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주재 일본 대사가 트위터를 통해 전범기인 욱일기를 홍보하자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는 호주 정부에 이를 막아달라고 요청했다.
29일 반크에 따르면 야마가미 신고 호주 주재 일본 대사는 최근 일본 외무성이 만든 욱일기 홍보 영상과 호주 북부 항구 도시 다윈에서 촬영된 욱일기 사진 등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일본의 오랜 문화 욱일기'라는 제목의 이 외무성 홍보 영상에는 욱일기가 일본 문화의 일환이며 일본에서는 지역 축제, 스포츠 경기 응원 등에 욱일기가 일상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주장이 담겼다.
이뿐 아니라 야마가미 대사는 호주 다윈에 있는 일본 해상자위대 소속 함정에 달린 욱일기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야마가미 대사는 이 홍보물들을 올리면서 "다윈 항구에서 일본 해상자위대의 욱일기를 보게 돼 기쁘다"며 "코로나19로 선원들이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호주 같은 우방국과 함께 항해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고 적었다.
이에 대해 반크는 야마가미 대사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폭격을 받았던 호주 도시 다윈을 욱일기 홍보 목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942년 2월 일본 제국의 폭격기 188대가 다윈 상공에서 폭격을 가해 호주군을 포함한 연합군 병사 25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일본군은 당시 연합군 병참기지 역할을 하던 다윈 기지를 파괴해 동남아시아 침략의 장애물을 제거하고자 했다. 이 폭격은 진주만 공습 2개월여 뒤에 진행돼 호주판 진주만 공습으로 불리기도 한다.
반크는 "일본 대사가 국제 사회에 욱일기를 홍보하기 위해 다윈을 이용하고 있다"며 "다윈이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폭격을 받았다는 것을 모를 리 없는 일본 대사가 침략의 상징인 욱일기를 국제 사회에서 세탁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이에 반크는 세계 최대 청원사이트 체인지닷오아르지를 통해 이 사실을 국제 사회에 알리고 있다. 반크는 또 이 청원을 통해 호주 정부가 일본이 다윈을 욱일기 홍보에 이용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크는 호주 정부를 향해 "일본 정부가 전범기인 욱일기를 감추고 일본의 침략 역사를 세탁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호주 외교부가 일본 대사의 행동에 대해 강력히 경고하고 호주에서 욱일기가 사용되지 않도록 조치해달라"고 요구했다.
YTN 문지영 (moo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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