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연일 낮 최고 기온이 35도를 웃도는 무더위 속에 어린이집 통학 차량 안에 방치됐던 4살 여자아이가 숨지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아이는 잠긴 차량 뒷좌석에서 꼼짝없이 7시간 넘도록 갇혀 있었습니다.
최기성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 동두천시 한 어린이집 옆에 세워진 통학 차량입니다.
어제(17일) 오후 4시 50분쯤, 이 차량의 가장 뒷좌석에서 4살 김 모 양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어린이집 인근 주민 : 선생님들 얼굴이 울어서 엉망이고, 아기 엄마가 철퍼덕 주저앉아서 대성통곡하고…. 이루 말할 수가 없죠.]
오전 9시 40분쯤 원생 9명을 태운 뒤 어린이집에 도착한 차량에서 8명만 내렸는데도 아무도 몰랐던 겁니다.
보육교사 34살 이 모 씨가 김 양이 어린이집에 오지 않았다며 가족에게 연락한 건 오후 4시.
어린이집으로 갔다는 부모의 답변에 서둘러 차량을 찾았지만, 김 양은 이미 숨을 거둔 뒤였습니다.
[경기 동두천소방서 관계자 : 사후강직 관찰돼서 더 이상 병원 이송은 안 하고, 경찰들한테 현장을 넘기고 왔습니다.]
김 양은 폭염 속에 이 차량 안에서 7시간 넘게 방치됐습니다.
발견 당시 출입문과 창문은 모두 굳게 잠겨 있었습니다.
유족들은 아침부터 아이가 보이지 않았는데도 가족에게 뒤늦게 알렸다는 걸 이해할 수 없다며 울분을 토했습니다.
[김 양 유족 : 인솔자가 그 애들을 다 챙겼어야 하잖아. 점심밥도 먹었을 거 아니야. 그러면 어린아이가 안 보이면 찾아야 당연한 거 아니에요?]
차량 안에 블랙박스가 있었지만 사고 당시 장면은 녹화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김 양 시신을 부검해 정확한 사인을 파악할 방침입니다.
이와 함께 운전기사와 통학 인솔교사, 보육교사와 원장 등 4명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경기 동두천경찰서 관계자 : 부검 끝나고 나서 사망 원인 나오고 그다음 (피의자로) 입건을 해야죠.]
앞서 지난 4일에는 경남 의령에서 할아버지 차에 4시간 동안 홀로 남겨졌던 세 살배기 아기가 열사병으로 목숨을 잃기도 했습니다.
YTN 최기성[choiks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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