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전 국방부 장관이 가자지구 북부에서 자국군이 팔레스타인인들을 상대로 "인종 청소"를 자행하고 있다고 맹비난했습니다.
2차대전 당시 홀로코스트를 겪은 이스라엘에서 전직 장관이 '인종청소' 같은 민감한 표현으로 정부와 군을 비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현지시간 2일 미국 CNN 방송과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모셰 야알론 전 국방장관은 최근 이스라엘 언론들과 잇따라 인터뷰를 하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극우 내각의 강경파가 가자 북부에서 팔레스타인인을 몰아내고 유대인 정착촌을 재건하려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얄론 전 장관은 지난달 30일 현지 데모크라트 TV와의 인터뷰에서는 이스라엘이 자유민주주의 국가로서 정체성을 잃고 "부패하고 한센병에 걸린 파시스트 메시아 국가"가 돼 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가자 북부를 보라"며 "정복, 병합, 인종청소"가 진행 중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들(이스라엘군)은 현재 자발리아에서 작전 중이다. 그리고 본질적으로 아랍인들을 청소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채널12와의 인터뷰에서도 "사실상 인종 청소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 외에 달리 표현할 말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표현이 역사상 '어두운 시기'를 떠올리게 한다는 기자의 말에 그는 "맞다. 나도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이 용어를 썼다"고 답했습니다.
여기서 '어두운 시기'란 나치 독일이 유대인 대학살(홀로코스트)을 자행한 제2차 세계대전 시기를 뜻합니다.
야알론 전 장관은 지난 1일 공영방송 칸과의 인터뷰에서도 이러한 주장을 반복했습니다.
그는 "나는 그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것이 우리에게 숨겨지고 있는지에 대해 경고할 의무가 있다"며 "결국 전쟁범죄가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야알론 전 장관은 군 참모총장 등을 거쳐 2013∼2016년 네타냐후 정권에서 국방부 장관을 지냈습니다.
장관 재임 이후에는 네타냐후 총리를 비판해왔습니다.
최근 2개월간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재기를 막는다며 가자 북부에 맹폭을 퍼붓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가자 남부로 이동할 것을 권했지만 여전히 주민 수천 명이 북부에 남아있는 상태이며, 구호품도 거의 전달되지 않고 있습니다.
YTN 권영희 (kwony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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