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천만 원짜리 수입 침대의 매트리스에서 나방과 애벌레가 무더기로 나왔습니다.
매트리스는 '낙타 털'로 만든 건데, 소비자는 이 침대를 쓴 이후 벌레 때문에 생긴 피부염을 앓고 있습니다.
차유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침대 매트리스 덮개에 구멍이 숭숭 나 있고 곳곳에 알과 벌레들이 붙어 있습니다.
덮개를 뜯어 보니 매트리스 안은 번데기와 나방 사체 천집니다.
[장 모 씨 / 소비자 : 열어보니까요. 이 구멍들이 전체적으로 다 있는 거예요. (해충 방제업체 직원이) 이 구멍을 집게로 이렇게 해봤어요. 그러니까 나방이 살아 나왔어요.]
신고를 받고 매트리스를 살펴본 보건소 관계자도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보건소 관계자 : 외부에서는 괜찮아 보이고 덮개 벗겨서 벗겨 보니까 그 안에 들어가 있었던 거죠, 이런 경우는 뭐 사실 처음입니다.]
2년 반 동안 침대를 쓴 장 모 씨는 없던 피부병까지 얻었습니다.
벌레가 원인이라는 병원 진단도 받았습니다.
매트리스의 소재는 독특하게도 '낙타 털'입니다.
유충 차단에 탁월하다는 이 침대는 스위스에서 수입한 제품으로 가격은 천만 원이 넘습니다.
[장 모 씨 / 소비자 : 각종 벌레나 진드기 안심하고 써도 된다고 설명을 해줬고요. 그래서 침대를 고가지만 (산 거죠.)]
업체 측은 소비자 부주의로 벌레가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전 세계에 팔린 같은 제품에서 이런 일이 단 한 번도 없었다는 겁니다.
소비자의 환불 요청에 대해서도 매트리스 교환만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장 씨는 소비자원에 분쟁 조정을 신청했고 민사 소송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YTN 차유정입니다.
[앵커]
침대 매트리스에 있는 벌레들이 어디서 온 건지는 아직 오리무중입니다.
전문가들은 유충이 서식하기에 좋은 낙타 털을 의심하고 있는데, 당국은 원인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부장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매트리스 안에서 우글거리는 벌레들, 도대체 어디에서 온 걸까?
업체 측은 소비자 관리 부실과 집안 환경 문제를 원인으로 지목합니다.
침대를 쓴 지 2년 반이 넘었다며 그 사이에 벌레들이 들어갔단 주장입니다.
하지만 가구 표면에서 발견되는 집 진드기와 달리 이 벌레들은 매트리스 속에서만 발견됐습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낙타 털에 있던 유충이 제조나 가공 단계에서 걸러지지 않았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양영철 / 한국유용곤충연구소 대표 : 매트리스 만들 때 낙타 털이라는 동물의 털을 이용하는데, 이런 것들을 만드는 회사에서 그런 소재들을 대량으로 어디서 보관을 할 것 아닙니까. (그런 과정에서) 해충들에 오염이 되는 거죠.]
매트리스 말고는 집안 어디에서도 벌레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청소업체 관계자 : 처음 봤거든요, 매트리스에서 벌레가 그렇게 나오는 건. 딱히 벌레가 많이 나올 환경은 아니었습니다.]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
보건소의 분석 의뢰를 받은 질병관리본부는 유충 종류 규명과 유입 경로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YTN 부장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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