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을 호소하는 성인 상당수가 수면호흡장애(폐쇄성수면무호흡증후군)를 겪고 있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주은연, 최수정 교수 연구팀은 6개월 이상 불면증을 호소하는 18세 이상 성인 328명을 대상으로 수면다원검사를 시행한 결과를 6일 발표했다.
검사에 참여한 성인 남성 중 수면호흡장애 같은 동반 질환이 없는 일차성 불면증으로 확인된 경우는 22.5%에 불과했다.
반면 불면증을 호소하는 성인 남성 56.3%는 불면증 유발·악화 요인으로 수면호흡장애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면증을 호소하는 성인 여성의 경우 34.5%가 수면호흡장애를 겪는 것으로 파악됐다.
수면호흡장애는 남녀 불문하고 연령이 증가할수록 정도가 더 심해진다.
다만 불면증에 동반된 수면호흡장애의 경우 코골이나 수면 중 숨 막힘 같은 전형적인 증상은 없거나 드물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불면증은 주관적 수면장애 증상에 근거해 임상 판단만으로 진단을 내리기 때문에, 불면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는 수면호흡장애를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수면호흡장애가 동반된 불면증 환자의 증상과 수면 습관이 기존 불면증 환자와 유사해 수면다원검사를 시행하지 않으면 수면호흡장애의 동반 여부를 알 수가 없기도 하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수면호흡장애가 동반된 불면증 환자의 70%가 잠들기 어렵고, 50% 이상은 수면제를 복용하고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특히 수면호흡장애는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 뇌졸중 등과도 연관이 있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정상인보다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성이 2~3배 높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주은연, 최수정 교수는 "본 연구는 불면증 환자들에게 수면호흡장애가 동반되었을 가능성이 높음을 밝힌 국내 최대 규모의 보고서"라며 "이런 환자들은 수면다원검사를 포함한 포괄적 진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현재 코골이, 수면 중 숨막힘과 같은 전형적인 폐쇄성수면무호흡증의 경우에만 수면다원검사의 보험급여가 적용되는데, 이로 인해 많은 불면증 환자에서 관련 진단을 놓치는 경우가 생긴다. 이에 대한 정책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당 연구는 2020년 12월 대한수면연구학회에서 발간하는 대한수면연구학회 학술지(Journal of Sleep Medicine)에 실렸다.
YTN PLUS 문지영 기자(moo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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