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7일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늘을 끝으로 일정을 마칩니다.
중국은 이번 시진핑 주석 방문을 통해 미국의 입지가 약화한 중동에서 경제적 실리뿐 아니라 외교적으로도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임수근 기자!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문이 오늘 마무리되는데 어제는 걸프 정상들과 만났죠?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걸프 지역 아랍 국가 정상들이 어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회동했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기조연설에서 "중국은 6개 걸프협력회의 국가들로부터 원유와 액화천연가스 수입을 계속 확대하고 석유와 가스 거래에서 위안화 사용을 추진할 것"이라고 구상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상하이 석유 가스 거래소'를 위안화 결제의 플랫폼으로 충분히 활용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시 주석은 위안화 결제 당부와 함께 반대 급부로 "중국은 걸프 국가들로부터 많은 양의 석유를 지속해서 수입하고 액화천연가스 수입을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석유와 가스에 대한 위안화 결제 추진은 중국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에너지 확보를, 산유국 입장에서는 중국이라는 거대 수출시장을 확보하는 실익이 있습니다.
하지만 석유 위안화 결제는 미국이 안보를 보장해 주는 대가로 사우디가 달러로만 원유를 판매하기로 한 오랜 합의를 깨는 것이어서 그 실현 가능성이 주목됩니다.
시진핑은 이와 함께 "중국은 걸프협력회의 GCC 국가들이 자체 안보를 유지하는 데 계속해서 굳게 지지할 것"이라며 "걸프 지역을 위한 집단 안보 체제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사우디 실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는 걸프협력회의 정상회의에서 "중국과의 관계에서 역사적인 새 시기"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또 중국과 걸프 국가들이 공통의 자유무역협정 지대를 창설할 가능성을 놓고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앵커]
시진핑 주석은 전날 사우디와 정상회담을 열었는데, 여기서도 중요한 합의들이 있었죠?
[기자]
지난 8일 중국과 사우디 양국은 리야드 왕궁에서 회담하고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협정에 서명했습니다.
두 나라는 앞서 7일 그린수소와 태양광, 정보기술 분야 등 34건, 38조6천억 원 규모의 투자협정을 체결했습니다.
이는 지난달 빈 살만 왕세자 방한 때 사우디가 한국 기업들과 체결한 투자 양해각서 규모인 40조 원과 비슷합니다.
투자 협정의 핵심은 사우디 정부가 추진하는 미래도시 '네옴시티' 건설입니다.
중국 기업들이 네옴시티 건설에 있어 토목과 건축, 교통 통신망 구축에 나서는 것입니다.
특히 화웨이가 스마트도시 모바일·통신 분야 인프라 구축을 관장하기로 했습니다.
화웨이는 2019년부터 미국 정부가 정보 유출을 이유로 블랙리스트 기업으로 제재해왔습니다.
사우디가 그런 화웨이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함으로써 대미 외교 전선에서 중국과 뜻을 같이한다고 보란 듯이 선언한 것입니다.
양국은 이어 격년제로 정상회담을 하기로 하고, 양국 고위급 공동위원회를 총리급으로 격상시켰습니다.
사우디 입장에서 이란을 견제해주는 대가로 안보를 보장받았던 미국이 중동에서 발을 뺀 채 관심을 대중국 견제에 쏟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역외 균형자'로 중국을 받아들인 모습입니다.
반면 중국은 중동의 맹주인 사우디와 미국의 관계 악화로 틈이 생긴 중동에서 전략적 교두보를 마련한 것입니다.
특히 중국은 타이완 해협에서 비상 상황이 발생할 경우 사우디라는 안정적인 에너지 수급선을 확보할 수 있게 돼 전략 안보 측면에서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국제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YTN 임수근 (sgl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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