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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추적] '보완수사권 폐지'의 그늘 피해자들의 눈물

2026.09.09 오후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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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튜디오 】
▶엄지민
안녕하세요, 엄지민입니다.

현상 이면에 숨겨진 사실을 좇아, 팩트추적! 지금 시작합니다.

【 인트로 】
72년 동안 이어져 온 대한민국의 형사 사법체계가 큰 전환점을 맞았습니다.

지난 7월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형사소송법 개정안.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검사의 직접 수사권에 이어 경찰이 넘긴 사건을 다시 들여다볼 수 있는 보완수사권까지 폐지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YTN 뉴스 (2026.08.04.) : 보완수사권을 포함해 검사의 직접 수사권을 완전히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 이어 국무회의에서도 통과됐습니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 막강했던 검찰 권한을 견제하겠다는 취지.

[한상훈 /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검찰) 권한을 분리하고 그것을 상호 간에 견제하도록 해서 우리 사법 시스템을 더 선진화하려는 것이 수사, 기소의 분리라는 큰 패러다임의 변화다 이렇게 얘기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김윤아(가명) / '교제폭력' 피해자 : 피해자들 생각은 없이, 정치의 주장으로 이렇게 되어 버린 게 망연자실합니다.]

[이상원 /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 지금 바로 시행하면 거의 (사법체계) 붕괴입니다.]

법안을 의결한 정부 안에서도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정성호 / 당시 법무부 장관 : 새로운 제도가 우리가 선의를 갖고 설계했지만 또 어떤 부작용이 나올지 현장에서 어떻게 제대로 작동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가 없습니다.]

검찰의 과도한 권한을 걷어내기 위한 개혁.

그런데 그 과정에서 수사의 미진한 부분을 보완하는 장치까지 함께 사라지는 건 아닐까.

검찰 개혁의 마지막 퍼즐로 불리는 보완수사권 폐지의 명과 암을 팩트추적이 짚어봤습니다.

【 스튜디오 】
▶엄지민
오늘의 팩트체커 윤성훈 기자와 함께합니다.

윤 기자, 이번에 우리 형사 사법체계에 큰 변화가 생기는 거죠?

▶윤성훈
이른바 '공룡 검찰', '정치 검찰'의 폐단을 막겠다는 취지로 추진돼 온, 사실상 검찰 개혁의 마지막 매듭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엄지민
이 개혁이 72년 만에 추진되는 건데 그 구체적인 배경은 무엇인지 또 앞으로 우리 사법 절차가 어떻게 달라지는 건지 하나씩 짚어볼까요?

▶윤성훈
이번 법 개정이 추진된 배경과 사법 현장에서 실제로 달라지는 핵심 변화부터 먼저 짚어봤습니다.

【 VCR 】
지난 2013년에 발생한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

당시 국가정보원은 탈북민 출신이자 서울시 공무원인 유우성 씨를 간첩 혐의로 수사해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검찰은 보완수사를 거쳐 유 씨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고, 핵심 증거로 중국 출입경 기록을 법원에 제출했습니다.

그런데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뒤 2심 재판 과정에서 출입경 기록이 위조됐다는 의혹이 유 씨 측 변호인단에 의해 제기됐습니다.

여론이 들끓자, 검찰은 그제야 진상조사에 나섰고.

[YTN 뉴스 (2014.04.14.) : 간첩 사건 증거 조작 의혹은 사실로 파악됐습니다.]

증거 위조에 개입한 국정원 관계자뿐 아니라, 검찰 역시 직접 보완수사까지 벌이고도 증거 검증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더불어 정권이 바뀔 때마다 유력 정치인과 권력형 사건을 둘러싼 표적 수사와 별건 수사 논란도 반복됐습니다.

[한상훈 /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부정적인 측면이 여러 대형 사건을 통해서 많이 부각됐고 또 이전 정권에서도 그런 문제들이 많이 있었고 그래서 보완수사마저도 폐지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 거죠.]

이런 논란의 배경에는 검찰에 집중된 권한이 있습니다.

경찰이 송치한 사건에서도 검찰은 피의자와 참고인을 직접 조사하고,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통해 수사 범위를 넓힐 수 있었습니다.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없애더라도 보완수사권을 남겨두면 사실상 직접수사의 우회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입니다.

[한상훈 /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검찰이) 수사권, 강제수사, 기소, 공소제기권, 공소유지, 영장 청구 이런 강력한 권한을 독점하다 보니까 독점적인 권한 행사에서 부패라든가 비리, 권력과의 유착 같은 문제들이 많이 발생했었죠.]

그래서 이번 개정에선 검찰의 보완수사권까지 폐지하고, 수사와 기소의 역할을 철저하게 분리시켰습니다.

앞으로 검찰은 직접 추가 수사에 나서는 대신 경찰에 보완수사만 요구할 수 있고, 그 결과를 토대로 기소 여부를 판단하게 됩니다.

[한상훈 /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장기적으로 견제와 균형의 원리, 수사라든가 또는 기소, 재판에서 보다 공정성 그리고 수사와 범죄에 대한 처벌에 있어서 '국민의 신뢰가 증대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기대하고 있습니다.]

【 스튜디오 】
▶엄지민
검찰권 남용을 막아야 한다는 취지에는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있지만 그 해법으로 보완수사권까지 없애는 게 맞느냐 이런 지적도 나오고 있죠.

▶윤성훈
그동안 검찰권 남용 논란이 집중됐었던 건 대개 특수 사건에서의 직접 수사였는데요.

이 때문에 형사 사건에서 이중 장치 역할을 해왔던 보완수사권을 없애는 게 개혁 방향과 맞느냐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이상원 /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 그동안 수사권이 남용됐던 부분은 대체로 검사가 직접 수사를 개시한 사건 소위 특수 사건이라고 하는 거기서 남용이 있었고 그것에 대한 대책으로 나온 보완수사권 폐지는 분야가 다른 것 아닌가….]

▶엄지민
아무래도 보완수사권 폐지를 가장 걱정하는 쪽은 범죄 피해자들일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윤성훈
맞습니다.

실제로 경찰 수사에서 밝혀내지 못했던 사실이 검찰의 보완수사를 통해 새롭게 드러난 사건들이 상당한데요.

보완수사가 실제 사건에서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제작진이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봤습니다.

【 VCR 】
지난 5월 세간을 흔들었던 장윤기 사건.

23세 장윤기가 일면식 없는 고등학생인 이채원 양을 흉기로 살해하고 이를 막으려던 남고생에게도 중상을 입힌 사건입니다.

경찰은 이 사건을 단순 살인 혐의로 검찰에 넘겼지만, 검찰의 보완수사 과정에서 뜻밖의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현직 경찰관이었던 장 씨의 아버지가 아들이 구속된 뒤 핵심 증거를 없앤 사실이 드러난 겁니다.

[고 이채원 양 어머니 : 우리 채원이의 억울함을 풀어줄 것이라고 믿었던 경찰이 우리 편이 아니라 살인마의 편이었습니다 증거를 확보해야 하는 기본적인 사항도 지키지 않는 자들이 감히 경찰을 사칭합니까?]

성범죄 목적을 뒷받침하는 증거도 추가로 발견됐습니다.

결박 도구와 DNA 기록이 누락된 데 이어 수사 정보가 피의자 아버지에게 흘러간 정황까지 포착됐습니다.

급기야 담당 수사팀장이 성범죄 정황을 축소하고 증거 영상을 삭제하는 데 관여한 사실이 확인돼 증거인멸 혐의로 긴급체포 됐습니다.

[차진아 /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경찰 조직 자체가 조직적으로 사건을 축소, 은폐하려고 작정한 사건이고요 이런 사건은 보완수사권이 없으면 절대로 밝혀낼 수 없는 사건입니다.]

검찰의 보완수사가 사건의 실체를 다시 밝혀낸 사례는 또 있습니다.

국민적 공분을 샀던 '부산 돌려차기 사건'입니다.

지난 2022년 5월, 부산의 한 오피스텔에서 귀가하던 20대 여성을 뒤따라간 남성이 머리를 발로 차 쓰러뜨린 뒤 CCTV 사각지대로 끌고 갔습니다.

피해자는 뇌 손상 등 심각한 상해를 입었지만, 경찰은 상해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검찰에 넘겼습니다.

검찰은 피의자를 추가 조사한 뒤 범행에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고, 혐의를 살인미수로 바꿔 재판에 넘겼습니다.

[김진주(가명) /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 가해자를 심문하는 과정에서 '죽을 수 있었다는 걸 알았네요'라는 고의와 머리를 가격하는 것은 굉장히 생명에 지장을 주는 행위다 이런 법리적인 해석을 통해서 살인미수로 재판에 넘겨졌고….]

더불어 김 씨의 옷을 세밀히 감식해 범행 의도까지도 새로이 밝혀냈습니다.

[김진주(가명) /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 검찰에서 120여 개의 구멍을 뚫어서 가해자의 DNA를 찾았고, 성폭행 등 살인미수가 됐거든요.]

결국, 가해자는 성폭행 목적까지 인정되면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습니다.

김 씨는 경찰의 판단만으로 사건이 끝났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김진주(가명) /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 (경찰 송치 혐의인) 중상해라고 했다면, 4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가해자가 이미 출소했을 거고 제 곁에 있었을 것 같다고 생각하거든요.]

검사가 사건을 다시 들여다보며 빠진 사실과 증거를 직접 확인하는 과정이 피해자를 보호하는 안전장치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안지희 / 변호사(민변 여성인권위원회) : 피해자가 법적인 부분을 정치하게 주장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검사가 기록을 봤을 때 더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다고 할 때 직접 수사해서 피해자를 부르기도 하고 그래서 본인이 공소 제기하는 데 피해자를 만나보고 하는 거랑 만나보지 않고 하는 거랑 다르잖아요.]

【 스튜디오 】
▶엄지민
앞선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듯이, 경찰 수사를 통해서 놓친 부분을 검찰이 다시 들여다보면서 사건 실체가 새롭게 드러나기도 했잖아요.

지금 보완수사권 폐지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비슷한 상황에 놓인 피해자분들 불안이 상당히 클 것 같습니다.

▶윤성훈
실제로 제작진이 만난 피해자들 가운데는 경찰 수사로는 사건의 진실이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며 검찰의 추가적인 수사를 기대하고 있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들은 보완수사권마저 사라질 경우 경찰 수사에서 놓친 부분을 누가 다시 살펴볼 수 있을지 우려하고 있습니다.

【 VCR 】
3년 전 인천 강화에서 한 여성이 집 안에서 크게 다친 채 방치된 사건.

피해자의 딸 한지유 씨가 당시 상황을 취재진에게 어렵게 털어놨습니다.

[한지유(가명) / 피해자 딸 : 엄마가 피를 흘리면서 비정상적으로 화장실에 엎어져서 발견됐거든요 그리고 거실에는 가구들이 부서져 있었고 그 가구 위에도 다량의 혈흔이 있었는데….]

당시 한 씨의 새아버지는 '가정폭력으로 오해받기 싫다'며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아내의 사진만 찍어 자녀들에게 보낸 뒤 현장을 떠났다고 한지유 씨는 말합니다.

그 사이 피해자는 아무런 치료도 받지 못한 채 방치됐습니다.

[한지유(가명) / 피해자 딸 : 식물인간 상태로 3년 지난 지금까지도 의식 없이 인공호흡기에 의존해서 누워 계세요.]

한 씨는 사건 초기부터 경찰이 범죄 가능성을 제대로 살피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담당 형사와 나눈 통화에서도 초동 조치가 미흡했다는 취지의 답변이 나왔습니다.

[한지유(가명)-담당 형사 통화 녹취 : 파출소에서 초동 조치가 실패했다는 말씀이잖아요 느끼시기에 그렇다는 거잖아요 그냥 솔직하게 얘기하면 되죠. 돌려서 말할 필요 없이… 저도 그 생각은 하고 있었어요.]

결국, 경찰은 한 씨의 새아버지에게 유기 혐의만 적용해 송치했고, 검찰은 유기로 인한 상해 혐의까지 적용해 재판에 넘겼습니다.

한 씨는 경찰 수사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다시 들여다볼 수 있는 장치마저 약해진다면 피해자들의 억울함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한지유(가명) / 피해자 딸 : 제가 이런 사건을 겪으면서 회의적으로 변해서 뭔가 희망적인 얘기를 해드리기가 힘들 것 같아요 그냥 원래 그렇게 억울하고 답답한 거다 너무 상처받지 말라는 얘기를 드리고 싶어요.]

제작진이 만난 또 다른 범죄 피해자 김윤아 씨.

그녀는 3년 전 사귀던 남자 친구로부터 감금과 폭행, 협박, 스토킹, 성폭행까지 겪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경찰이 송치한 혐의에서 성폭행은 빠졌습니다.

[김윤아(가명) / '교제폭력' 피해자 : 제가 가해자의 손등을 물었던 것도 있고 임신 중절까지 갔던 것도 있어서 그걸 다 증거로 냈는데도 어쨌든 증거 불충분이 나왔고….]

1심에서 선고된 형량은 징역 1년 6개월.

하지만 항소심 과정에서 검찰이 가해자의 과거 성범죄 전력을 추가로 확인한 끝에 2심에서는 징역 5년이 선고됐습니다.

[김윤아(가명) / '교제폭력' 피해자 : 2심 때 검사님께서도 1 심뿐만이 아니라 그 가해자에 대한 범죄수사를 더 해주셨어요 그래서 가해자는 징역 5년을 받게 된 거거든요.]

김 씨는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면 경찰 수사가 미진해도 검찰이 직접 확인할 수 없는 만큼, 피해자의 불안도 커질 수 있다고 말합니다.

[김윤아(가명) / '교제폭력' 피해자 : 가해자가 살기가 편해지겠죠 여러 가지 상상을 해봤을 때 무섭습니다 제 신변에 대해서….]

두 사건에서 보듯 전문가들은 가정 폭력이나 교제 폭력처럼 피해자 진술과 정황 증거가 중요한 사건에서 보완수사권 폐지의 부작용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안지희 / 변호사(민변 여성인권위원회) : 저는 피해자 진술과 정황 증거로 판단하는 교제 폭력, 가정 폭력, 성범죄 사건이 가장 문제가 될 거로 생각해요 왜냐하면 공판 단계에서 직접 증거라고 할 수 있는 게 피해자의 진술이나 진단서 정도거든요.]

【 스튜디오 】
▶엄지민
범죄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니까 더 걱정이 되는데요.

이 개혁이 정치 검찰을 막겠다는 취지로 시작이 됐는데 오히려 형사 사건 피해자들의 보호를 더 약화시킨다는 우려가 나올 것 같아요.

▶윤성훈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실의 자료를 보면 경찰의 불송치 처분에 대한 고소인의 이의 신청 건수는 지난해 5만 6,165건으로 2021년보다 2.1배 늘었고 올 상반기에만 3만 4천 건을 넘었습니다.

이의신청 이후 검찰의 보완 절차를 거쳐 기소된 사건도 지난해 1,130건으로 4년 전보다 2.1배 늘었습니다.

▶엄지민
이 때문에 형사소송법 개정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거나 시행을 유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잖아요.

▶윤성훈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 범죄 피해자의 권리를 충분히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먼저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 VCR 】
한자리에 모인 강력 범죄의 피해자들.

이들은 지금의 검찰 개혁이 피해자가 배제된 채 이뤄지고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세종 집단성폭행' 피해자(변호사 대독) : 검찰의 보완수사는 단순한 절차가 아니라 마지막으로 진실을 밝힐 수 있었던 구원과도 같았습니다.]

기존에는 추가 수사가 필요할 경우 검찰이 직접 보완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고 그 결과를 다시 받아 기소 여부를 판단해야 합니다.

전문가들은 이 과정에서 사건 처리가 길어지고, 추가적인 부담이 피해자에게 돌아갈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이상원 /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 국가기관의 직권에 의한 사법 서비스가 제공되는 거였는데 보완수사권이 폐지되고 추가적인 수사가 필요하다 그럴 때는 당사자들이 이의를 하도록 그래서 사법의 일정 부분을 민간인한테 넘긴 것이어서 국가 서비스를 민간 영역에 넘기는 기능을 하는 게 아닌가?]

수사가 지연되는 동안 증거가 사라지거나 훼손될 가능성도 우려되는 대목입니다.

[차진아 /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수사를 부실하게 하거나 위법 수사로 인해서 쓸 만한 증거가 거의 없다든지 해서 무죄 판결이 났을 때 공소 유지 활동을 제대로 못 했다고 해서 검사가 책임을 져야 할까요?]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를 대신할 장치로 '보완수사 요구권'이 남아 있지만,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됩니다.

[김윤아(가명) / '교제폭력' 피해자 : 경찰에서 수사한 거를 경찰로 돌려보내는 것부터가 믿을 수가 없어서 이 부분이 어떻게 타협이 돼야 할지 모르겠어요.]

[안지희 / 변호사(민변 여성인권위원회) : 진술의 신빙성을 가지고 판단하는 사건에 있어서는 (경찰이) 한 번 무죄라고 판단한 사안에 대해서는 결과를 바꾸기가 어렵거든요. 그러니까 형식적으로 조사한 다음에 결과는 똑같이 해서 보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또 다른 보완책인 '7대 범죄 전건 송치' 역시 사각지대가 남습니다.

7대 범죄 전건 송치란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에 대해서 경찰이 송치 여부를 직접 결정하지 않고 공소청 검사에 보내 사건을 다시 살피는 제도입니다.

[이상원 /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 다만 문제는 사회적 약자가 7대 범죄에만 있느냐? 그렇지 않다는 거죠 또 사건이 매우 복잡하게 얽혀져 있어서 7대 범죄 사건과 아닌 사건이 얽혀져 있는 경우가 많아요 이럴 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

수사권이 경찰에 집중되는 데 대한 우려도 제기됩니다.

특히 정치권력과 관련된 사건에서 경찰이 독립적인 수사를 이어갈 수 있겠느냐는 겁니다.

[차진아 /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경찰은) 계급 정년이 굉장히 엄격하거든요 그래서 지금도 경찰이 정권에 맞서는 수사는 한 예가 없어요 지금까지 할 수가 없는 구조입니다 경찰은 권력에 철저하게 더 종속되는….]

결국 검찰의 권한 남용을 막기 위해 직접 수사는 제한하더라도 수사의 빈틈을 보완할 장치는 남겨야 한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차진아 /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검찰 개혁이 필요하다 그거에 동의하고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제한해야 한다 그것도 동의합니다 다만 직접 수사권을 폐지한다면 보완수사권은 일부 남겨 놔야 하고….]

제도 시행을 늦추고 실제 현장에서 발생할 문제를 검증한 뒤 보완책을 마련하자는 속도조절론도 나옵니다.

[이상원 /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 제도 결정권자들한테 간절히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어떻게 결론이 나더라도 좋으니 일단 시행을 연기하고 검증한 다음에 하자. 그리고 준비된 다음에 하자.]

【 스튜디오 】
▶엄지민
검찰의 권한 남용을 막는 것도 또 범죄 피해자가 수사 과정에서 좌절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형사 사법체계가 풀어야 할 과제일 텐데요.

제도를 개선하는 것만큼이나 제도 변화 과정에서 부작용을 줄이는 것도 중요해 보입니다.

▶윤성훈
수사기관의 권한은 견제받아야 하지만 그 견제가 또 다른 수사 공백으로 이어져서는 안 될 겁니다.

시민들의 입장에서 더 중요한 건 누가 수사 권한을 갖고 있느냐가 아니라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 피해자의 권리가 보호받는 것일 텐데요.

검찰 개혁이 완성되기 위해서는 검찰 권력을 견제하고 권한을 분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과정에서 국민을 보호할 장치까지 함께 설계돼야 할 겁니다.

▶엄지민
윤 기자, 수고 많았습니다.

오늘 팩트 추적은 여기까지입니다.

저희는 다음 시간에도 현상 이면에 숨겨진 사실을 좇아 시청자 여러분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습니다.

함께해 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윤성훈[ysh02@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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