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선 병원에서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말라리아약을 공공연하게 처방한다는 사실이 YTN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치료 효과가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데다 부작용 우려까지 큰데도 코로나 사태 이전보다 많게는 300배 이상 처방이 늘었다고 하는데요.
더 자세한 이야기, 사건 취재한 기자 통해 들어보겠습니다. 김철희 기자!
[기자]
네, 사회 1부입니다.
[앵커]
말라리아 치료제가 코로나19 치료 목적으로 처방된다는 건데, 정확히 무슨 약이 어떻게 처방되고 있는 겁니까?
[기자]
네, 문제가 된 약은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입니다.
지난 2011년 국내 한 제약사가 개발한 제품인데요.
주로 말라리아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 사용되던 이 약이 최근 코로나19 치료 목적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일선 병원에서 약을 원하는 코로나 확진자, 또는 그 지인과 가족에게 처방하고 있는 겁니다.
통계를 봐도 코로나19가 터진 뒤 약물 처방이 몇백 배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자료를 보면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8년과 2019년 피라맥스 처방 건수는 합쳐서 4건에 불과했지만 재작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처방 건수는 1,211건으로, 300배 넘게 치솟았습니다.
[앵커]
실제 병원에서 약을 처방하는 사례도 직접 확인했죠?
[기자]
네, 저희 취재진이 다녀온 곳은 서울 송파구의 한 내과인데요.
이곳에서는 하루에도 몇 번씩 말라리아 치료제 처방이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처방 목적의 대부분은 말라리아가 아닌 코로나19 치료였습니다.
병원 관계자는 약의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충분히 검증되지 않아 처방에 회의적이라면서도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찾는 사람이 많아 어쩔 수 없이 처방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병원 관계자 : 먹어본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크게 부작용 없이 다음날 깨끗하더라…. 그래도 이제 (환자) 본인이 필요하니까, 어떻게 보면 정상적인 처방은 아니죠.]
또, 확진자가 직접 병원에 올 수 없는 경우 가족이 주민등록번호만 가지고 와도 대리처방을 해주고 있었는데요.
이 부분도 들어보시겠습니다
[병원 관계자 : (혹시 가족들이 가서 받을 수도 있나요?) 네 주민등록번호만 적어주시면 가능해요.]
[앵커]
그렇다면 이런 행위가 법적으로 문제는 없습니까?
[기자]
우선 약을 대신해서 처방받는 행위는 현행 의료법 위반입니다.
의료법 17조를 보면 의사, 치과의사 또는 한의사에게 직접 진찰받은 환자가 아니면 처방전을 받지 못하게 돼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어긴 의사는 1년 이하 징역 또는 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습니다.
다만 본인에 대한 약물 처방의 경우 의사의 재량을 인정하고 있어서 환자에게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처벌할 수는 없습니다.
[앵커]
허가받지 않은 약을 먹으면 몸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앞서 설명한 것처럼 피라맥스는 말라리아 치료 목적으로 허가받은 약입니다.
제약사가 이 약을 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하기 위해 임상 3상을 벌이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완전히 검증된 것도 아니고 사용 허가를 받은 것도 아닙니다.
전문가들은 허가받지 않은 치료제를 임의로 사용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엄중식 /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 콩팥이나 간이 나쁜 분들 드시면 안 되고 또 여러 가지 혈액, 림프계에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고….]
[앵커]
단속이 필요해 보이는데, 관계 기관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먼저 식약처는 피라맥스가 임상 2상에서 효과를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약을 코로나19 치료 목적으로 처방하거나 구매하지 않도록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약사회 등 관련 단체에 협조를 요청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소관이 아니라면서도 현행법으로는 처벌한 수단이 마땅치 않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비슷한 문제를 막으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겠습니까?
[기자]
우선 문제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정부기관이 더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당장 할 수 있는 행정 처분 등 수단을 활용해 단속에 나서야 한다는 겁니다.
[김성주 / 더불어민주당 의원 : 복지부는 식약처하고 협력해서 불법 처방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강력한 조치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 정부와 그다음에 의료인, 국민이 같이 노력해야 할 거라고 봅니다.]
또, 반복적으로 약물을 허가목적과 달리 처방하는 경우 조치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사회 1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YTN 김철희 (kchee2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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