 공범 여부도 한 번 살펴봐야겠죠?
◆ 표창원> 물론 그렇기는 합니다. 그런데 지금 이 사건의 경우에는 우선은 이 사람이 여러 명이 함께 그러한 일을 해야 할 조폭 연루, 돈이 많거나, 이런 경우가 아니기 때문에 공범의 가능성이 그렇게 높아 보이지 않는다. 공범이라는 것은 범행의 이익을 서로 나눌 수 있어야 하고, 범행의 동기를 공유할 수 있어야 하며 범행 이후의 위험을 함께 공유할 각오가 되어 있는데, 그런 형태의 범행은 아닌 거죠. 공범이 아니라면 할 수 없느냐? 그렇게 볼 수 없는 방법과 수법들이고요.
◇ 이동형> 경찰이 잡은 것은 결국은 CCTV를 활용한 건가요?
◆ 표창원> 네, 결국 CCTV가 없었다면 지금으로 봐서는 피해자의 주변을 통해서 범인에게까지 갈 수 있었느냐, 그럴 수 있는 근거와 단서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거든요. 검거되고 나니까 안양에 같이 거주했고, 노래방이라는 접합이 있었지, 피해자로부터 시작해서 범인까지 갈 수 있는 연결고리는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고요. 현장에서 CCTV에 이 차량이 포착됨으로써 차량을 추적하다 보니까 범인에 이르게 된 것이죠.
◇ 이동형> 네, 프로파일러로서 이야기해주셨습니다만, 정치인으로서 CCTV가 사생활 침해 논란도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소위 말하는 부자들이 많이 산다는 동네는 CCTV가 굉장히 많아요. 그래서 이런 일이 벌어지면 금방 체포되고 이런 것도 있는데, 결국은 범죄 예방을 위해서 CCTV가 더 많이 설치되어야 하는 게 맞는 건가요?
◆ 표창원> 네, 제가 최초에 서울 강남구 CCTV 도입 논란 때 MBC 100분 토론에 나가서, 당시 경찰대 교수였죠. 당시 범죄 예방 효과 및 범인 검거 효과 등 때문에 CCTV 설치는 필요하다고 주장했었고요. 특히 말씀하신 것처럼 강남구 등 돈 많은 동네에서는 많이 설치되지만, 강북이나 지방, 이런 곳은 설치가 잘 안 되고요. 임대아파트도 마찬가지죠. 설치된다고 하더라도 화질, 화소가 떨어지고 아날로그 저장 방식의 문제라든지, 관리 문제, 이런 것이 있어서 사실은 공적인 지원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그래서 CCTV나 범죄예방, 안전에 있어서도 빈부격차가 생기면 안 되잖아요. 이 부분은 조금 고려가 필요합니다.
◇ 이동형> 알겠습니다. 특히 소외된 지역에서도 필요한 것 같고요.
◆ 표창원> 그렇습니다.
◇ 이동형> 네, 다른 얘기 한 번 여쭤보겠습니다. 오늘 안희정 전 지사 1심 판결에서 검찰이 항소를 했는데, 검찰이 재판부를 굉장히 비난했습니다. 가해자 중심으로 재판했다. 이 검찰 의견에 대해서는 동의합니까?
◆ 표창원> 네, 같은 의견이고요. 기본적으로 사실은 지난해 대법원에서 중요한 판례가 만들어졌거든요. 성폭력 사건에 있어서는 피해자의 상황, 심리, 여건 등을 고려해서 판결을 해야 한다는 판결이죠. 그러니까 일반적인 다른 사건과는 다르다는 겁니다. 성폭력의 특성상 피해자의 신고가 어렵고, 가해자의 지위나 또는 우월성, 완력, 이런 것들도 인해서 피해자가 조금 더 열악한 위치에 있고요. 그리고 증거를 포착하기 어렵고, 그래서 진술에 의존해야 하고, 피해자가 이후에 입게 될 2차, 3차 피해도 감안해야 하고요. 그런데 이번 안희정 전 지사 사건은 물론 저도 같은 당 소속이고, 개인적으로야 안희정 전 지사의 편입니다. 개인적으로만 이야기하자면. 그러나 엄밀하게 형사사건의 원칙이라는 부분, 또 대법원의 판례 등을 생각한다면 지난해에 세워진 대법원 판례 원칙을 이번 1심 재판부는 거슬렀다. 가해자 중심, 가해자의 주장을 지나치게 받아들이고, 피해자 주장에는 의심이나 또는 채택하지 않는 모습, 또 전문가 감정에서 그루밍에 대한 부분도 묵살했고요. 그리고 특히 위력의 존재와 행사를 분리해버렸거든요. 그런데 지난해 대법원은 위력이라는 것은 존재 그 자체가 행사라는 판례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면 그 부분을 분리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어겼고요. 그런 부분들이 사실은 많은 아쉬움을 남기고 있는 거죠.
◇ 이동형> 그런데 반대로 생각하시는 분들은 결국은 지금 피고인과 고소인 주장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판사가 판결할 때는 증거 가지고 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 그런데 지금 증거가 없기 때문에 정황 근거, 텔레그램 대화라든가, 또 제3자의 증언, 이런 걸로 판단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고 있거든요.
◆ 표창원> 네, 일반적인 형사 사건은 원칙상 그렇죠. 그리고 판사에게는 그런 심증이라는 재량권이 부여됩니다. 그러니까 판사인 거죠. 법관에게만 형성되어 있는 전문적인 인식과 직관까지 포함한 건데요. 그러므로 판사의 판결은 사실 누구도 거기에 대해서 개입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의견은 낼 수 있는 것이죠. 그리고 판결 내부에서가 아니라 일반적인 대법원으로부터 시작되는 사법부의 이제까지 판결 경향과 다르다는 것, 거기에 거슬렀다는 것,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문제 지적을 할 수 있는 것이죠.
◇ 이동형> 네, 어쨌든 지금 1심 판결은 났고요. 2심 판결은 뒤집힐 가능성은 있다고 보십니까?
◆ 표창원> 가능성이야 열려있죠. 특히 성폭력 판결은 물증이 있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까요. 물증보다는 정황이고,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단편적인 여러 사안을 모아서 증거의 종합성, 증거를 모두 모아 봤을 때 진술을 포함해서 과연 합리적 의심의 여지를 넘어설 정도로 그것을 무시할 정도로 범죄 혐의가 입증되느냐. 이 판단을 해야 하기 때문에 대단히 힘들고, 어렵고 첨예한 부분이거든요. 1심도 무죄 판결이 쉽게 내려진 결정은 아니란 말이죠. 아주 고뇌에 찬 결정일 텐데, 이 부분이 지금 제기되는 많이 일반적인 비판보다는 법리적 비판이 많거든요. 로스쿨에서도 그렇고, 법조계에서도 그렇고, 법학 전문가들이 그런 법리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어서 항소심에서는 조금 더 치밀하게 심리가 이루어질 것이고, 그 경우에 판단이 달라질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있죠.
◇ 이동형> 네, 조금 지켜보고요. 책을 새롭게 내셨다고요? 제목이 <셜록을 찾아서>? 명탐정 얘기하는 겁니까?
◆ 표창원> 네, 맞습니다. 이 책은 제가 2012년 경찰대 교수 시절에 여름 방학 때 셜록 홈즈의 흔적을 추적하는 미스터리 여행을 했거든요. 그러면서 셜록이 살아있을 가능성, 실존 인물일 가능성, 그다음에 셜록 홈즈 스토리에 나오는 실제 현장들, 그리고 아가사 크리스티의 현장과도 맞닿아 있기도 하고요. 그러면서 조금 흥미진진한 소설적인 내용을 포함해서 현장 사진하고, 했던 이야기들인데요. 그해 겨울에 18대 대선 국정원 여론조작 개입사건으로 인해서 이야기를 책으로 쓰는 작업이 중단됐습니다. 이후에 나머지 이야기를 모아서 이번에 책을 내게 된 것이죠.
◇ 이동형> 알겠습니다. 저도 셜록 홈즈 굉장히 즐겨봤었는데, 다음에 스튜디오 한 번 오시죠. 그 얘기 한 번 합시다.
◆ 표창원> 네, 한 번 불러주십시오.
◇ 이동형> 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표창원> 네, 고맙습니다.
◇ 이동형> 지금까지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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