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화재가 발생한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 터널은 보통 아크릴이라고 부르는 PMMA라는 재질로 만들어졌습니다.
강한 충격에도 쉽지 망가지지 않고 소리를 흡수하는 성능이 뛰어나 방음 터널을 만들 때 많이 쓰이는데, 화재에는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김혜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화재가 발생한 과천 제2경인고속도로.
터널 주변에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이미 조성되었거나 계속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차량 소음 민원 때문에 고속도로에 방음 터널이 설치됐습니다.
방음 터널의 재질은 흔히 아크릴이라고 불리는 폴리메타크릴산메틸, PMMA.
외부 충격에 강하고 햇빛도 잘 투과돼 미관상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런데 인화점이 280도로, 상대적으로 낮아 화재에는 취약하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또, 불에 녹아 떨어진 뒤에도 지속적으로 연소돼 2차 화재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게다가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일반 터널은 50m 간격으로 소화 설비를 설치한단 규정이 있지만 방음 터널은 예외입니다.
그만큼 불이 났을 때 신속 대응이 어렵습니다.
[박청웅 / 세종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이건 터널로 규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소방시설 자체가 없어요. 그래서 이런 부분을 빨리 좀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방음 터널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재작년 8월, 경기도 용인시에서 차량 화재가 발생했는데, 이때도 불이 방음벽으로 옮겨붙어 터널 전체가 한꺼번에 타버렸습니다.
터널 화재는 큰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대책이 절실하지만, 검토되고 있는 대체재는 없는 상황입니다.
불에 타지 않는 강화 유리를 이용해 방음 터널을 만들 수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내구성이 약하고 비싸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결국, 유사한 피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방음 터널에 조금 더 적합한 소재를 연구하고 소방 설비 설치 규정을 손봐야 한단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YTN 김혜린입니다.
YTN 김혜린 (hongkiza@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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