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정자 기증으로 약 180명의 자녀를 둔 미국 남성이 자신이 제공한 정자로 태어난 아동의 법적 친부 지위를 인정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조 도너(Joe Donor)'라는 가명으로 활동해온 미국인 로버트 앨본은 4세 아동의 출생증명서에 자신을 친부로 등록해달라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앨본이 아동의 생물학적 아버지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그의 친부 확인 신청은 기각했다. 비공식적으로 이뤄진 정자 기증 방식이 불법이라는 점이 주요 판단 근거로 작용했다.
해당 아동은 2021년 출생 당시 어머니의 파트너였던 트랜스젠더 남성이 출생증명서상 아버지로 등록됐으나, 현재 두 사람은 헤어진 상태다. 어머니는 출산 이후 앨본과 연락을 끊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앨본은 2025년 10월 법적 친부 지위 인정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아동의 어머니는 앨본에게 정자를 제공받는 대가로 150파운드(약 30만 원) 상당의 아마존 상품권을 지급했다고 전해졌다.
앨본은 입양아 출신으로서 친부모를 알지 못해 겪었던 정체성 혼란을 언급하며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친부 지위를 원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앨본이 향후 적극적으로 아이의 문제에 개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판사는 "친부로 인정될 경우 어머니는 그의 개입 여부를 예측할 수 없어 지속적인 불안을 겪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앨본은 과거에도 비공식 정자 기증을 통해 태어난 자녀들과 관련해 여러 차례 법적 분쟁을 겪었다. 2023년에도 한 아동의 출생증명서에 이름을 올리려 했으나 법원은 "아동의 최선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이를 기각했다. 또한 2025년 5월에도 두 아동에 대한 양육권 신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는 과거 성관계를 통해 아이를 출산해 친부로 인정된 경우도 있었지만, 이때 역시 아이와 접촉할 권리를 부여받지 못했다.
과거 재판에서는 앨본이 취약 계층 여성들에게 고의로 접근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기도 했다. 법원은 그가 공감 능력이 부족하고 타인을 통제하려는 성향이 강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YTN digital 정윤주 (younju@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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