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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구속영장 심사 출석...지팡이 짚은 채 '묵묵부답'

2023.09.26 오전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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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백현동 비리와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등으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고 있습니다.


이 대표는 쏟아지는 취재진 질문에 입을 굳게 다문 채, 지팡이에 의지해 법정으로 직접 걸어 들어갔습니다.

현장에 있는 임성호, 송재인 기자 나와주시죠.

[임성호]
네, 여기는 서울중앙지방법원입니다.

오전 10시부터 이곳에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송재인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송 기자, 이 대표 출석 상황부터 다시 짚어볼까요?

[송재인]
네, 이재명 대표는 오늘 오전 10시를 조금 넘겨 이곳 법원에 도착했습니다.

서울녹색병원에서 출발할 때와 마찬가지로 수척한 모습으로 지팡이를 짚은 채 이동했는데요.

영장 심사를 받게 된 심경 등 취재진 질문이 쏟아졌지만,

이 대표는 입을 굳게 다문 채 다소 느린 걸음으로 법정으로 향했습니다.

당시 화면 직접 보시죠.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 : (구속영장 실질심사 받게 됐는데 한 말씀 해주시죠) …. (증거인멸을 교사했다는 혐의에 대해 어떻게 방어하실 건가요?) …. (김인섭 씨랑 마지막으로 연락한 게 언제입니까?) …. (민주당 측 인사가 이화영 전 부지사에게 진술 번복 요청했다고 하는데 알고 계셨나요?) …. (혐의는 여전히 부인하시나요?) ….]

앞서 법원 관계자들은 이 대표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법원 출입구 등에 휠체어를 준비해뒀는데,

이 대표는 결국 직접 걸어 법정으로 향했습니다.

그럼 현재 심사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도 이어서 설명해주시죠.

[임성호]
네, 검찰과 이 대표 측의 치열한 공방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저희 뒤로 보이는 건물 3층 법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이 열리고 있는데,

통상적인 순서에 따라 먼저 검찰이 혐의 소명과 구속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오늘 심사에는 중앙지검 백현동 수사팀과 수원지검 대북송금 수사팀 검사 8명이 투입돼있습니다.

사전에 천6백 장 분량 구속 의견서를 냈고, 지금은 5백 장에 이르는 화면 자료, 또 녹취록을 활용해 이 대표 구속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배석했던 고검장 출신 변호사와 판사 출신 변호인단을 꾸려 자료를 준비해온 이 대표 측도 적극적인 반박에 나설 전망인데요.

필요한 경우 이 대표가 직접 구속의 부당함을 호소하거나, 재판부가 양측에 질문을 던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심문이 끝난 뒤에도 결과가 나오기까진 긴 시간이 예상되죠?

[송재인]
네, 증거와 자료가 방대한 만큼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2020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경우 삼성 불법 승계 의혹으로 19시간 7분 만에 구속영장이 발부돼 최장 심사 시간을 기록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도 16시간 40분 만인 심사 다음 날 새벽 3시에야 구속이 결정됐습니다.

이에 따라 이 대표의 구속 여부도 내일 새벽쯤에야 나올 가능성이 작지 않습니다.

심문을 마치고 결과가 나오기까지, 그러니까 '법원의 시간'이 이어지는 동안 이 대표는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대기하게 됩니다.

기본적인 신체검사와 함께, 지정된 파란색 옷으로 갈아입어야 하는데요.

영장이 발부되면 대기하던 구치소에 그대로 수감 되고, 기각된다면 구치소를 나와 또 한 번 포토라인에 설 전망입니다.

심사가 열리는 오늘, 이곳 법원 주변뿐 아니라 구치소 주변에도 찬반 집회가 예고돼있습니다.

[임성호]
오늘 심사에서 다뤄지는 내용 더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사건으로는 세 가지, 혐의론 네 개가 심사를 받게 되는 거죠?

[송재인]
네, 이번 심사에서는 백현동 의혹과 위증교사 의혹,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세 사건이 다뤄집니다.

혐의로 보면 먼저 백현동 의혹과 관련해선 김인섭 씨 로비에 따라 민간업자에게 특혜를 제공해 막대한 이익을 몰아준 결과, 성남시에 2백억 원대 손해를 끼친 배임 혐의가 적용됐고요.

이 로비스트 김인섭 씨 측근에게 자신의 '검사 사칭 사건' 관련 재판에서 유리한 증언을 해달라고 위증을 교사한 혐의,

경기지사 방북 비용 등 경기도가 북측에 줬어야 할 8백만 달러를 쌍방울 그룹이 대신 내게 한 혐의 두 개까지,

모두 네 가지 혐의에 대한 소명 여부가 가장 먼저 양측의 공방 대상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양측 입장도 간단히 정리해볼까요?

[임성호]
네, 먼저 검찰은 혐의 소명에는 문제가 없을 거라고 자신하고 있습니다.

이 대표가 최종 결정권자로서 사업 단계마다 결재한 문건들과, 당사자들이 진술한 이 대표의 발언들, 확보된 녹취록을 근거로 제시할 전망인데요.

이에 이 대표 측은 직접 지시나 승인 여부를 드러내는 물증이 없고, 확보했다는 관계자 진술의 경우 검찰 압박에 따른 거라고 반박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관계자 진술 부분과 관련해 이 대표는, '경기지사에게 보고했다'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진술을 거론하고 있는데,

검찰은 오히려 이 전 부지사 진술을 이 대표를 구속해야 할 근거로 제시하고 있는 거죠?

[송재인]
네, 검찰은 오히려 이 전 부지사 진술이 오락가락했던 사실을 이 대표 측의 진술 회유, 즉 증거 인멸 시도 정황으로 언급할 방침입니다.

사실 이 증거인멸 우려 부분은 이 대표 구속 여부를 가르는 핵심 쟁점이 될 거란 말이 법조계에서 일찍이 나왔는데요.

검찰이 이 대표의 측근뿐 아니라, 이 대표 본인의 증거 인멸 정황도 심사에서 제시할 예정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검찰은 이 대표가 지난 2018년 검사 사칭 사건으로 재판을 받던 당시, 관련자에게 "이렇게 얘기해주면 딱 좋다"며 위증을 교사했다는 통화 녹취록을 제시하면서,

거대 야당 수장인 이 대표가 이런 일을 계속 반복할 건 자명하다면서 구속 수사, 재판이 필요하다고 주장할 방침입니다.

또, 민주당 인사들이 이 전 부지사 접견을 가서 '위에서 원한다'며 검찰 진술을 부인하는 취지의 옥중 서신을 써달라고 부탁했다는 녹취록도 진술 회유 정황으로 재판부에 제시할 예정입니다.

이 대표 측은 있는 대로 말해달라는 취지였을 뿐이라 반박하면서,

검찰이 정치적 목적으로 도주 우려도 없는 야당 대표를 표적 수사한다며 맞설 전망입니다.

양측의 치열한 공방 뒤에는 결국, 어떤 결론이든 나와야 할 텐데, 심사를 맡은 판사에게도 관심이 쏠렸죠?

[임성호]
네, 민주당 이재명 대표 구속 여부는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 손에서 결정됩니다.

사법연수원 29기로 서울중앙지방법원 영장전담 부장판사 세 명 가운데 최선임인데요.

이 대표의 특혜 제공으로 막대한 이익을 봤다는 백현동 민간업자,

또,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의 실무진급 핵심 피의자들을 줄줄이 구속했습니다.

다만 돈 봉투 의혹을 받는 현역 의원 신분 이성만 무소속 의원과,

대장동 비리 일환인 '50억 클럽 의혹' 피의자 박영수 전 특별검사 첫 영장은 기각했습니다.

유 부장판사는 법원 안팎에서 꼼꼼한 '원칙주의자'라는 평을 받고 있는데요.

한 부장판사는 이번처럼 어떤 결과든 사회적 파장이 큰 경우, 더더욱 원칙으로 돌아가 명문화된 법리를 위주로 판단할 수밖에 없을 거라고 내다보기도 했습니다.

어떤 사회적 파장이 예상되는지는 송 기자가 이어서 설명해주시죠.

[송재인]
어떤 결과가 나오느냐에 따라 이 대표와 검찰, 어느 쪽이든 치명적 타격을 입게 됩니다.

체포동의안 가결에 이어 영장까지 발부되면 이 대표는 정치적 생명이 재기 불가능한 상태로 빠질 수 있고요.

반대로 영장이 기각된다면 검찰은 2년째 이어온 이재명 대표 수사가 결국 무리한 수사가 아니었느냔 역풍에 직면하게 됩니다.

수사의 정당성은 물론이고, 이 대표를 둘러싼 남은 수사들의 동력도 적어도 한동안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이 큰데요.

이 대표가 재판을 받는 대장동, 성남FC 사건이 오늘 심사에 오르는 사건들과 '닮은꼴'인 만큼,

결과에 따라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전반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임성호]
네, 심문이 이어지는 동안 추가로 들어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중앙지방법원이었습니다.



YTN 임성호 (seongh12@ytn.co.kr)
YTN 송재인 (songji1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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