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신자이지만 퀴어퍼레이드나 디제잉 파티처럼 젊은 층을 포용하려는 개방적인 태도 때문에 관심을 갖게 되어 박람회를 찾았다."
- 서울 서초구 반포동 신모 씨
"종교는 없다. 국중박(국립중앙박물관) 전시를 통해 불교미술과 교리에 관심이 생겨 예매했다. 불자가 아닌 나 같은 일반인도 보고 즐길 거리가 많았다. 내년에도 오고 싶다."
-서울 양천구 신정동 김모 씨
'재밌는 불교' 입소문 나서 흥행몰이 중
이미지 확대 보기
서울국제불교박람회 제공
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 대한 MZ세대 반응이 뜨겁다. 4일부터 오는 7일까지 진행되는 박람회에 방문객이 몰리면서 "되도록 대중교통을 이용해달라"는 주최 측 공지까지 나왔다.
흥행의 중심에는 MZ 세대가 있다. '재밌는 불교'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올해 박람회는 여느 때보다 젊은 층의 관심을 끌었다. 박람회장에서 만난 50대 여성도 "올해는 젊은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원래 박람회 주 연령층은 50대였으나 작년부터 X(구 트위터)를 중심으로 '힙하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20대 비중이 크게 늘었다. 오늘(5일)까지 박람회를 방문한 인원 중 80%가 사전 예약 인원인데 이 중 10대부터 30대까지 비율은 69%(10대 3%, 20대 32%, 30대 34%)에 이른다. 사전예매 통계에 따르면, 타 종교를 가진 사람들의 비율도 거의 80%다.
주최 측은 YTN에 "현장 발권 인원은 전체 판매의 20%다. 이들 대부분은 기존 신도들이고 연령대가 높다. 사전 예약 인원을 보면 확실히 젊은 층 비율이 늘었다"고 전했다. 불교박람회의 젊은 층 방문 비율은 재작년(2022년)까지만 해도 줄고 있었으나 지난해부터 반전했다.
'극락도 락이다'
'뉴진스님'으로 활동하는 개그맨 윤성호의 EDM 공연이 한몫했다. 목탁 소리가 어우러진 클럽 공연이 젊은 층에 매력적으로 다가온다는 분석이다. 한 X(구 트위터) 이용자가 "이제 다른 클럽 못 간다"며 올린 '뉴진스님'의 EDM 공연 영상은 1만 회 이상 리트윗됐다.
이미지 확대 보기
서울국제불교박람회 제공
행사를 주최한 대한불교조계종도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 중이다. 개그맨 최성호의 법명은 원래 '일진'이었으나 오신 스님이 새롭게(New) 정진하라(進)'는 뜻인 '뉴진'으로 다시 지어줬다.
군종 스님과 군 복무 중인 스님들이 차린 '스님의 빵앗간' 부스에도 사람들이 몰렸다. 절에서는 차를 주로 마시지만 젊은 층의 입맛에 맞게 맷돌로 간 커피, 밀크티 등을 선보인 부스도 있었다. 공식 굿즈도 젊은 층을 공략하려고 애썼다. 헬륨 풍선에서부터 키링까지 모두 MZ들이 선호하는 물건이다.
이미지 확대 보기
YTN
MZ 불교 신자가 늘어날까?
그러나 행사의 흥행과 별개로 불교계의 고심은 깊다. 단순히 유행으로 끝나기보다는 '포교'를 고민하는 모양새다. 박람회장 입구에는 출가 상담을 하며 "단기 출가도 가능하다"고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부스가 차려졌다. 비구니들의 활동과 후원을 독려하는 팸플릿도 나눠준다.
주최 측은 "종교를 믿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지만 조계종은 수행과 출가를 장려하고 이를 홍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젊은 층이 즐길 수 있는 기획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최가영 기자
YTN 최가영 (weeping07@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