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금융·의료 등 민감한 분야 개인정보의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해 데이터를 취급하는 주체들에 대한 관리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안보상 중요한 정보를 다루는 민·관 관계자의 개인정보가 흘러나가 해외 국가의 첩보 활동에 악용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로, 정보 소유자의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일본 정부가 정보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설 전망입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과 여당은 내년 1월 소집되는 정기국회에서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한 경제안보추진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개정안은 유전자 정보나 의료·금융 분야와 관련된 개인정보를 취급하는 사업자나 기관이 클라우드 등 정보 저장 시스템을 새로 도입하거나 제삼자에게 정보를 제공할 경우 클라우드 사업자나 정보 제공 대상의 실체를 확인할 의무를 지도록 합니다.
신약이나 새로운 치료법의 연구·개발에 필수적인 혈액 등 생체 시료와 진찰 기록 또한 보호 대상에 포함됩니다.
법안의 적용 대상으로는 금융기관, 신용정보회사, 신용카드 회사, 대학 등 연구기관, 제약사, 의료시설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만일 이들 업체나 기관이 일본인의 개인정보를 보관하도록 의뢰하거나 정보를 전송하는 대상이 외국 정부 또는 그 영향력 아래에 있는 조직일 경우 정보의 종류와 내용 등을 적은 신고서를 일본 정부에 사전 제출해야 합니다.
일본 정부는 데이터가 보관되거나 제공되는 곳에 안보상 위험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중지 명령이나 권고를 내릴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입니다.
이는 '정보통신기술 및 서비스 공급망 보호 규정'을 통해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 등 미국 안보를 위협하는 특정 국가의 영향 아래에 있는 사업자가 공급한 제품에서 위험이 발견됐을 경우 제품 거래를 금지 또는 중단할 수 있도록 한 미국 정부 사례를 참고로 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중국이나 러시아 등으로 일본인 개인의 재정과 부채 상황, 의료 관련 정보가 유출되거나 악용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한다고 닛케이는 평가했습니다.
중국 정보기관 요원이 신용카드 채무로 어려움을 겪던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직원에게 접근해 기밀 정보를 빼낸 사례나 중병을 앓는 자녀를 둔 이탈리아 해군 관계자가 대가를 받고 러시아에 기밀문서를 넘긴 사건 등을 염두에 뒀다는 해설입니다.
지금까지 일본에서 의료 정보 등 민감한 개인정보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본인의 동의를 전제로 제삼자에게 제공하는 것이 허용돼 왔지만, 경제안보추진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일본 정부가 안보상 목적을 이유로 본인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개인정보 보호에 나설 수 있을 전망입니다.
닛케이는 군사적 용도와 민간 용도로 함께 쓸 수 있는 이중용도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외국의 첩보 활동 대상이 정부 관계자뿐만 아니라 민간인에게까지 확대되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YTN 김잔디 (jand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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