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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일] “간헐적 단식하면 머리 좋아진다”...기억력·학습능력↑

와이파일 2021.02.22 오전 07:20
“간헐적 단식, 뇌 구조·기능 변화에 영향”
“간헐적 단식 기억력·학습능력 개선에 효과”
“부족한 음식 얻기 위해 두뇌 진화한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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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일] “간헐적 단식하면 머리 좋아진다”...기억력·학습능력↑
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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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이 2주 가까이 지났는데요, 올해도 많은 분들이 새해 계획으로 체중 감량, 다이어트를 꼽으셨죠? 계획대로 잘 진행하고 계신가요? 다이어트 방법으로 요즘엔 간헐적 단식, 저탄고지식(탄수화물을 줄이고 지방 비중을 높이는 방법) 요법 등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간헐적 단식은 일정 기간 공복을 유지하는 식사법입니다. 예를 들어, 하루에 12~24시간 정도 음식을 먹지 않고 나머지 시간 즉 0~12시간 동안에만 음식을 섭취하는 겁니다. 가장 보편적으로 실행하는 간헐적 단식은 16:8로, 16시간 공복을 유지하고 8시간 동안 음식을 섭취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저녁 7시에 식사를 한 뒤엔 다음 날 아침 11시 넘어 식사를 하는 거죠.

간헐적 단식의 원리는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몸은 보통 12시간 이상 음식을 섭취하지 않아 체내에 저장된 포도당이 모두 사용되면,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체내에 쌓인 지방을 줄이고 체중을 줄이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죠.

또, 최근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 연구진은 간헐적 단식이 체중감량의 효과 뿐 아니라 인슐린과 혈당 조절,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또, 체내의 만성 염증 발생을 줄여 일부 암의 발병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간헐적 단식이 이런 비만과 관련된 성인병 위험을 줄이는 효과에 더해 뇌의 인지기능, 즉 기억력과 학습능력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간헐적 단식을 하면 우리 뇌의 세포구성 구조와 기능에 변화를 일으켜 결과적으로 뇌의 노화를 더디게 하고 기억력과 학습능력 같은 인지기능을 개선한다는 것인데요. 지금부터 소개하겠습니다.
"간헐적 단식, 체중 감량에 더 효과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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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일] “간헐적 단식하면 머리 좋아진다”...기억력·학습능력↑
자료 출처 = PLOS ONE

미국 버지니아 대학 연구팀이 태어난 지 7주된 수컷 실험용 쥐 49마리를 세 그룹으로 나눠 11개월 동안 실험했습니다. 각 실험용 케이지에는 생쥐 3~4마리씩 살도록 했고, 먹이에 대한 접근을 자유롭게 했습니다.

A그룹 (일반 식이군)의 먹이는 단백질 29% 탄수화물 58% 지방 13% 비율로 제공됐고, B그룹 (간헐적 단식군)은 일반 식이군과 먹이의 영양소 비율은 같도록 하고 먹이를 격일로 제공했습니다. 즉, 하루 24시간은 먹이를 제공하며 아무 때나 먹을 수 있도록 했고 다음 날은 먹이를 제공하지 않은 겁니다. 마지막으로 C그룹 (고지방 식이)에는 단백질 20% 탄수화물 35% 지방 45%의 구성으로 먹이를 제공했습니다. C그룹의 고지방 식이 영양소 비율(지방 45%)은 일반적인 서구식 식습관을 따랐습니다.

A와 C그룹에는 언제든 자유롭게 먹이를 먹을 수 있도록 했고, B 그룹만 격일로 먹이가 제공됐으며 모든 그룹에 물은 항상 충분하게 제공됐습니다.

먼저 각 그룹별 체중변화를 보면 11주째부터 그룹별 차이가 뚜렷해지기 시작합니다. 고지방 식이를 한 그룹의 체중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고, 일반적 먹이를 먹은 그룹보다 간헐적 단식을 한 그룹에서 체중 증가가 더딘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표에는 표시하지 않았지만, 성인병의 원인이 되는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 역시 고지방 식이군이 간헐적 단식군보다 두 배 이상 높았습니다. 간헐적 단식 그룹의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는 일반 식이 그룹보다도 현격히(약 20mg/dL) 낮았습니다.
"간헐적 단식 쥐, 미로 찾기 속도 가장 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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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일] “간헐적 단식하면 머리 좋아진다”...기억력·학습능력↑
자료 출처 = PLOS ONE

다음은 본격적으로 식이 습관이 뇌 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실험 결과입니다.

공간학습과 기억력 측정을 위한 동물실험에서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반즈 미로 찾기’ 실험 결과인데요.

훈련을 받기 전 세 그룹은 큰 차이가 없었지만, 출구를 찾는 훈련이 반복될수록 간헐적 단식군이 다른 식이법을 행하는 그룹들보다 빨리 출구를 찾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프에는 4일째까지 표시됐지만 그룹별 출구를 찾는 속도 결과는 7일째에 더욱 두드러졌습니다. 간헐적 단식군의 출구 찾는 속도가 다른 비교군보다 훨씬 빨랐습니다.
"간헐적 단식, 공포 학습 반응서도 가장 높은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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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일] “간헐적 단식하면 머리 좋아진다”...기억력·학습능력↑
자료 출처 = PLOS ONE

이번엔 <공포 상황 테스트>입니다. 이 역시 동물들의 학습능력과 기억력 측정을 위해 많이 쓰이는 실험 방법입니다.

예측하지 못한 위험 상황을 얼마나 빨리 인지하고 피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실험인데요.

70% 알코올로 닦은 어두운 시험실에 2000Hz, 90db의 소음에 30초, 발바닥 부분에 0.7 mA 전류를 2초간 흘리는 환경에 노출시킨 뒤 보인 공포 반응 행동, 그리고 다른 시간과 환경(소음, 냄새, 전류 등)에 노출시켰을 때 보이는 쥐들의 공포 반응 행동을 측정한 결과를 보는 실험입니다.

간헐적 단식을 한 쥐들이 비교군들보다 학습력과 기억력에서 더 나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또, 운동량을 점차 늘렸을 때 심장이 얼만큼 견디는지를 측정하는 ‘운동내성검사’에서도 간헐적 단식을 시행한 그룹은 다른 비교군들보다 좋은 성과를 기록했습니다.

연구팀은 “생쥐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이어서 한계가 있을 수 있지만, 사람에서도 간헐적 단식은 비슷한 긍정적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간헐적 단식, 뇌 구조·기능 개선에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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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일] “간헐적 단식하면 머리 좋아진다”...기억력·학습능력↑
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간헐적 단식을 꾸준히 시행했을 때 뇌의 구조와 기능에 영향을 주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 앞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사람은 평균적으로 12시간 이상 단식을 하게 되면 간에서 글리코겐으로 저장된 포도당이 고갈됩니다. 그러면 간에서는 지방산을 '케톤'으로 만드는데, 우리 몸은 이 케톤을 포도당 대신 에너지로 사용합니다. 여기에 운동을 함께 한다면 급하게 에너지가 필요한 우리 몸은 간에서 케톤을 만드는 시간을 더 앞당기도록 하겠죠?

그리고 우리 몸에서 에너지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관 중 하나인 뇌 역시 평상시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다, 음식물 공급이 끊기는 단식 상황에서는 케톤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게 됩니다.

이렇게 케톤을 사용하는 상황으로 뇌가 변하면 신경세포의 성장과 분할을 돕는 뇌유래신경성장인자 (BDNF)의 분비가 증가됩니다.

앞에서 동물실험을 통해 간략히 설명했지만, 단식으로 BDNF가 분비되면서 기억력, 학습능력에 중요한 해마의 신경생성이 활발해지도록 하고 이는 간헐적 단식을 시행한 쥐들의 학습능력, 기억력, 운동능력이 다른 비교군보다 월등하게 높았다는 결과가 나오게 하는 작용을 합니다.
"음식 부족 환경에서 생존 위해 두뇌 진화한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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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일] “간헐적 단식하면 머리 좋아진다”...기억력·학습능력↑
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최근 간헐적 단식이 어떤 이유로 신체 건강 뿐 아니라 뇌의 기능과 구조 변화에도 영향을 주는 지에 대해 설명하는 새로운 시각의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 뇌과학 전문가인 마크 맷슨(Mark P. Mattson) 교수가 쓴 논문인데요. 맷슨 교수는 과식이 인간의 인지기능에 해롭고 간헐적 단식을 통해 인지기능을 개선할 수 있다는 주장을 진화론적 측면에서 설명했습니다.

그의 논문에 따르면, 인류는 현대 사회를 제외한 대부분의 시간 동안 음식이 부족한 환경에서 살아왔습니다. 자연재해 등으로 음식을 구하기 힘들어질 경우 다른 사람들보다 음식을 잘 획득할수록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을 확률, 자신의 유전자를 후세대에 남겨줄 확률이 더 높았습니다.

동물을 사냥하고, 열매 등 식량을 얻으려면 위치를 기억하고 찾아가는 능력, 위험 상황이 발생했을 때 빨리 인지하고 이를 피할 수 있는 인지 능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또, 음식물을 보다 쉽게 얻기 위해 인류는 창과 화살 같은 도구를 만들기도 했죠. 결론적으로 우리 인류는 부족한 음식을 구해 살아남기 위해 뇌를 활용하고 발달시켜 왔다는 겁니다.

바꿔 말하면, 음식이 부족하고 배고픈 상태에서 인지기능을 잘 발휘하는 사람이 생존할 확률, 본인의 유전자를 후손에게 물려줄 확률이 더 높았던 겁니다. 먹을 것이 부족해 공복 시간이 길었던 고대 인간이 생존을 위해 이런 방식으로 진화했기 때문입니다.

마크 맷슨 교수는 논문에서 과식은 인지발달에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 예로 쉽게 먹이를 얻고 풍족하게 섭취하는 가축이나 애완동물의 뇌 크기가 야생동물들보다 상대적으로 작고, 인간의 뇌 역시 10,000년 전보다 10% 가량 줄었다고 설명합니다. 비록 언어와 추상적 사고를 담당하는 측두엽의 크기는 증가했지만, 사냥과 채집 등에 필요한 운동피질과 전두엽의 기능과 크기는 줄어든 것으로 보여진다는 겁니다.

맷슨 교수는 “인간은 식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적응하고 생존하는 방향으로 진화해 왔기 때문에 뇌의 위치 탐색과 기억, 의사 결정, 위험 상황 인지, 순발력과 사회성, 창의성 등에 사용되는 뇌의 구조와 신경 네트워크는 공복 상태에서 활발하게 발휘되는 게 유리하도록 진화”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때문에 “과식은 일반적인 신체 건강에 해로울 뿐 아니라 인지기능을 손상시키고, 일부 정신 질환과 치매의 위험을 높인다”고 주장했습니다.
"건강 상태, 연령에 따라 효과 달라…부작용 주의"

간헐적 단식을 꾸준히 하면 신체 건강과 인지기능 개선에 도움이 된다지만, 모두에게 다 좋은 효과를 내는 것은 아닙니다.

간헐적 단식의 효과와 관련돼 진행된 연구, 실험들은 대부분 성인층을 대상으로 한 것이고 노년층이나 다른 기저질환을 가진 환자, 어린이와 청소년 층에서는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대부분 건강한 성인, 비만 환자들, 당뇨와 고지혈증 환자 등에서 진행된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다른 연령대와 다른 환자군에서는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명확한 근거가 부족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밝혀진 부작용들도 있습니다. 갑작스럽게 단식을 진행하면 어지러움이나 두통, 피로감, 불면증, 변비, 우울감 등을 호소할 수 있고, 간헐적 단식을 힘들게 일정 기간 진행한 뒤 중단하면 보상심리 때문에 식욕이 오히려 더욱 증가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결국 요요 현상으로 체중이 더 늘거나, 신진대사 기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또, 노인층의 경우 기저질환에 따라 무리한 단식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어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따라서 성장기인 어린이, 청소년 그리고 노인층은 간헐적 단식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효과와 부작용에 대해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시도 여부를 결정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대신, 운동이 부족한데 다이어트를 결심한 건강한 성인들은 한 번쯤 시도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죠?

김잔디[jand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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