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국이 방탄소년단을 비롯한 한국 유명 연예인 팬클럽의 SNS 계정 20여 개의 사용을 정지시켰습니다.
중국 당국이 최근 유명 연예인들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우리 연예인들도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중국 베이징 특파원 연결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강성웅 특파원!
BTS 멤버인 박지민 씨의 팬클럽 계정이 가장 먼저 정지됐는데, 여객기에 광고를 한 것이 발단이 된 건가요 ?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4일 BTS 멤버 박지민 씨의 중국 팬클럽이 박지민 씨의 모습과 응원 문구로 장식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진을 중국 SNS인 웨이보에 올렸습니다.
지민 씨의 중국 팬클럽은 이런 행사를 위해 지난 4월에 인터넷상에서 돈을 모았습니다.
그런데 단 3분 만에 우리 돈으로 약 1억8천만 원 이 모였고, 1시간 만에 4억 원 정도를 모금했다고 합니다.
지민 씨의 홍보물이 부착된 제주항공 여객기는 앞으로 3개월 동안 운항을 할 예정입니다.
이뿐만이 아니라 중국 팬클럽은 박지민 씨의 생일 인 다음 달 13일에는 미국 뉴욕 타임스와 영국 더타임스에 전면광고를 게재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대해 중국 웨이보는 유명 연예인을 비정상적 으로 추종했다면서 지민 씨의 중국 팬클럽 계정을 60일간 정지시켰습니다.
그리고 관련 사진과 글도 지금은 모두 삭제된 상태입니다.
[앵커]
BTS 박지민 씨의 팬클럽 말고도 한국 연예인 팬클럽 계정 20여 개가 추가로 사용이 정지됐는데 어떤 연예인들입니까?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 BTS 전체와 엑소, 아이유의 팬클럽 웨이보 계정이 사용 정지됐습니다.
또 BTS 멤버인 RM, 진, 제이홉의 개인 팬클럽과 소녀시대 태연, 아이즈원 출신 장원영 등 모두 21개 팬클럽 계정의 사용이 중단됐습니다.
역시 비이성적으로 유명 연예인을 추종하고 응원 하는 내용을 전파했다는 것이 이유입니다.
다만 BTS 지민의 팬클럽처럼 모금 활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인지, 사용 정지 기간은 30일로 상대적으로 짧았습니다.
[앵커]
중국이 한국 연예인 팬클럽에 대해 이런 제재를 하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중국 당국 젊은 층의 연예인 추종이 도를 넘었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5월 중국의 한 방송사가 오디션 프로그램을 진행하다가 우유 27만 개를 하수구에 쏟아버린 일이 알려졌습니다.
좋아하는 연예인에 투표를 하려면 우유병 뚜껑 안쪽의 QR코드를 스캔해야 하는데, 일부 팬들이 QR 코드만 확보하고 멀쩡한 우유를 버린 겁니다.
이에 대한 사회적 공분이 일자 중국의 인터넷 감독 부서가 강력 대응에 나섰습니다.
연예인 순위 매기기 자체를 금지하고 팬클럽 간의 사이버 폭력 행위, 그리고 과소비 행위 등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힌 겁니다.
특히 팬클럽들이 많이 활동하는 SNS 플랫폼들은 전담팀을 구성해 책임지고 단속하라고 지시했습니다 .
이에 따라 웨이보 같은 중국의 대표적인 SNS들이 팬클럽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중국 당국이 팬클럽 뿐 아니라 중국 연예계 전반에 대해 단속을 강화하는 추세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 그룹 엑소로 활동하다 중국에서 '우이판'이라는 이름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크리스가 성범죄로 구속됐습니다.
영화 적벽대전에 출연했던 여배우 자오웨이도 탈세 의혹이 제기되면서 중국의 주요 영상 포털에서 관련 영상물이 삭제가 됐습니다.
정솽이라는 중국 배우는 고액 출연료를 받고 세금 을 내지 않아 우리 돈으로 약 539억 원의 벌금을 내라는 처벌을 받았습니다.
이런 것은 표면적인 단속에 불과합니다.
중국의 방송 규제기구인 광전총국은 지난 2일 사회적 문제를 일으킨 연예인은 출연하지 못하도록 하고 고액 출연료를 금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중국 전통의 문화를 세우며, 외모와 행동이 여성스러운 남성을 가리키는 '냥파오'를 근절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습니다.
무엇보다 연예인의 방송 출연을 정치적 소양과 도덕적 품행, 사회적 평가를 기준으로 하겠다는 것 인데 우리 기준으로 보면 확실한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관리하겠다는 겁니다.
[앵커]
중국이 이렇게 연예계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배경은 뭡니까?
[기자]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 신문은 중국 정부가 연예산업을 이념 통제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실제로 중국 광전총국이 마련한 연예인 출연 기준 가운데는 정치적 입장이 불명확하고 당과 국가와 반목하는 사람은 절대 써서는 안 된다는 내용도 들어 있습니다.
아울러 유명 연예인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이들이 공산당의 권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단속을 하고 있다는 해석인 겁니다.
지금 중국의 가장 큰 관심사는 미국과의 경쟁이고 중화 민족의 부흥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당국이 사상적으로 내부 결속 을 다지기 위해 연예계에 대해서도 강력한 통제를 실시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때문에 사드 보복 이후 계속되고 있는 이른바 '한류제한령' 특히 이 가운데 K팝을 비롯한 한국 대중문화의 중국 진출도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YTN 강성웅입니다.
YTN 강성웅 (swkang@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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