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라디오(FM 94.5) [양소영 변호사의 상담소]
□ 방송일시 : 2022년 9월 29일 (목요일)
□ 진행 : 양소영 변호사
□ 출연자 : 이미숙 변호사
- 국제사법 제2조는 ‘대한민국 법원은 당사자 또는 분쟁이 된 사안이 대한민국과 실질적 관련이 있는 경우에 국제재판관할권을 가진다’고 규정해
- 한국법원에서 진행되는 이혼소송이라도 두 사람이 모두 미국인이고 같은 주에 살고 있다면 미국의 거주지 주법이 준거법이 돼
- 소송 중 한국국적을 회복하면 ‘부부 중 한쪽이 대한민국에 일상거소가 있는 대한민국 국민인 경우’에 해당되기 때문에 한국법을 적용받아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양소영 변호사(이하 양소영): 준비된 사연 만나보고 자세한 상담 들어볼게요. “저는 미국 유학 중 교포인 남편을 만나서 미국에서 결혼했습니다. 혼인신고는 미국과 한국 두 군데 모두 했는데요. 결혼 후엔 미국에서 줄곧 살았습니다. 아이는 미국과 한국 이중국적을 가지고 있고요. 남편은 결혼 전부터 ‘레포츠광’이었습니다. 제가 만삭일 때, 아이가 언제 나올지도 모르는 상황에서도 2주씩 해외로 스킨 스쿠버나 배낚시를 하러 다녔고, 연락이 잘 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외국에서 만삭의 몸으로 홀로 있으면서 남편과 연락이 되지 않아 너무나 무서웠습니다. 남편은 집에 무슨 일이 있어도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은 무조건 해야 행복하다며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2~3주, 심지어 한 달씩 해외나 섬으로 여행을 떠나거나 레포츠를 하러 다녔습니다. 이렇게 남편은 가정생활에 정말 무심했고 저는 아는 사람도 없는 미국 땅에서 혼자 아이를 키웠습니다. 저는 계속 한국 국적을 유지하다가 미국 시민권도 얻게 되면서 미국생활에 어느 정도 적응은 했는데요. 거의 혼자 10년 동안 아이를 돌보다 보니 너무 우울했고, 한국에 있는 친정 가족들이 그리워졌습니다. 어느 날 아이가 심하게 열이 나고 아픈 상황에서도 남편은 미리 예약된 항공권을 취소할 수 없고 친구들과 약속을 어길 수 없다며 해외로 여행을 가 버렸고 연락이 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 일을 계기로 결혼생활을 계속 하는 것은 의미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남편과 연락이 되지 않는 당시, 아이를 데리고 한국으로 왔습니다. 현재는 친정집에서 아이와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저는 한국 법원에 남편을 상대로 이혼소송을 했고 제가 소송한 것을 안 남편도 미국 법원에 이혼소장을 제출했습니다. 심지어 제가 자기 몰래 아이를 납치했다며 아동납치죄로 형사고소까지 했습니다. 제가 한국 법원에 한 이혼소송 그 남편이 미국 법원에 나중에 낸 이혼소송, 이렇게 2개의 소송이 진행 중인데요. 둘 중 어느 소송이 우선되는 건가요? 그리고 한국 법원에서 두 사람 모두 미국 시민이라고 미국법 그리고 우리가 살았던 미국의 주법이 적용된다는데요, 한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도 미국 법이 적용되는 건지. 한국 법으로 재판을 받을 수 없는지 궁금합니다.” 남편은 미국 교포이고 사연 주신 분은 한국인인데 미국에서 시민권을 얻은 경우군요. 그래서 양쪽에 다 혼인신고를 하신 것 같은데요. 이미숙 변호사님, 지금 두 나라에서 이혼 소송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 양쪽에서 모두 소송을 해야 되는 건가요?
◆ 이미숙 변호사(이하 이미숙): 우선, 한국 법원과 미국 법원에 낸 두 가지 소송 중에서 제가 한국 변호사니까 한국법원에 제기한 이혼소송이 적법한지를 먼저 살펴봐야 할 것 같은데요. 첫 번째는 한국 법원에 국제재판관할권이 인정될 것인가 두 번째는 국제적 중복소송 금지에 반하는 것은 아닌가, 두 가지 문제가 있는데요. 첫 번째는, 미국 시민권을 얻게 되면 자동적으로 한국 국적은 없어지기 때문에 두 분 다 미국 시민권자입니다. 그리고 혼인 생활을 줄곧 미국에서 했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국제사법이 적용이 되는데요. 국제사법 제2조에서는‘대한민국 법원은 당사자 또는 분쟁이 된 사안이 대한민국과 실질적 관련이 있는 경우에 국제재판 관할권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 양소영: 우리나라가 관할권을 가지려면 ‘실질적 관련이 있는 경우’, 이 부분이 문제가 되겠군요?
◆ 이미숙: 맞습니다. 그런데 사연자나 남편 모두 미국시민권자이지만, 한국에 혼인신고를 한 적이 있고, 아이의 경우 대한민국과 미국 이중 국적을 가지고 있고, 현재 아이의 친모가 아이를 데리고 한국에서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대한민국과 실질적인 관련이 있다고 인정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대한민국 법원의 재판관할권이 있다고 보이고요. 다음으로 중복 소송이 아니냐, 이런 문제가 있는데. 사연의 경우에는 한국 법원에 먼저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에 후소가 미국 소송입니다. 그래서 한국 법원에서 먼저 제기된 소송의 경우에는 한국 법원은 이 경우에 국제적 중복 소송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것 같아요. 그래서 한국 법원의 소송은 한국의 재판 관할권도 있고 중복 소송이 아니기 때문에 한국법원대로 이혼소송을 그대로 진행을 할 것 같습니다. 다만 미국의 경우에는 관련 주법에 따라서 재판이 진행이 되겠지만, 저희가 여러 가지 사건을 진행을 해보면 미국도 미국 법원대로 이혼 소송을 계속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에 먼저 제기된 소송이 한국 소송이기 때문에 그 결과를 보고 진행을 하고 또 그걸 고려해 주는 경우를 굉장히 많이 봤습니다.
◇ 양소영: 여기서 ‘관할권’이라고 하는 것은 법원에서 이걸 재판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가에 관한 문제잖아요. 그런데 지금 사연자분이 또 궁금해하는 것 중 하나가, 내가 한국에서 혼인신고를 하고 한국에서 소송을 하는데 왜 법은 미국법이 적용된다고 하느냐. 한국 법원에서 한국 법이 적용될 수는 없는 것이냐, 이렇게 질문을 하고 계시거든요. 이거는 재판과 관련해서 어떤 법이 기준이 되는 겁니까?
◆ 이미숙: 이를 준거법이라고 하는데요. 국제사법 제66조 및 제64조에서 이혼의 경우 준거법의 순위가 첫 번째는 부부의 국적이 동일한 경우 본국법, 두 번째는 부부의 동일한 일상거소법, 두 분이 같이 사는 곳의 법. 세 번째는 부부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곳의 법, 이렇게 순서가 정해져 있는데요. 사연의 경우 한국법원에서 진행되는 이혼소송이라도 두 사람이 모두 미국인이고 같은 주에 살고 있었기 때문에 미국의 거주지 주법이 준거법이 되게 됩니다. 사실 이런 경우 굉장히 어려운 소송이 되는데요. 판사도 사실은 어렵고 변호사 입장에서도 미국 법을 찾고 공부해서 주장을 해야 되기 때문에 소송 절차가 굉장히 어렵게 됩니다.
◇ 양소영: 저희도 이런 비슷한 소송을 해봤는데, 실제로 그 나라 법을 적용할 때 그 법문이 있다 하더라도 그걸 어떻게 볼 것이냐, 어떻게 판단할 것이냐 하니까 또 그쪽의 법조인의 도움도 필요하고 그쪽의 판례도 필요하니까 그 부분을 잘 찾아서 판단을 받아야 될 것 같은데요. 그러면 우리 사연자분이 한국법이 적용되게 할 방법은 없을까요?
◆ 이미숙: 방법이 있습니다. 아내분이 원래는 한국 국적자였다가 미국 시민권을 얻어서 한국 국적이 상실된 경우이기 때문에 이 경우에는 한국 국적을 회복하시면 됩니다. 국제사법 제67조 단서에서 부부 중 한쪽이 대한민국에 일상거소가 있는 대한민국 국민인 경우 이혼은 대한민국 법에 따른다고 정하고 있기 때문에, 소송 중에라도 한국국적을 회복하고 한국에 돌아와 친정에서 아이와 함께 지내고 있기 때문에 대한민국에 일상거소가 있는 대한민국 국민인 경우에 해당돼서 한국법이 적용받게 됩니다.
◇ 양소영: 실제로 이렇게 진행했던 사건이 있었나요?
◆ 이미숙: 제가 실제로 진행했던 사건 중에 동일한 경우가 있었는데요. 소 제기 당시에는 두 사람 모두 미국인이어서 상대방 미국인이 자기에게 유리한 미국법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을 했고, 원래는 재판부에서도 미국법을 적용할 수밖에 없다고 했는데 저희는 한국법을 적용받는 게 더 유리할 것 같아서 소송 중에 한국 국적을 회복하여 결국 한국법에 따라 판결을 유리한 판결을 받으신 경우가 있습니다.
◇ 양소영: 소송 중에도 이렇게 하면 준거법이 달라질 수가 있군요. 최근에 국제 결혼이 굉장히 많아져서 이런 부분에 관심을 갖고 계시고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이미숙 변호사님 도움 말씀 감사합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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