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1일) 새벽 경기 수원시에 있는 다세대주택에서 불이나 거동이 불편한 50대 남성 한 명이 숨졌습니다.
앞서 지난달엔 시각장애인이 불이 난 주택 현관을 빠져나오지 못해 숨지기도 했는데요.
소외계층을 위한 안전대책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윤성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다닥다닥 붙어있는 단칸방들이 모두 새까맣게 불탔습니다.
벽엔 온통 그을린 자국에 바닥은 재로 뒤덮였고, 지붕 곳곳엔 불탄 뼈대만 앙상하게 남았습니다.
경기 수원시에 있는 다세대주택에서 갑자기 불길이 치솟은 건 새벽 3시 50분쯤.
단칸방에 홀로 살던 세입자 8명 가운데 7명은 긴급 대피했지만, 1명은 변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온통 새까맣게 타 들어간 재만 남아있는 모습인데요.
이곳에 거주하던 50대 남성은 거동이 불편해 미처 빠져나가지 못하고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숨진 남성은 기초생활수급자로 평소 휠체어를 타고 생활해온 거로 전해졌습니다.
불은 이 남성 집에 있던 담배꽁초에서 시작돼 옆집으로 옮겨붙은 거로 추정됩니다.
화재경보기와 소화기도 설치돼 있었지만, 번지는 불을 막진 못했습니다.
[이경희 / 다세대주택 거주자 : 불이 난 상태에서 경보기 소리도 못 듣고. 내 방에도 경보기가 달려 있는데 감지가 안 되니까 내방에선 센서가 안 울리는 거예요. 워낙 불이 세니까 소화기 뭐 있으나 마나지.]
거동이 불편하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소외계층이 화재에 희생된 사례는 최근에도 있었습니다.
지난달 24일 새벽 서울 역촌동 다세대주택 화재 당시 50대 시각장애인이 현관을 빠져나가지 못해 숨졌습니다.
기초생활수급자에 장애인이었는데 집에 있어야 할 경보기와 소화기 등 안전장치는 없었습니다.
앞서 소방청은 올해 상반기까지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집에 소화기와 화재경보기 등을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그러나 거주지 이전 등으로 설치 대상에서 빠지거나 설치한 안전장치가 작동하지 않아 참변을 막지 못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특히 화재 대응에 취약한 장애인은 예산 문제 등으로 설치 대상에서 아예 빠졌습니다.
[공하성 /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시각장애인, 청각장애인 이런 분들 필연 약자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런 분들에게 적극적으로 안심콜 서비스를 도입해서 소방서에서 빨리 출동해서 대피를 원활하게 도울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습니다.]
소외취약계층이 피할 수 있는 화재에 희생되는 참사가 더는 반복되지 않도록 지금이라도 지원책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YTN 윤성훈입니다.
YTN 윤성훈 (ysh02@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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