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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의관이 기본만 지켰다면"...황당한 '군 의료사고' 반복

2022.03.27 오전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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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공군 훈련병이 하반신 통증으로 수차례 군 병원을 찾았지만, 제대로 치료받지 못해 결국, 장애 판정을 받고 의병 전역했다는 소식 최근 보도해드렸는데요.


이번 공군 훈련병 사례를 비롯해 군의 부실한 의료 체계로 장병들이 다치거나 숨지는 일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반복돼 온 황당한 군 의료사고를 신준명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고관절 괴사 진단을 받고 7개월 만에 의병 전역한 아들.

조금만 더 일찍 발견했다면 수술까진 안 해도 됐을 거라는 민간 의사의 말은 아버지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습니다.

[홍성구 / 군 의료사고 피해자 아버지 : (군의관이) 의사로서 가장 기본만 지켰으면 저 정도는 안 가지 않았을까. 나중에 알게 되니까 계속 화가 치미는 거예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화가 치밀어요.]

군내 황당한 의료사고는 반복되고 있습니다.

지난 2011년 고열에 시달리던 노우빈 훈련병이 처방받은 건 고작 해열제 두 알.

숨진 뒤 드러난 사망 원인은 뇌수막염이었습니다.

[공복순 / 故 노우빈 훈련병 어머니(2011년) : 이런 걱정을 했더라면 아이한테 잘해줬을 거예요. 편지도 자주 썼을 거예요. 그런데 아이가 편지 4통을 쓸 때 저는 한 통밖에 안 썼고 이 편지도 열어보지도 못하고 죽었더라고요.]

지난 2016년엔 신경차단술 치료를 받게 된 김 모 병장이 조영제 대신 세척용 에탄올을 주사 받아 팔이 영구 마비됐습니다.

[김 모 병장 / 군 의료사고 피해자(2016년) : 엄마랑 같이 일하다가…전역하고도 일하려고 했는데 그것도 아예 못하게 되고….]

국군홍천병원의 한 군의관은 왼쪽 발목을 다쳐 온 병장의 멀쩡한 오른쪽 발목에 관절 내시경 수술을 하기도 했고,

어지러움과 두통을 반복적으로 호소한 훈련병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훈련소에서 당뇨 합병증으로 숨졌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 설문 조사 결과 군에서 진료 또는 검사를 제때 받지 못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병사는 24.8%입니다.

또, 군 의료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한 병사는 18.7%로, 치료 결과 미흡과 진료 불성실, 의료진 전문성 부족 등이 이유로 꼽혔습니다.

군 병원에선 대부분 단기 군의관들이 진료와 수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전문의 자격 취득 뒤 5년 이상 경력을 가진 장기 군의관은 2%에 불과한데 이마저도 절반 이상은 관리직이라 군 의료 서비스 전문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김대희 / 가톨릭대 의과대학 응급의학과 교수(군인권센터 운영위원) : 근골격계 질환이라든가 경증 질환에 대한 경험이 많이 없는 거죠. 환자를 많이 봤다면 평상시에 근골격계 질환과 다르다는 걸, 일반적인 뻐끈함과는 다르다는 걸 느낄 수가 있는데….]

한계가 명확한 현행 군 의료 체계에선 부담하기 힘든 중증 질환 등 숙련된 의료 역량이 필요한 영역은 민간에 위탁하고,


군은 총상과 폭발상 등 군에 필수적인 영역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YTN 신준명입니다.



YTN 신준명 (shinjm752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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