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 연쇄사건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옥살이를 한 뒤 암으로 사망한 고(故) 윤동일 씨 유족이 제기한 국가배상 소송이 시작됐다.
28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8부(류승우 부장판사)는 윤 씨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의 첫 변론을 열었다.
유족 측은 윤 씨가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과 관련해 수사받은 기록을 제출해달라고 국가 측에 요청했다. 이에 재판부는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적극적으로 임해달라"고 요청했고, 국가 측 변호인은 "확인해볼 것"이라고 답했다.
윤 씨는 1991년 강제추행치상 혐의로 기소돼 그해 4월 23일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고 이듬해 형이 확정됐다. 그는 해당 혐의로 입건됐을 때 이춘재 살인사건 9차 사건의 용의자로 몰렸었다.
다행히 9차 사건 피해자 교복에서 채취된 정액과 윤 씨의 혈액 감정 결과 불일치가 나오면서 살인 혐의를 벗고 불기소됐으나, 당시 수사기관이 조작한 별도 사건인 강제추행치상 혐의로 윤 씨를 기소했다는 게 윤 씨 유족의 입장이다.
이 사건으로 구속돼 수개월간 수용 생활을 한 윤 씨는 집행유예 선고로 출소한 이후 암 판정을 받았다. 투병 생활을 하던 그는 26세이던 1997년 사망했다.
사건을 조사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22년 12월 "경찰 수사 과정에서 불법체포·가혹행위·자백 강요·증거 조작 및 은폐 등 불법적인 행위가 있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후 윤씨 유족은 재심을 청구하고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도 냈다.
재심을 심리한 수원지법 형사15부(정윤섭 부장판사)는 작년 10월 "피고인이 경찰에서 한 자백은 불법 구금과 강압 수사로 인한 정황이 있는 점 고려하면 신빙성이 없다"며 유죄 확정 33년 만에 윤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다음 변론기일은 오는 7월 7일이다.
YTN digital 이유나 (ly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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