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늘에서 본 덕풍계곡
오래전 방문했던 여행지 담벼락에서 그저 눈앞에 길이 펼쳐져 있으니 걸을 뿐이라는 문구를 발견한 적이 있다. 그 문구를 읽으면서 어디론가 이어져 있는 수많은 길들을 걷는 것이 유라 인간의 오래된 욕구라는 나름의 결론을 내렸다. 최근 들어서 트레킹이 대중적인 아웃도어 활동으로 자리매김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살고 있는 마을의 둘레길은 물론이고 숲길, 호수길, 바닷길까지 특별한 장비나 지식 없이도 누구나 길이 있다면 걸을 수 있다. 요즘처럼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는 여름날에 생각나는 트레킹은 역시 계곡 트레킹일 것이다. 시원한 물줄기를 가로지르며 걷는 계곡 트레킹의 진수를 느낄 수 곳이 우리나라에도 있다. 이번 주 주말여행의 목적지인 강원도 삼척 응봉산 덕풍계곡이 바로 그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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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풍계곡 초입
요즘같이 세상에 진정한 오지(奧地)가 있을까도 싶겠지만 막상 이곳에 도착하면 원시의 자연 속으로 들어온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매표소 주차장까지 어찌어찌 도착을 했다 하더라도 거기서부터 등산로 입구까지 1시간 정도 걸어야 한다. 트레킹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도 전에 힘을 빼는 게 싫다면 마을에서 운영하는 버스를 타고 15분 만에 도착할 수 있다. 등산로 입구부터 제1용소까지는 약 3~40분 정도 걸리는데 예전과 달리 철재 다리와 계단들이 설치되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누군가는 바위 위를 조심조심 걸으며 오지 체험을 했던 예전이 그립다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제는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고 안전하게 덕풍계곡의 수려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게 되었으니 변화가 가져온 장단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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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풍계곡 제1용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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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풍계곡 제2용소
계곡이야 깊은 산골 어디서나 있겠지만 응봉산 덕풍계곡이 유독 특별한 이유는 10km가 넘는 길이와 맑고 깨끗한 수질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굽이굽이 협곡 양옆의 암벽과 푸른 나무들의 멋진 조화는 이곳이 어째서 계곡 트레킹의 명소인지를 알게 해준다. 굳이 물에 몸을 담그지 않고 옆에 두고 걷는 것만으로도 상쾌함이 느껴지는 그런 코스이다. 길게 뻗은 계곡 물줄기를 따라 걸으면 이번 덕풍계곡 트레킹의 백미인 제1용소와 제2용소가 차례대로 나온다. 우렁찬 소리와 함께 쏟아져 내리는 폭포 물줄기가 만들어낸 깊고 검은 물웅덩이는 보는 내내 감탄을 내뱉게 만든다. 전 세계의 유명한 장소들이 으레 그러하듯이 덕풍계곡 용소에도 특별한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그런 전설을 미리 듣고 보나 모르고 보나 용소들의 모습은 그저 신비로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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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풍계곡 트레킹
현재 안전과 자연보호 등의 이유로 제3용소까지 가는 길은 통제되고 있지만, 제2용소까지 갔다 오는 이번 코스만으로도 계곡 트레킹의 진수를 느끼기에는 충분하다. 수많은 종류의 트레킹 중에서도 계곡 트레킹은 여름철에 가장 충만하게 즐길 수 있기에 바로 이맘때 추천하고 싶다. 다만 계곡이라는 특성상 비가 오면 순식간에 물이 불어날 수 있기에 사전에 일기예보를 필수로 확인하고, 혼자보다는 여럿이서 체험하기를 추천한다. 더불어 스틱과 방수팩, 아쿠아슈즈 등을 준비한다면 더욱 안전한 트레킹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바쁘게 돌아가는 도심에서의 일상에 숨 막혀하는 이들에게 덕풍계곡 트레킹은 그야말로 신선한 경험 그 자체가 되어줄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 세상의 수많은 길들 중에서 덕풍계곡을 따라 걷는 이 길은 또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 이번 여름이 끝나기 전에 직접 확인해보면 좋겠다.
마운틴TV에서는 매주 '주말여행 산이 좋다2'를 통해 주말에 찾기 좋은 전국 산행지와 트레킹 코스 등을 소개하고 있다.
출처 = 주말여행 산이 좋다2 16회 삼척 응봉산 덕풍계곡편
제공 = 국내유일 산 전문채널 마운틴TV (박영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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