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이광연 앵커, 박석원 앵커
■ 출연 : 윤성훈 / 사회1부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봄을 지나 여름으로 접어드는 시점, 가로수의 나뭇잎도 연둣빛에서 짙은 녹색 빛깔로 바뀌어 가고 있는데요.
그런데 일부 지역에선 나무들이 잎조차 틔우지 못하고 말라 죽어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유독 도심 도로 주변 인도에 심은 가로수들만 죽어가고 있는데 겨울철 눈을 녹일 때 사용하는 염화칼슘이 원인으로 지목됐습니다.
이번 사건 취재한 기자와 더 자세히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윤성훈 기자 안녕하세요.
최근 도심 가로수들이 죽어가고 있다는데 다녀온 현장 상황부터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먼저 현장 화면 보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지금 보시는 화면은 경기 성남시 수진동, 자동차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도로 옆 인도입니다.
줄지어 있는 가로수들이 아직 겨울인 듯 앙상하게 가지만 남은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가로수들이 죽어간다는 제보를 받고 현장을 방문했는데 예상보다 상태는 심각했습니다.
심지어 완전히 생기를 잃어 나뭇가지에 거미줄이 겹겹이 쳐진 것도 있었습니다.
반대편 가로수들의 상태는 그나마 나았지만, 일부 가지에서만 잎을 틔운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 비쩍 마른 단풍잎을 채 떨어뜨리지도 못하고 죽어가는 나무도 눈에 띄었습니다.
특이한 건 이런 현상이 나타난 나무들에 공통점이 있다는 점입니다.
차도 옆 인도에 있는 나무들에서만 이런 현상이 발생했는데요.
인도에서 멀찍이 떨어져 있는 나무들은 울창한 모습이었습니다.
성남시청 바로 앞 인도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발견됐는데요.
성남시가 전체 가로수 4만7천여 주를 전수조사한 결과, 전체의 6%인 3천여 주에서 이런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앵커]
나무들이 이렇게 갑자기 죽어가는 건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요.
원인이 나왔습니까?
[기자]
겨울철 눈을 녹이기 위해 살포하는 염화칼슘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혔습니다.
성남시는 가로수들의 상태가 심각해지자, 경기도 산림환경연구소에 원인 분석을 의뢰했는데요.
경기도 산림환경연구소가 가로수들의 토양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많은 염분이 검출됐습니다.
토양의 적정 염분 함량 기준은 0.05% 미만인데요.
연구소에서 분석을 진행한 곳의 절반 넘게 염분 함량이 적정치를 넘었습니다.
특히 일부 지역에선 적정치의 10배가 넘는 염분이 검출되기도 했습니다.
겨울철 눈을 녹이기 위해 사용한 염화칼슘이 토양에 스며들면서 염분 수치를 높였다는 의미입니다.
원인 분석을 맡았던 연구원은 염분이 나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권건형 / 경기도 산림환경연구소 연구원 : 도로에 뿌리는 제설제가 원인이지 않을까 추정하고 있습니다. 보통 제설제 성분은 염화칼슘 성분이 흔하게 쓰이고 있고요.]
[권건형 / 경기도 산림환경연구소 연구원 : 염분 성분은 직접 뿌리에 닿게 되면 뿌리가 죽게 되는 경우도 있고요. 뿌리 안쪽에 있던 물이 토양 쪽으로 거꾸로 나오는 역삼투압이 걸리기 때문에 나무는 수분 부족에 시달리게 될 수 있습니다.]
[앵커]
염화칼슘을 지난해에만 사용한 것이 아닐 텐데요.
이런 현상이 갑자기 나타난 이유는 뭡니까?
[기자]
염화칼슘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고, 최근 강수량까지 줄어들면서 상황이 더 나빠졌습니다.
성남시 강수량을 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의 누적 강수량은 136mm에 그쳤습니다.
재작년과 지난해 같은 기간 강수량과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그동안에는 염화칼슘을 사용하더라도 비가 오면서 토양의 염분 수치를 낮췄는데요.
올해는 강수량까지 줄어들면서 염화칼슘이 직접 나무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됐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성남시가 아니더라도 다른 지역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겠군요.
성남시 말고도 다른 피해 사례가 접수된 게 있습니까?
[기자]
네 다른 곳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서울시도 지난달 25개 자치구에 대한 가로수 피해 현황을 조사했는데요.
25개 자치구 가운데 강남과 서초 등 12개 구에서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는 거로 파악됐습니다.
서울시에 있는 전체 가로수는 30만 5천여 주에 달합니다.
이 가운데 만 8천여 주의 가로수가 죽어가고 있는데요.
비율로 치면 6%, 성남시와 비슷한 수치입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차량 이동이 많은 올림픽대로 부근과 비탈길 등 제설제, 즉 염화칼슘 사용이 많은 곳에 피해가 집중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나무들을 되살리기 위한 조치가 필요해 보이는데요.
이를 해결할 방안이 있습니까?
[기자]
우선 가로수를 심은 토양을 전부 교체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꼽힙니다.
토양을 아예 싹 갈아서 나무들이 다시 잘 자랄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주는 겁니다.
그러나 투입되는 행정력과 비용 등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또 다른 방안은 나무에 물을 많이 주고, 영양제를 투여하는 방법인데요.
직접 물을 주면서 소금기를 없애고, 영양제로 나무의 생육을 돕는 겁니다.
실제 성남시는 고사 중인 가로수에 물주머니를 채우고, 상태가 나쁜 나무에는 영양제를 투여하고 있었습니다.
지난달부터 이런 조치가 이뤄져 이번 달까지는 경과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입니다.
[앵커]
물을 주고, 영양제를 투여하면 나무들이 살아날 가능성이 있는 겁니까?
[기자]
일부 가지만 죽고 가지 대부분이 살아 있는 경우, 가지치기로 생육을 돕는다면 정상적으로 살아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달까지도 싹을 아예 틔우지 못하는 나무라면 물과 영양제를 주입하더라도 살아날 가능성은 없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입니다.
이런 경우 죽은 나무를 뽑아내고 새로운 나무를 심는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그런데 나무에 물을 주는 과정에서도 이상한 부분이 발견됐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성남시는 물주머니에 연결된 호스를 나무에 꽂아 직접 물을 주입하고 있었습니다.
성남시 수진동에서 확인한 나무들은 정상적으로 물이 주입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성남시청 앞 가로수를 살펴본 결과, 호스가 나무에서 빠진 채 바닥에 뒹구는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됐는데요.
나무를 살리려는 조치마저 엉성하게 진행되고 있었던 셈입니다.
성남시청 관계자는 관련 내용을 파악해 조치하겠다며 뒤늦게 수습에 나서는 모습이었습니다.
[앵커]
이런 피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어떤 방안이 있을까요?
[기자]
화학약품인 염화칼슘 대신 친환경 제설제 사용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친환경 제설제에도 염화칼슘 등이 포함돼있긴 합니다.
그러나 친환경 제설제는 눈을 녹인 뒤 염화칼슘 등을 다시 흡수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해마다 비가 많이 온다면 염화칼슘에 따른 피해가 크지 않겠지만, 올해처럼 강수량이 적은 경우엔 비슷한 피해가 반복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강수량을 통제할 순 없으니 제설제를 바꾸는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다만 친환경 제설제 가격이 염화칼슘에 비해 다소 높고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염화칼슘 때문에 죽어가는 나무를 생각하면 이번 기회에 다소 비싸더라도 친환경 제설제 사용을 적극적으로 늘릴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사회1부 윤성훈 기자와 얘기 나눠봤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YTN 윤성훈 (ysh02@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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