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 1월부터 우회전 차량 일시 정지가 의무화됐지만, 관련 사고는 여전히 반복되고 있습니다.
YTN이 통계를 분석해봤더니, 사고 건수가 늘어난 건 물론, 사망자는 무려 2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황보혜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10일 낮,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우회전하던 버스에 치여 숨진 8살 조은결 군.
경찰 조사에서 버스 기사는 우회전 신호등이 빨간불인 걸 못 봤다고 진술했습니다.
국내 차량은 대부분 왼쪽에 운전석이 있어서 우회전을 할 때는 사각지대가 생기게 됩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지난 1월 22일, 우회전 차량 일시 정지가 의무화됐지만, 여전히 관련 사고가 끊이지 않는 모습입니다.
실제로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시행되고 두 달여 사이 우회전 과정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는 모두 2,893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오히려 소폭 늘었습니다.
다친 사람 역시 3,750명으로 1년 전보다 증가했는데, 사망자는 올해 24명으로 지난해 13명보다 무려 2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찰이 교차로에서 우회전하는 차량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홍보와 계도에 나섰지만, 실효성이 없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이호근 /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 운전자들이 우회전 일시 정지에 대해 정확히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사고가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발생했다는 것은 계도 기간에 충분하고 효율적인 홍보가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반증일 수 있습니다.]
지난해 경찰청과 행정안전부가 우회전 차량이 보행자를 친 사고가 많이 일어난 60곳을 합동 점검한 결과, 위험요인이 350건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교통법규를 바꾸는 데 앞서 교통안전 시설을 확충하는 등 환경개선부터 이뤄졌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또, 최근 횡단보도를 교차로에서 더 멀리 두는 방안이 해법으로 대두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게 유일한 정답은 아니라고 강조합니다.
[유정훈 / 아주대학교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 : 스쿨존은 우회전 구간에 울퉁불퉁하게 블록 포장을 해서 자연스럽게 속도가 줄어들게 해야 하고요, 통행량이 많은 교차로는 전방향 적색 신호체계(올-레드·All-red)를 도입해서 교차로 특성에 맞게 시설 변경이 이뤄져야 합니다.]
더불어, 운전자들도 우회전하기 전엔 일단 멈추고 보행자가 있는지 살피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경찰은 우회전 의무화 계도 기간을 오는 21일까지로 연장하고, 특히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집중단속에 나설 방침입니다.
YTN 황보혜경입니다.
YTN 황보혜경 (bohk1013@ytn.co.kr)
영상편집 : 김민경
그래픽 : 최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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