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열에 강하고, 흠집이 잘 나지 않아 인기를 끄는 가정용 세라믹 식탁이 갑자기 부서지는 일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강한 충격도, 무거운 하중도 없었는데 이런 일이 발생해 소비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취재기자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임성재 기자!
최근 경기 파주시에서 세라믹 식탁이 갑자기 산산조각이 났다는데, 당시 상황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지난 13일 가정집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해당 제품은 A 가구업체 온라인몰에서 지난해 3월 구입한 세라믹 식탁인데요
사용한 지 1년 4개월 정도 된 제품입니다.
당시, 영상을 보면 식탁 상판은 온데간데없이 다리만 남아있는데요.
바닥을 보면 음식물과 함께 파편들이 널브러져 있습니다.
상상하기 어렵지만, 각종 파편은 원래는 식탁 상판인데 산산조각이 난 겁니다.
제보자는 갑자기 '퍽'하는 소리와 함께 식탁이 무너져 내렸다고 설명하는데요.
당시 저녁 식사를 준비하던 상황으로, 배달 음식과 그릇 정도가 올라가 있었는데 식탁이 무너져 황당함을 넘어 무서웠다고 전합니다.
[나 모 씨 / 세라믹 식탁 사용자 : 발목에는 피가 나더라고요. 청심환 먹었는데도 (사건 당일) 자꾸 주저앉은 게 머리에 떠올라서 자다 깨고, 식탁 밑에도 (파편) 찍혀서 빼내고….]
[앵커]
눈으로 보기에는 딱히 무거운 물건을 올려놓지 않은 것 같은데요.
해당 업체는 뭐라고 설명하나요?
[기자]
일단, A 가구업체는 문제가 된 제품을 다른 제품으로 교환해줬습니다.
정확한 원인에 대해서는 분석 중이라는 설명인데요.
현재까지 상황을 종합하면 강화 유리 불량을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세라믹 제품이 무너져 내린 건데, 갑자기 강화유리가 원인으로 지목돼 의아하신 분들도 계실 텐데요.
해당 제품은 세라믹 식탁으로 표기되긴 하지만, 12mm 강화유리를 700도 열처리해 만든 이른바 '세라믹 글라스' 제품입니다.
요약하면 '세라믹 글라스'의 주된 소재인 강화유리에 문제가 있었다는 분석인데요.
업체는 문제가 된 제품을 곧바로 판매 중단 조치했습니다.
또, '세라믹 글라스' 제품 자체에 대해서 단종 순서를 밟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비슷한 사례가 최근 또 있었다고요?
[기자]
네, 지난달에도 가정집에서 사용하던 B 가구업체 세라믹 식탁이 파손됐습니다.
1년 반 정도 된 제품인데요.
어느 날 갑자기 쩍쩍 갈라지는 소리가 나더니 급기야 금이 가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소비자는 식탁이 폭발하는 것 아닌지 두려움에 떨었다고 하는데요.
결국, 업체는 A/S 기간과 관계없이 문제가 된 식탁을 '환불' 조치했습니다.
이 제품의 구조를 보면, 3mm 세라믹 밑에 10mm 강화유리가 접착된 형태인데, 이번에도 파손 원인으로는 강화유리가 꼽힙니다.
B 업체는 강화유리의 소재 특성상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세라믹 식탁에 강화유리가 들어간 제품은 더는 팔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두 업체의 세라믹 식탁은 양상에는 차이가 있지만 결국 파손된 건데요.
공통된 건 '강화유리'를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는 점이네요?
[기자]
네, 업체 모두는 '강화유리'를 원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한국소비자원에서 세라믹 식탁 피해 현황 자료를 받아봤습니다.
2019년 2건, 2020년 9건, 2021년 15건, 올해 6월까지 2건 등 모두 28건인데요.
'파열·파손·꺾여짐' 등 피해가 22건이고, 기타 불량이 6건이었습니다.
눈에 띄는 건 세라믹 식탁 피해 상황인데 주로 상판 강화유리가 파손됐다며 피해가 접수됐다는 점입니다.
[앵커]
강화유리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
일반적으로 강화유리는 고온을 가했다가 곧바로 냉각해 만드는데요.
이 과정에서 유리 내·외부에 힘 차이가 발생하면서 외부 충격에 더 강해지는 특성을 보입니다.
이로 인해 자동차, 사무용 책상 등에도 자주 쓰이는데요.
문제는 100만 분의 1 확률로 알려진 이른바 '자연파손 현상'이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전문가는 보통 제조 과정에서 강화 처리가 균일하지 못하면 '자연파손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합니다.
눈에 안 보이더라도 약한 부위가 생기고, 이곳에 작더라도 반복적인 충격이 가해지면서 어느 순간 갑자기 깨지는 것처럼 보인다는 겁니다.
[김기동 / 군산대 신소재공학과 교수 : 아무래도 강화 공정에서 문제가 있어서 (유리 전반의) 응력이 균일하지 못하다면 나중에 파손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이 될 수 있는 거죠.]
[앵커]
그럼, 강화유리가 들어간 세라믹 식탁을 사용하는 데 있어서 매번 주의해야 하는 건가요?
[기자]
식탁이란 제품 자체가 굉장히 일상적으로 쓰이는 가구인데요.
사실, 식탁을 사용하면서 갑자기 무너져 내리는 일까지 상상하는 건 힘든 일입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강화유리가 들어간 세라믹 식탁에서 '전조 증상'이 나타나면 사용을 중단하라고 전합니다.
예를 들어, 금이 가거나, 갈라지는 소리가 나면 일단은 사용을 멈추라는 건데요.
균열이 가는 등 약한 부분에 반복적인 충격이 가해지면 파손 현상을 앞당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제조 공정에서의 엄격한 품질 관리인데요.
애초 강화유리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균일한 처리가 가능하도록 업체들이 제조 공정 시스템을 관리하는 게 첫 번째라고 지적합니다.
지금까지 사회1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YTN 임성재 (lsj62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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