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이어지는 이상기후 현상으로 봄꽃 축제에 이어 여름꽃 축제까지 개화 시기 예측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일부 여름꽃 축제들은 일정을 예년보다 앞당기는 추세다.
경남 함안군 법수면 강주마을의 '강주해바라기 축제'는 오는 6월 말 개최한다. 작년에는 7월 5일 개최했는데 올해는 일주일 이상 앞당겼다.
축제 측 관계자는 YTN에 "작년에 꽃이 너무 빨리 피는 바람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토로하며 "사실 개화 시기를 맞추기가 어렵다. 예측을 하더라도 차이가 크게 나기도 한다. 올해는 이를 대비해 날짜를 꽤 앞당겼다"고 설명했다.
전북 고창에서 개최하는 '고창 청농원 라벤더 축제'도 올해 개화 시기 예측이 어려운 탓에 지난해보다 2주 전인 5월 17일로 날짜를 임의로 잡고, 개화 시기를 지켜본 뒤 정확한 날짜를 공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농원 측 관계자는 "이번 년도 개화 문제가 크지 않냐"라며 "라벤더는 기본 5월 개화를 시작해 6월까지 피는데, 현재 다른 꽃들의 개화가 2~3주 빨라지고 있다고 들었다. 저희도 다음 주까지는 지켜보려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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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꽃 & 능소화 축제
충북 단양의 '단양 소백산 철쭉제'도 개화 시기 변동의 영향으로 올해는 예년보다 8일 앞당겨 5월 23일 개최한다. 제주 '비체올린 능소화 축제'도 예측 어려운 개화 시기를 고려해 축제 일정을 예년보다 일주일 앞당기고 수국, 사스타데이지 등 다른 꽃들을 더한 '여름꽃 & 능소화 축제'로 개편해 더 오랜 기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겨울부터 일교차가 큰 날씨가 이어지면서 온도에 민감한 봄꽃들이 제 모습을 뽐내지 못하자 봄꽃 축제를 예정했던 지방자치단체들은 줄줄이 축제를 취소하고 있다.
전남 신안군은 오는 4월 12일 개최 예정이던 '2024 팔금 섬 유채꽃축제'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전남 영암의 '월출산 유채꽃 축제'와 부산 '낙동강 유채꽃 축제'도 일찍이 취소됐다.
이상기후는 꽃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배준규 국립수목원 정원식물자원과 과장은 "꽃은 기온과 햇빛 두 가지에 작용한다. 식물이 개화할 때 필요한 온도인 '적산온도'와 햇빛의 양을 적절하게 받아야 제때 꽃이 핀다"면서 "올봄에는 눈, 비가 많이 와서 햇빛이 가려진 탓에 벚꽃이 제때 못 폈지만 온도가 확 올라가는 여름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꽃이 한꺼번에 일찍 개화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처럼 개화 예측이 더욱 어려워지는 이유는 전례와는 다른 기후변화 때문"이라며 "국립수목원에서는 15년 이상 식물계절 데이터를 추적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수십 년을 두고 관측 중인데, 이렇게 축적된 데이터로 연구를 거듭하면 훗날 기후변화를 예측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팀 이유나 기자
YTN 이유나 (ly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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