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성의출발새아침] 삼성바이오로직스, 이재용 발목 잡을까?

YTN라디오(FM 94.5)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9년 5월 9일 (목요일)
□ 출연자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 김호성 앵커(이하 김호성): 복잡하고 어려운 경제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드리는 시간이죠. <경제 꼭 뉴스> 참조은경제연구소 이인철 소장, 나오셨습니다. 소장님, 어서 오십시오.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이하 이인철): 안녕하세요.

◇ 김호성: 조금 전에 제가 언급했습니다만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서 말이죠. 증거인멸을 한 직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됐어요. 이렇다면 앞으로 수사가 속도를 내는 것뿐만 아니라 이것과 연계돼 있는 아주 중요한 사안들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까 궁금증을 자아내지 않을 수 없습니다.

◆ 이인철: 그렇습니다. 배 밭에 가면 갓끈도 고쳐 매지 말라고 했는데 지금 삼성에 굉장히 불리하게 지금 이제 전개가 되고 있는데요. 사실 삼성은 두 개의 별건의 사건에 대해서 조사받고 있습니다. 하나는 4조5000억 원대 분식회계 의혹을 받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있고요. 또 하나는 이재용 부회장이 합병을 통한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한테 뇌물을 제공했느냐.

◇ 김호성: 그게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있는 건 아닌가요?

◆ 이인철: 그렇습니다. 그런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는 지금 1심도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여러 가지 증거인멸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데. 일단 삼성바이오 인천 송도 공장에서 공장 바닥을 뜯어내서 거기에 재경팀의 공용 서버, 노트북 등을 숨겨놓을 것을 찾아냈다라는 거고요. 또 하나는 삼성바이오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있습니다. 여기에서 팀장급 보안 담당 직원의 집에 빼돌린 대용량 서버가 발견됐다는 겁니다. 그러면 이게 과연 직원들 선에서 증거인멸 됐다는 게 아니라 이제 그룹 차원에서, 특히나 전자의 보안사업 TF팀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졌다라는 거거든요. 그러면 그 조직의 위로 올라가면 과연 이재용 부회장은 몰랐겠느냐. 이런 의심을 할 수밖에 없는데, 이러다 보니까 지금 당장 관련 삼성바이오의 보안 담당했던 직원의 경우에는, 안모 직원의 경우에는 일단 구속영장이 발부가 됐죠. 그리고 여기에 상무급 임원 두 명이 있습니다. 여기도 구속영장을 청구했기 때문에 조만간 발부 여부가 나올 것으로 보여서 어차피 지금 증거를 인멸했다 하더라도 지금 어떤 세상입니까. 디지털 포렌식으로 증거를 전부 복원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정말로 관련 이런 증거를 찾기 위해서 수사기관이 좀 더 늘어날 수밖에 없고. 그리고 특히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경우에는 1심에서는 징역 5년형 선고받았는데 2심에서는 사실은 경영권 승계작업이 존재하지 않았다. 일부 무죄 선고를 했어요. 그러면서 집행유예로 풀려났습니다. 당시에 이 부회장은 박 전 대통령에게 일방적으로 돈을 뜯긴 피해자다, 라고 법원은 판단했죠. 그래서 사실 대법원 최종심은 다음 달이에요. 6월로 예정돼 있는데, 그런데 별건으로 가고 있던 사건이 지금 이렇게 가보면 두 개 합해질 가능성이 높거든요. 그렇게 되면 일부에서는 대법원 판결이 조금 더 이런 조사 과정을 좀 더 같이 거치고 나서 좀 더 미뤄져야 한다. 지연 가능성이 지금 제기되고 있는 겁니다.

◇ 김호성: 정황적 판단인데요. 불과 열흘도 전에, 지난 4월 30일인가요. 대통령이 이재용 부회장 만났잖아요. 산업 현장에 직접 가서 말입니다. 그런데 그것과 관련해서 박용진 의원, 이 건을 아주 집요하게 추적해온 박용진 의원 같은 경우에는 ‘이 같은 분위기를 대법원이 엉뚱하게 받아들이지 말아야 한다’ 이런 식의 발언을 했어요.

◆ 이인철: 그렇습니다. 사실 이제 굉장히 비메모리 부분에 올인하겠다는 삼성전자 공장을 직접 문재인 대통령이 현지 방문을 해서 정부도, 정부 차원에서도 지원하겠다라고 밝히면서 당시에도 청와대는 경계했습니다. 사법부의 판단은 별건이고 이것은 전반적으로 기업들의 어떤 4차 산업혁명, 그리고 앞으로 미래 먹거리에 대한 지원 차원이다, 라고 해서 별건이라고 이야기를 했지만 지금 이렇게 박용진 의원의 주장처럼 자꾸 이렇게 문제가 꼬이고 그룹 차원에서 뭔가, 지금 아직 구체적인 사실이 드러난 건 아닙니다. 그런데 증거인멸이 정말 이뤄졌고, 조직적으로 이뤄졌고 이런 일에 깊숙이 개입돼 있다면 굉장히 삼성 쪽으로서는, 이재용 부회장 쪽으로서는 불리한 사안이 아닐 수 없습니다.

◇ 김호성: 삼성 쪽에 미치는 여파는 곧 우리 경제에 미치는 여파하고 거의 연동돼 있는 사안이지 않습니까?

◆ 이인철: 어제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가 30만 원이 또 깨졌어요. 지난번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검찰에, 증선위의 결정에 의해서 분식회계 혐의가 있다, 검찰로 고발이 가면서 이제 거래가 중단됐습니다. 그걸 한국거래소가 굉장히 몇 주 안 지나서 이게 지금 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너무 크다. 소액주주들 보호 차원에서 거래를 재개하자, 라고 했는데 이게 좀 성급한 판단이 아니었느냐라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 김호성: 그렇습니까. 그럼 앞으로 펼쳐지게 될 상황에서 삼성은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전망하시는지요? 있는 그대로 다 밝혀져야 하나요?

◆ 이인철: 지금 상황에서는 굉장히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지금까지는 삼성은 굉장히 방패 역할을 잘해왔는데 이런 그룹 차원에서의 증거인멸은 중범죄거든요. 그리고 그 사안이 굉장히 중요하고요. 이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문제가 아니라 위에 올라가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도 영향을 미치고 그 회사의 직전 3년 동안의 회계 재무제표를 다 바꿔야 합니다. 물론 그 이면에는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와 관련한 뇌물죄까지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삼성은 만에 하나 정말 죄가 없다면 모든 검찰의 수사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 김호성: 알겠습니다. 당초 준비했던 이슈 가운데 한 가지만 더 여쭤볼게요.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가족들끼리 화합하라’ 이런 유언을 남기고 고인이 됐는데 말이죠. 그런데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분쟁 조짐이 자녀들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요.

◆ 이인철: 그렇습니다. 정말 돈 앞에 지금 자녀들이 또 한 번 여기서는 형제의 난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인데요. 이게 공정거래위원회를 통해서 알려진 건데, 당초 내일입니다. 10일로 예정된 공정거래위원회 대기업집단 지정 발표가 15일로 전격 연기가 됐습니다. 이 이면에 뭐가 있느냐. 바로 한진그룹이 새로 총수를 지정해서 정부에 알려줘야 하는데 그 작업을 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러면 이 얘기는 뭐냐. 지금 앞서 지난 24일, 지난달이었죠. 장남 조원태 사장이 지주회사격인 한진칼의 회장으로 전격 취임할 때만 해도 이게 그룹승계 과정이 아주 순탄하구나, 이렇게 믿어왔는데 하지만 후계 구도 과정에서 지금 삼남매 간 약간 지분경쟁 싸움 내지는 경영권 분쟁의 소지가 남아 있다는 겁니다.

◇ 김호성: 떠난 사람의 유언이 살아있는 사람들의 이익 앞에서는 별 그렇게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도록 하죠. 고맙습니다.

◆ 이인철: 감사합니다.

◇ 김호성: 참조은경제연구소 이인철 소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