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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포커스] "'최고' 말고 '최중' 되면 안 될까요?"

2021.04.26 오후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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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포커스] "'최고' 말고 '최중' 되면 안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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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광연 앵커, 오동건 앵커
■ 출연 : 김성수 / 대중문화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최중 되면 안 될까요. 하지만 정작 본인만 빼고 최고라고 찬사를 보내고 있습니다. 해외 언론도 배우 윤여정의 연기 또 인생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나이트포커스 오늘은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 모시고 이 기쁜 소식 좀 더 자세히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오늘 평론가님하고 할 얘기가 많기 때문에 사실 여태까지 이 밤 늦은 시간까지 혹시라도 수상소감 못 들으신 시청자들을 위해서 다시 한 번 듣고 바로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윤여정 / 배우 : 저는 한국에서 왔고 제 이름은 윤여정입니다. 유럽인들 대부분은 저를 '여영'이나 또는 '유정'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하지만 오늘만큼은 여러분 모두를 용서하겠어요. 저는 경쟁을 싫어합니다. 제가 어떻게 글렌 클로즈를 이기겠어요? 저는 그녀의 영화를 수없이 많이 봤습니다. 5명 후보가 모두 각자 다른 영화에서의 수상자입니다. 오늘 제가 여기에 있는 것은 단지 조금 더 운이 좋았을 뿐이죠. 사랑하는 두 아들에게도 고맙다고 말하고 싶네요. 저를 일하게 만든 아이들이요. 사랑하는 아들들아, 이게 엄마가 열심히 일한 결과란다.]

[앵커]
아들 두 분도 궁금해요. 어떤 아들들인지. 그렇습니다. 준비한 것 같죠? 그렇다면 이게 준비된 소감을 할 수 있을 만큼 사실은 이변이 없는 트로피였습니다.

[김성수]
그렇습니다. 사실은 미국 배우조합상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았을 때 실제로 아카데미에서 여우조연상은 이미 결정된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을 했죠. 더군다나 영국 아카데미까지 받으니까 사람들은 전부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으로 거의 결정됐다.

이렇게 봤어요. 그리고 또 골든글러브가 아주 매몰차게 윤여정 씨를 홀대했죠. 그래서 실제로 미국 언론들이 더 화가 났습니다. 도대체 당신네들은 어떤 편견으로 이 뛰어난 연기를 바라본 거냐. 당신네들은 정말 실수를 한 거다.

이렇게 얘기했죠. 그러다 보니까 아카데미협회는 더욱더 큰 빚을 윤여정 씨한테 지게 됐다, 이렇게 볼 수 있고요. 그리고 윤여정 씨가 아주 기가 막힌 인터뷰를 했어요.

봉준호 감독도 자신이 한 인터뷰를 통해서 아카데미를 저격했지만 윤여정 씨도 아주 놀라운 인터뷰를 했던 그중에 하나가 뭐냐 하면 우리 아들들이 지금 아시아 혐오범죄가 심하니까 오지 말라고 한다.

그래서 내가 갈지 말지 모르겠다. 이런 얘기를 했는데 생각해 보세요. 목숨을 걸고 넘어가지 않았습니까? 그러면 그렇게 간 사람한테 대접을 해 줘야 되겠죠. 그런 측면에서 이미 예견된 상이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아까 자막에 몇 개 나갔습니다. 64년 만에 아시아 배우 수상. 역대 여섯 번째 기록 이렇게 나갔는데 직접 설명을 해 주시죠. 어떤 기록들이 나왔습니까, 이번에?

[김성수]
아카데미는 철저하게 미국 백인들의 잔치였죠. 그렇기 때문에 일단 백인이 아닌 사람들이 특히나 연기상을 받는다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아시아 출신의 여성 배우로는 지금까지 역사상 연기로써 상을 받은 사람이 딱 두 명이 있는 겁니다.

윤여정 씨가 두 번째 주인공이 됐고요. 사실 지금 일본 언론은 우메키 미요시가 처음 받았다. 그러니까 윤여정 씨의 상은 처음이 아니다 그러면서 폄하하는 분위기가 있는데 사실은 사요나라라고 하는 그 작품은 어떻게 보면 일본에 대한 서구의 신비로운 그런 어떤 관심이 가득했을 때, 그때 받은 상이고요.

그러니까 작품 그 자체와 연기 그 자체로만 평가했다고 보기가 어려운 그런 상이라면 지금 윤여정 배우가 받은 상은 정말 실력과 또 다양한 한국 영화의 힘으로 함께 받은 상이고요.

[앵커]
1957년 일본 영화기 때문에 시대가 다르다.

[김성수]
1957년도 이게 미국 영화입니다. 미국 영화에 출연한 일본 배우였죠. 그리고 또 지금 영어가 아닌 대사를 정말 사실 우리 윤여정 씨는 간단한 영어 대사 이외에는 전부 한국말로 대사를 했거든요.

그런데도 상을 받은 그런 사람으로서 여섯 번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도 눈여겨봐야 될 만한 그런 기록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앵커]
사실 언론의 생리상 자꾸 비교하는 게 좋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기생충이 워낙 저희에게 각인이 된 최고 영화로 기록됐기 때문에 기생충이 받았던 상, 이런 것들과 비교할 수밖에 없는데 기생충이 이뤄놓은 성과와 이번 윤여정 씨의 상, 어떻게 비교를 하십니까?

[앵커]
또 윤여정 씨가 경쟁한다고 비교한다고 싫어하실 것 같아요. 그런 거 싫어하시는데. 이해하기 쉽도록.

[김성수]
사실은 기생충은 봉준호에 대한 리스펙트였죠. 그러니까 봉준호라고 하는 한 예술가가 지금까지 이뤄온 성취들을 아카데미라고 하는 가장 상업적인 그런 영화상이 그동안 제대로 평가해 주지 못한 것을 한꺼번에 평가를 한 면이 좀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영화 전반의 어떤 경쟁력을 평가한 상으로서는 이번이 최초가 되지 않을까 저는 생각하거든요. 그러니까 기생충은 봉준호의 네임밸류, 브랜드가 굉장히 컸다고 하면 지금은 한국 영화에 이렇게 탄탄한 배우들이 있다는 사실을 주목했다, 이렇게 볼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또 다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특히 윤여정이라고 하는 배우에 대해서 우리가 주목을 해야 될 터인데 사실은 우리 배우들이 특히 여자배우들이 세계 무대에서 굉장히 사랑을 많이 받았잖아요. 그렇지만 가장 아름다운 시절에 사실 주목받아서, 그래서 그때 배우로서 인정을 받았습니다.

그렇지만 윤여정 씨는 지금까지 살아온 그런 굴곡진 인생 경험 속에서 농밀하게 응축돼 있는 그런 인간의 모습을 제대로 끄집어냈다는 측면에서, 그러니까 이전에는 뭐라고 할까, 아무래도 젊은 여자 배우라고 하는 그런 플러스 요인들이 있었다고 하면 지금은 실제로 연기로써 인정받은 그런 배우라는 측면에서 더더욱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사실 국내에서는 윤여정 씨 하면 드라마를 통해서도 워낙에 특유의 연기를 보여주셨고 또 예능프로그램에서도 식당도 운영하시는 모습도, 친근한 모습, 그런 모습 보여주셔서 우리에게는 익숙한데 이렇게 좀 다른 나라에서 세계인을 사로잡았다고 해야 될까요?
어떤 점이 통했던 건가요?

[김성수]
기본적으로 윤여정 씨는 겉으로만 보면 전형적인 동양적인 외모를 갖고 있어요. 또 우리나라에서 보면 윤여정 씨는 이국적인 외모가 있는데. 외국 사람들이 보기에 윤여정 씨는, 특히나 미나리에서 보이는 윤여정 씨는 동양인입니다.

그런데 동양인이라고 하면 늘 갖고 있을 것 같은 그런 아주 뻔한 그런 할머니의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않았어요. 그러면서도 그 안에서 공동체에 대한 아주 강렬한 확진, 그리고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어떤 신뢰. 이런 것들을 제대로 보여주는 그런 뿌리 깊은 연기를 보여줬거든요.

그리고 또 윤여정 씨가 연기한 아주 독특한 지점은 한국이 갖고 있는 전쟁의 상흔도 몸에 안고 있어요. 실제로 그가 화투놀이를 하면서 보여주는 그런 걸쭉한 욕설 같은 경우는 실제로 어떤 역사를 가지고 지금 미국까지 건너갔는지를 압축적으로 보여주거든요.

이런 모습들이 입체적으로 다가갔을 거라고 봅니다. 그런 측면이 상당히 높게 평가받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특히 병에 걸렸을 때의 모습은 이건 압권이었습니다. 그런 면들이 심사위원들이 높게 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앵커]
조금 전에 평가해 주시면서 영화 자체에 대해서 한국영화에 대해서 인정을 받고 그 안에 있는 연기에 대해서 관심을 전 세계가 준다. 이렇게 말씀해 주셨는데요. 그래서일까요. 이 영화를 연출한 정이삭 감독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이 내용도 함께 듣고 오시죠.

[윤여정 / 배우 : (미나리는) 대단한 기교가 있어서 쓴 작품이 아니고 정말로 진심으로 정말로 얘기를 썼어요. 그래서 늙은 나를 건드렸어요. 그래도 또 제가 잘 안 넘어가요. 그런데 감독 만났는데, 요새 이런 애가 있나 요새 세상에. 그랬어요. 내가 일해서 흉 안 보는 감독은 정이삭이 처음이래요. 내가 희망을 봤어요. 코리안 아메리칸이잖아요. 한국사람의 종자로 미국에서 교육받아서 굉장히 세련된 한국인이 나온 거구나. 너무 희망적이었어요. 너무 좋았어요. 그 세련됨을 보는 게. 다 컨트롤하는 게. 43살 먹은 애인데 내가 존경한다고 했어요.]

[앵커]
존경한다고까지 했다. 지금 보면 이 인터뷰에서 다가온 단어는 두 가지가 있어요. 진심이라는 단어가 있고 희망적이라는 단어가 있었거든요. 어떤 점에 윤여정 배우는 이 영화에 주목을 한 걸까요?

[김성수]
윤여정 배우는 본인이 이민 1세대의 경험을 했습니다. 실제로 66년에 19살의 나이로 TBC의 탤런트로 선정이 됐고요. 그리고 71년에 화녀로 데뷔를 하자마자 그야말로 신데렐라가 됐거든요.

한국영화계를 이끈 차세대 주자였습니다. 그리고 그 이전에 전혀 등장해 보지 못한 독특한 캐릭터를 몸으로 보여주는 그런 배우라는 극찬을 받았거든요.

그런데 74년도에 결혼하고 딱 끊고, 커리어 다 끊고 가서 시급 2달러, 3달러 받으면서 남편을 위해서 헌신하는 그런 삶을 살았어요, 가족을 위해서. 그런데 그 상황 속에서 온갖 경험들을 하면서 미국에 정착하지 못한 한국 사람들의 설움과 아픔.

그러면서 그 안에서도 살아나가야 하는 그런 인간으로서의 생존 이런 것들을 전부 다 겪었겠죠. 그리고 그런 데서 나름대로는 실망도 하고 또 완전히 뿌리를 내리지 못한 상태에서 한국으로 다시 돌아와서 자식들을 키우기 위해서 생존형 배우가 됐죠.

이런 경험들을 하고 다시 정이삭 감독을 보니까 자신의 어떤 많은 고통들을 다 이겨낸 상태의 어떤 결과물들을 봤다는 것이고 그리고 거기서 세련됨이라는 말에 저는 더 주목했는데 그만큼 살아남았다는 겁니다, 한국인으로. 그 모습이 이 대본에 담겨 있다는 것이고 그래서 자기를 보는 것 같았다, 이렇게 생각이 들었다고 봅니다.

[앵커]
지금 말씀해 주신 거라면 정말 배우, 인생의 많은 굴곡과 경험들을 통해서 정말 배우가 된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다른 배우들도 참 존중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 이번에 동갑내기예요.

조금 전에 들으셨지만 글렌 클로즈 참 추켜세웠습니다. 이 모습도 어떻게 보셨는지요? 참 보기 좋던데요.

[김성수]
일단 본인이 말한 대로 글렌 클로즈의 연기를 자신은 보면서 자라왔다, 이런 얘기를 또 했었고. 그리고 또 지금 똑같이 할머니역을 했어요. 함께 할머니역을 하게끔 성장한 두 배우가 서로의 인생에 대해서 가치 있었다라고 평가해 주는 거죠. 정말 아름다운 그런 모습이라고 볼 수 있어요.

그러니까 그거 자체가 아카데미라고 하는 경쟁의 무대를 그야말로 서로가 영화인으로서 존중해 주는 무대로 바꿔놓은 그야말로 세련된 그런 태도가 아니었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이번에 또 브래드 피트와의 투샷이라고 해야 되나요. 그것도 주목을 많이 받았는데 한번 듣고 오겠습니다.

[윤여정 / 배우 : 브래드 피트하고는 뒤에서 유명 배우니까. 한국에 한 번 오라고 했어요. 여러 사람이 좋아한다고 했어요. 나만이 아니고, 돈을 조금 더 줘라. 너무 힘들었다. 그랬더니 그 사람도 쪼금 더 주겠다 그러더라고요. 한국에 한 번 오라고 너무 팬이 많다고 그랬어요. 그랬더니 꼭 올 거라고 그러더라고요. 난 미국 사람들 말을 잘 안 믿어요. 그 사람들은 단어가 너무 화려하잖아요. 한국 사람들보다 저의 연기를 너무 존경하고 어떻다고 그랬는데 늙어서 남의 말에 잘 안 넘어갑니다.]

[앵커]
마치 저는 이 장면 보면서 이서진 씨 대하듯이. 브래드 피트를 마치 이서진 씨 대하듯이 대한다 이런 생각이 들었는데요. 미나리하고도 브래드 피트가 연관이 있죠?

[김성수]
그럼요. 제작자이지 않습니까? 제작자로서 이름을 올렸고 특히 브래드 피트는 탁월한 배우로도 우리가 평가해야 하지만 이렇게 영화의 저변을 확대해 나가기 위해서 어려운 독립영화인들을 돕는 그런 제작자로도 굉장히 유명합니다.

그런데 이 브래드 피트가 마침 제작을 한 플랜B라고 하는 제작사에서 선택한 작품이 미나리였거든요. 그래서 저는 브래드 피트가 시상자로 딱 나올 때 아, 이거 윤여정 씨를 위한 시상자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는데 그렇게 연출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너무 재미있었고요. 특히 이 브래드 피트가 제작자의 입장에서 윤여정 씨의 저런 뼈 있는 농담을 들을 때 굉장히 재미난 표정을 짓는 모습들도 참 저는 인상 깊었습니다.

아무튼 윤여정 씨의 이 말의 맛은 정말 생존을 통해서 획득한 언어잖아요. 그래서 그 언어에 더더욱 뭐랄까, 땀이 서려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거기서부터 배운 그냥 그런 말이기 때문에 사람의 인생에서부터 녹아나온 그런 농담들을 해서 더더욱 그 농담이 공감도 있고 그리고 또 깨달음도 주는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앵커]
지금 말씀하신 그 부분. 땀이 묻어 있다 보니까 이렇게 답을 했던 것 같아요. 기자가 질문을 하나 했습니다. 브래드 피트와 서 있을 때 무슨 얘기했냐, 무슨 냄새가 나냐는 이런 조금 의외의 질문을 했고.

[김성수]
어떤 향기가 났냐 이렇게 질문을 했죠. 그런데 거기에 대해서 정말 재치있게 대답을 했는데 나는 강아지가 아니다. 그러니까 냄새를 맡는 사람이 아니다, 존재가 아니다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

[앵커]
사실 저희도 들어오기 전에 대체 그 질문은 왜 했는지 한번 생각을 해 봤는데 잘 모르겠어요, 왜 나온 질문인지,

[김성수]
솔직히 브래드 피트가 사실은 대스타잖아요. 그러니까 대스타니까 모든 면에서 굉장히 다양하게 신비로운 그런 모습들이 있지 않느냐. 이러면서 어떤 약간은 둘 사이를 층지게 느끼게 하려고 하는 그런 질문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럴 때 보통은 그는 너무 대단해서 보자마자 광채가 나오고 향기도 너무 대단했다 이렇게 얘기할 줄 알았는데 74살의 할머니가 나는 강아지가 아니에요. 냄새 안 맡아요 이렇게 얘기하니까 어떤 면에서는 뒤통수를 때리는 그런 반전이 아니었나.

그렇게 재치 있는 농담을 할 줄 알고 그만큼 자존심 또 자기의 정체성이 배우로서 확고히 있는 그런 배우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그만큼 또 중압감도 있었다고 털어놓기도 했었거든요. 윤여정 씨가 말하는 그런 중압감, 혹시 준비가 되어 있나요? 한번 들어보시죠.

[윤여정 / 배우 : 영화를 찍으면서 우리가 아무 기획한 것도 없고 여기까지 올 일도 없었고 그랬는데 어쩌다 보니까 이렇게 된 거였거든요. 나중에는 눈 실핏줄이 다 터졌어요. 왜냐하면, 너무 힘이 들어갔고 이게 그 사람들은 성원인데 나는 이거 못 받으면 어떻게 하나가 된 거잖아요. 노미네이트(후보)가 된 것만으로도 정말 영광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막 이러니까 너무 힘들어서 운동선수들의 심정을 알겠더라고요. 2002년 월드컵 할 때 사람들 발 하나로 온 국민들이 난리 칠 때 선수들은 얼마나 정신이 없었을까. 너무 안됐더라고요. 그리고 김연아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세상에 나서 처음 받는 스트레스였어요. 그래서 그건 별로 즐겁지 않았어요. 오늘도 구경했어요. 전 뭐 그런 기대를 안 했기 때문에…]

[앵커]
그리고 마지막으로 꼭 빼놓을 수 없는 얘기들이 분명히 있는데요. 짚고 넘어가야 될 부분 중에 하나는 최근 아시아인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많았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 시상에 더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김성수]
그렇습니다. 사실은 이번 윤여정의 여우조연상 수상은 아카데미협회가 판을 깔아놓고 윤여정이 거기에 참여함으로써 만들어낸 전 세계에 보내는 다양성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카데미는 이전까지 정말 편협한 시각을 가지고 자신들만의 잔치를 벌여왔던 그런 대표적인 어워드죠. 그런데 작년부터 조금씩 스스로를 반성하면서 영화를 만드는 모든 사람들의 축제로 거듭나야 되겠구나라는 그런 조금 달라지는 모습들을 보였는데 그 달라지는 모습들에 확실하게 어떻게 보면 하나의 가치를 부여해 주면서 윤여정이 아카데미를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어워드로 다시 거듭나게 만들어줬어요.

이 부분은 아카데미협회가 영원히 윤여정이라는 배우한테 감사를 해야 될 거라고 보고요. 그런 측면에서 이번에 윤여정 씨가 죽음을 무릅쓰고, 본인의 말대로 죽음을 무릅쓰고 미국까지 날아가서 상을 받은 것은 전 세계 영화인들이 동일하게 하나의 목표를 향해서 가고 있다.

다양성과 창의를 통해서 세상을 보다 낫게 만드는 일을 함께하고 있다라고 하는 것을 확인시켜준 자리였다. 그래서 양쪽이 다 칭찬받을 수 있는 그런 자리를 잘 만들었다고 저는 평가하고 싶습니다.

[앵커]
이번 윤여정 씨 수상. 영화계 내부 특히나 배우들 입장에서는 윤여정 씨 자체가 답이기 때문에 어떤 과제를 남겼느냐는 그 안에, 배우 안에 답이 들어 있을 것 같고. 이번 수상을 계기로 최근 우리 사회가 이른바 꼰대라는 말이 많이 유행하지 않습니까? 화두였습니다.

이렇게 어른 세대인 윤여정 씨가 이런 표현이 있더라고요. 윤며든다 이런 표현이 나올 정도로 젊은 세대와 소통하는 이런 당당함. 이런 것들, 소통법도 화제가 됐는데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십니까?

[김성수]
기본적으로 이분은 굉장히 힘들었던 기간을 직접 경험하면서 사람은 다 높낮이가 없다라고 하는 확고한 생각을 갖고 있어요. 그래서 지금도 최중이었으면 좋겠다라고 얘기를 하는 이유는 그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벽이 없어야 되고 높낮이가 없어야 된다는 강렬한 자기의 확신을 보여준 겁니다.

그런 사람이 꼰대일 리가 없겠죠. 그렇기 때문에 마음을 내려놓고 정말 자식 같은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특히 이분이 독립영화에 이렇게 출연하는 모습들은 정말 귀감입니다. 자신이 작품을 골라서 할 수 있을 나이가 됐을 때 정말 필요한 자리에 자기가 있기를 원하잖아요.

이런 모습이 지금 많은 꼰대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그런 모습으로 강력하게 다가가기를 원합니다. 그래서 미국 사회에는 인종적인 다양성을 선물했고 그리고 우리 사회에는 높낮이에 대한 경종을 울려준 그런 쾌거였다고 저는 그렇게 평가하고 싶습니다.

[앵커]
오늘 후배 배우들도 SNS 통해서 축하 인사를 남기기도 했는데 그만큼 주변에 젊은 사람들이 들끊는다고 하더라고요.


[앵커]
오늘 이 수상 자체가 조금 전에도 얘기했지만 영화 같은 장면이었던 것 같습니다. 간직해야 될 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나이트포커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김성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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