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1년 10월 18일 (월요일)
□ 진행 : 최형진 아나운서
□ 출연 : 김해동 계명대 지구환경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형진 아나운서(이하 최형진): 오늘 아침 출근길에 패딩 자켓을 꺼내 입어야 할까 고민하신 분들 계실 것 같은데요. 지난주까지는 반소매 옷도 입었던 것 같은데, 주말 사이에 날씨가 부쩍 차가워졌습니다. 지난 주말 10월인데도 전국 곳곳에 한파특보까지 발령됐는데요, 갑작스럽게 찾아 온 겨울 날씨에 이러다가 가을이 영영 사라지는 게 아닐까 하는 걱정도 들리는데요. 정말 한반도에서 가을이 짧아지고 있는 걸까요? 사계절이 뚜렷한 금수강산 대한민국, 수업 시간에 배웠던 이 내용은 이제 사라지는 걸까요? 한반도의 날씨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내일 날씨, 어떻습니까?>의 저자 계명대 지구환경학과 김해동 교수 연결해 들어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김해동 교수(이하 김해동) : 네, 안녕하십니까.
◇ 최형진: 오늘 출근길 날씨에 깜짝 놀란 분들 많을 것 같습니다. 서울은 67년 만에 가장 추운 10월을 맞았다고 하는데, 교수님은 현재 대구에 계십니까?
◆ 김해동: 네, 그렇습니다.
◇ 최형진: 대구하면 ‘대프리카’ 굉장히 더운 지역으로 알고 있는데요. 교수님 계신 대구는 어떤가요?
◆ 김해동: 대구는 일 최고기온이 5도 내외고요. 지금 밖의 온도는 11~12도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 최형진: 쌀쌀한데요?
◆ 김해동: 네.
◇ 최형진: 이제 날짜로 보면 10월 중순 정도 됐는데, 지난 주말에 벌써 한파특보가 발령됐습니다. 10월에 한파 특보 발령이 흔한 일은 아니잖아요?
◆ 김해동: 그렇죠. 우리나라의 기상관측이 시작된 지가 한 110년 되거든요. 지난 백여년 동안에 한파특보가 이렇게 가을 10월에 발령된 횟수를 조사해보니까, 대략 10년에 한 번 정도 꼴로 나타난 것 같습니다. 서울의 경우 17년 전에 10월 1일에 한파특보가 내려졌더라고요.
◇ 최형진: 없었던 건 아니네요?
◆ 김해동: 네, 그렇습니다.
◇ 최형진: 한파특보라고 하면 그 전날에 비해서 10도 이상 떨어지고 기온이 3도 이하일때 발령이 되는 겁니까?
◆ 김해동: 그렇죠. 이번에 내려진 특보의 경우도 사실 이번에 온도가 많이 떨어진 원인도 있지만, 그 전까지 너무 더웠다는 게 큰 원인입니다.
◇ 최형진: 알겠습니다. 얼마 전만해도 거리에서 반소매 입고 다니시는 분들이 종종 있었거든요. 말씀하신 대로 좀 더웠잖아요. 그런데 주말 사이에 저 같은 경우도, ‘패딩 입어야 되나?’, 이런 생각이 들었는데요. 교수님, 중요한 문제입니다. 정말 한반도에서 가을이 사라지고 있는 건가요?
◆ 김해동: 네, 지금 기후변화로 인해서 한반도의 기후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를 살펴보면, 크게 이렇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여름이 길어지고 겨울이 짧아지고 있다. 봄은 과거에 비해서 빨리 시작하고 빨리 끝난다. 가을은 늦게 시작해서 늦게 끝난다. 이렇게 정리해볼 수가 있겠습니다.
◇ 최형진: 아무래도 기상을 연구하고 교수님이시기 때문에 궁금한 게 있는데, 교수님은 사계절 중에 어느 계절 가장 좋아하세요?
◆ 김해동: 저는 봄철을 제일 좋아합니다. 가을은 왠지 조금 우울해지는 것 같고요.
◇ 최형진: 가을 타시는 것 같은데요. (웃음) 이렇게 봄 가을이 짧아지는 것에 대해서 좀 아쉬우시겠어요.
◆ 김해동: 그렇죠. 봄가을이 짧아진다, 이런 얘기를 하는데요. 원래 우리나라는 대륙성 기후라고 하거든요. 그래서 과거에 보면 겨울이 한 6개월 가까이 되고요. 그 다음에 여름이 4개월 정도 되고 봄 가을을 1달 정도씩 밖에 안 됐습니다. 교과서에서는 우리나라가 사계절이 뚜렷하다고 하지만, 실제로 봄 가을은 여름에서 겨울로, 여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하나의 절기에 불과한 그런 정도입니다.
◇ 최형진: 가을이 늦게 시작하고 늦게 끝나는 거면, 짧아진 건 아닌 거죠?
◆ 김해동: 그렇죠. 금년 가을은 특히 심합니다만, 여름이 9월에서 10월 중순까지 거의 여름 날씨처럼 이어지다가 조금 선선해지는가 싶으면 바로 겨울로 넘어가는. 그러니까 사람들이 체감하기에는 ‘아 가을이 짧아지고 있다’, 이렇게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최형진: 생각해보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9월 말이면 가을이구나, 했는데 올해는 9월 말에도 이례적으로 상당히 더웠던 것으로 기억하거든요.
◆ 김해동: 그렇죠. 9월 말 정도가 아니라 이번 한파가 내려오기 직전까지만 하더라도 낮 최고기온이 28도 정도까지 올라갈 정도로. 그리고 우리나라 여름을 지배하는 기단이 아열대 북태평양 고기압이라고 하거든요. 이게 보통 과거에는 광복절이 지나면 거의 남쪽으로 후퇴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최근에 보면 9월은 당연한 것이고 10월 초중반까지도 북태평양 고기압이 여름처럼 우리나라를 넘는 현상을 볼 수가 있습니다.
◇ 최형진: 결국 이러한 변화가 기후 변화 때문인 거죠?
◆ 김해동: 그렇습니다. 기후 변화로 인해가지고 우리나라 여름을 지배하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오랫동안 한반도를 지배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이 문제를 우리 굉장히 걱정스럽게 바라 봐야 하는데, 이 시기에 적도라든가 남쪽의 해수 온도가 연중 가장 높을 때거든요. 이때 강한 태풍이 발생할 수 있고, 이런 태풍이 발생하게 되면 과거에는 이게 일본 남쪽 밑으로 지나갔었는데, 이젠 이게 우리나라 쪽으로 올라올 수 있는 이런 기상태풍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 최형진: 기후변화 중에 올 여름도 그렇고 온난화에 대한 문제를 많이 하잖아요. 제가 오늘 교수님하고 방송하기에 앞서서 올 겨울 날씨 어떤지 한 번 찾아봤는데요. 기상청에서 12월까지는 평년보다 더 추운 겨울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더라고요. 지구온난화면 겨울날씨도 좀 따뜻해져야 하는 거 아닌가요? 왜 올 겨울 유난히 춥다고 전망하는 걸까요?
◆ 김해동: 우리가 생각해봐야 됩니다. 금년 1월에 미국 텍사스 한파가 굉장히 맹의를 떨쳤죠. 그렇지만 세계기상기구에서 발표하는 전 세계 겨울기온 변화를 보면 기상관측 이래로 가장 뜨거운 고온의 겨울이었다는 얘기를 하거든요. 그래서 겨울철에 한파가 기승을 부린다고 해서 북반구 전체가 추워진다는 뜻이 아니고요. 어떤 특정 지역이 매우 춥다는 의미입니다. 그렇게 되면 다른 지역에는 과거에 겪어보지 못했던 고온이 나타나는 거죠. 그래서 실제로 지구온난화 현상 때문에 북반구 전체 평균을 내면 60, 올해도 한파가 기승을 부린다고 하지만 평균 기온으로 따지면 과거에 비해서 고온의 겨울이 될 것입니다.
◇ 최형진: 학교 다닐 때 한반도를 봄, 여름, 가을, 겨울 뚜렷한 사계절 기후를 가진 축복받은 자연 환경이라고 배웠지 않습니까. 이 내용은 앞으로 사라지는 건가요?
◆ 김해동: 그렇죠. 과거에도 제가 논문을 쓴 적이 있거든요. 이 문제에 대해서. 우리가 체감할 때 불쾌지수라는 얘기 아시죠? 여름철에. 그런데 그 원래 불쾌지수는 여름에 사람들이 얼마나 더위를 느끼는가, 이것만 체크하는 것이 아니고 사람이 느끼는 체감적인 추위, 그 다음에 온화함, 더위, 이걸 다 구분하게 해놨거든요. 그래서 이 불쾌지수를 이용해서 우리나라 기후 구분을 제가 해본 적이 있는데요. 우리 체감도를 가지고 조사를 해보면 과거에도 우리나라에서는 11~4월까지는 겨울에 해당됐고요. 5월 한 달이 봄 기온, 그리고 6월부터 8~9월까지 여름이었습니다. 그리고 10월 한 달만 가을 정도의 기후였거든요.
◇ 최형진: 불쾌지수로 나눴을 때요?
◆ 김해동: 우리 체감도죠. 우리가 체감적으로 느끼는요. 그런데 교과서에서는 우리나라 삼천리 금수강산이기도 하고 우리나라는 기후가 좋다든가, 우리나라에 대한 자긍심을 느끼라고 그렇게 가르쳤던 것 같습니다.
◇ 최형진: 그러면 이거 교과서 개정을 해야 됩니까?
◆ 김해동: 사실대로 얘기하면 우리나라는 대륙성 기후라고 나오거든요. 실제로 과거에는 우리나라 기후는 겨울이 지배하는 추운 그런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여름도 어느 정도 길고 봄 가을은 거의 전이대에 불과한 거였거든요. 그래서 그게 교과서에서 가르쳤던 것이 사실대로 했던 건 아니다, 그렇게 말할 수 있겠습니다.
◇ 최형진: 조금 전에 태풍 언급도 하셨는데, 조만간 태풍이 찾아옵니까?
◆ 김해동: 그래서 금년에는 이미 북태평양 고기압이 후퇴를 했거든요. 이번에도 갑자기 한파가 나타난 이유가 10월 중순까지 북태평양 고기압이 우리나라를 덮고 있다가 그게 너무나 급작스럽게 약해진 겁니다. 아주 급작스럽게 약화되면서 남쪽 일본 밑으로 후퇴를 하고 그러면서 북극에 있는 찬 공기가 우리나라로 내려오는 이런 패턴이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태풍이 만들어져도 우리나라에 올라오기는 거의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 최형진: 태풍이 올 염려는 없는 거네요?
◆ 김해동: 그렇습니다.
◇ 최형진: 그리고 또 하나의 염려인데, 올 겨울 유난히 추운 겨울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당분간 이런 쌀쌀한 날씨가 계속될까요?
◆ 김해동: 지금 기상청에서 얘기하기로는 이번 주말 정도까지 계속 이런 날씨가 이어지다가 회복된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이미 12월로 접어드는 거죠. 잠시 기온은 회복되겠지만, 절기가 진행하는 걸 보면 지금보다 추워지는 그런 날이 남았다고 볼 수 있겠죠.
◇ 최형진: 주말 정도까지는 계속 춥다가 이제 그러다보면 12월로 넘어가기 때문에 본격적인 겨울의 초입으로 왔다고 이해하면 될까요?
◆ 김해동: 그렇죠. 날씨가 회복된다는 게 25~26일 정도기 때문에 10월 말이 되고, 그러면 11월로 넘어가기 때문에 이번보다도 더 추운 그런 한파가 우리 쪽으로 찾아온다고 생각하고 준비를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 최형진: 그러면 저희가 매년 짧지만 가을 누려왔던 것들이 올해는 누리기 어렵겠네요?
◆ 김해동: 그렇죠. 금년 가을 같은 경우는 이번 여름 장마도 대단히 짧았죠. 역대 가장 짧았는데, 이번 여름철 장마만큼이나 이번 가을도 아주 짧게 스쳐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 최형진: 여담입니다만, 저도 가을 타거든요. 우울하기도 하고 흘러간 옛 연인도 생각나고요. 가을은 왜 타게 될까요?
◆ 김해동: 그러니까 몸이 움츠러들기 때문에 그렇겠죠. 온도가 높으면 우리 몸도 굉장히 활동적이 되는데 온도가 추워지게 되면 우리 몸도 긴장을 하게 되잖아요. 그러다보면 우울증도 오는 것 같고 햇빛 같은 문제도 있는 것 같습니다. 햇살이 많이 내려쬐다가 가을로 접어들면 햇살이 줄어드니까 밤에 잠을 잘 못자는 사람이라든가 우울증 앓는 분들은 햇빛을 많이 쬐라고 얘기하죠. 그런데 그런 것들이 줄어들면서 아무래도 우울한 마음 이런 것들도 많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 최형진: 가을 되면 말씀하신 대로 활동도 적어지고 우울감이 오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한 교수님만의 노하우가 있을까요?
◆ 김해동: 이럴 때일수록 바깥에 나가서 많이 걷고 햇살도 많이 쬐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요즘 하늘 보면, 오늘 하늘도 그런데 너무너무 푸르거든요. 옛날 송창식 노래도 있죠. ‘푸르른 날에는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이런 얘기도 있는데 하늘을 보면서 낭만도 느끼고 그러면 이 짧은 가을을 확실하게 잘 즐기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 최형진: 마지막으로 이렇게 갑자기 기온 변화가 발생하면 면역력 저하가 있을 수 있잖아요. 건강관리 하는 방법을 조금 설명해주신다면요?
◆ 김해동: 우리 몸이 지금도 추운 게 기온 자체가 너무 낮다기보다는 온도가 너무 높았다가 갑자기 떨어지니까 우리가 이렇게 느끼는 거잖아요. 이렇게 온도가 갑자기 떨어지면 우리 몸도 그렇고 식물도 그렇고 적응이 잘 안 되거든요. 이런 때일수록 옷도 따뜻하게 입고 몸을 보온해주는 배려가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남 신경 쓰지 말고 옷도 두껍게 입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 최형진: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김해동: 고맙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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