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세무당국이 부유층과 대기업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세수 확보에 나섰습니다. 역외 자산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는 동시에 수년간 미뤄졌던 기업들의 미납 세금까지 추징하면서 중국 부유층의 자금 마련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28일 블룸버그통신은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이 부유층의 자산을 추적하고 과세하기 위한 특수 전담반을 대거 편성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지방정부 공무원과 세무조사 전문가, 금융 규제당국자 등이 전담반에 참여해 부유층의 역외 자산과 미납 세금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중국 부유층은 역외 신탁에 대한 가산세 없이 세금을 납부할 수 있는 기한을 다음 달 말까지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부 자산가들은 세금 규모와 자금 마련 방안을 고심하는 한편 주식을 처분하거나 해외 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국 최대 외식업체 중 하나인 하이디라오 공동창업자 슈핑도 최근 패밀리 신탁을 통해 약 3억5000만 달러 규모의 회사 주식을 매각했습니다. 블룸버그는 관계자를 인용해 예상치 못한 세금 부담이 발생한 직후 이 같은 매각이 이뤄졌다고 전했습니다. 하이디라오 측은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세금 추징에 반발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습니다. 광저우의 한 기업 대주주는 1억 위안, 우리 돈 약 190억원의 세금 고지서를 받은 뒤 상하이로 본사를 이전하겠다고 압박했고, 이후 과세액이 500만 위안, 약 9억5000만원으로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국 정부가 세수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배경에는 장기화한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지방정부의 재정난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는 한때 지방정부의 연간 수입에서 1조1000억 달러 이상을 차지했던 토지 매각 수입이 현재는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여기에 중국이 미국과의 인공지능 경쟁을 위해 향후 5년간 데이터센터 구축에 약 3000억 달러를 투입해야 하는 상황까지 겹쳤습니다. 헨리 가오 싱가포르경영대 법학 교수는 “돈이 될 만한 모든 채널을 동원해 자금을 쥐어짜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세무당국은 부유층에게 서한과 전화를 보내 미납 세금 납부를 독촉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세액을 통보받은 사례도 있지만, 스스로 미납 세금을 추산해 신고하라는 모호한 안내를 받은 경우도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상속세를 새로 도입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중국은 수십 년간 상속세를 부과하지 않았지만, 재정 압박이 커지면서 과세 기반을 확대할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블룸버그는 그동안 중국 세무당국이 엄격한 법 적용보다는 관행적인 묵인을 유지해왔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개인의 연간 해외 송금 한도를 5만 달러로 제한하면서도 부유층의 해외 고액 자산 보유나 해외 주식 투자 차익에 대한 과세에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다는 것입니다.
크리스틴 웡 싱가포르국립대 동아시아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과거에는 세수 목표치만 채우면 세법을 엄격하게 집행하는 데 관심이 없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당국에 돈이 너무 없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중국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지출은 수입보다 1조9000억 달러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에 해외 자산을 담보로 대출받아 세금을 납부하거나, 창업자의 세금 납부를 지원하기 위해 회사가 직접 대출을 제공하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기관들은 중국 부유층의 세금 마련을 위한 자산 매각과 대출 수요가 늘면서 단기적인 특수를 누리고 있습니다. 바클레이스 분석가들은 극단적인 시나리오를 전제로 홍콩 부유층의 자산에서만 최대 1000억 달러, 약 130조원이 세금으로 징수될 수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오디오ㅣAI앵커
제작ㅣ이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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