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4년 09월 14일 (토요일)
■ 진행 : 최휘 아나운서
■ 대담 : 선정수 팩트체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휘 아나운서(이하 최휘) > 지난 한 주간 있었던 뉴스들 가운데 사실 확인이 필요한 뉴스를 팩트체크해 보는 시간입니다. 선정수 팩트체커 전화로 만나보죠. 안녕하세요.
◆ 선정수 팩트체커(이하 선정수) > 네. 안녕하세요.
◇ 최휘 > 민족의 명절 추석 연휴가 시작됐는데요. 오늘은 이 추석과 관련된 잘못 알려진 또는 알쏭달쏭한 정보에 대해 확인을 해보겠습니다. 먼저 짚어 볼 주제는요. "추석 때 생선전 먹지 마세요" 라는 발언인데요. 맥락을 먼저 알아보죠.
◆ 선정수 >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은 지난 9일 JTBC 인터뷰에서 “연휴에 가급적 멀리 가지 말고, 벌초도 자제하고, 생선전 같은 것은 드시지 말라는 이야기를 지인과 주고받을 정도로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 최휘 > 국회의원이 왜 추석 연휴에 늘 하던 걸 하지 말라고 하는 걸까요?
◆ 선정수 > 이주영 의원은 국회의원이 되기 전엔 대학병원 응급실 의사로 10년 넘게 일을 했습니다. 이날 인터뷰는 응급의료 붕괴 논란에 관한 내용으로 진행됐는데요. 이 의원은 응급실 상황이 굉장히 악화됐으므로 연휴 기간에 병원 갈 일을 아예 만들지 말라는 취지로 말한 겁니다. 멀리 가지 말라는 이야기는 동선이 길어지면 교통사고 우려가 커지고, 벌초는 벌쏘임 또는 교통사고 등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고, 생선전은 먹다가 목에 가시가 걸릴 수도 있으므로 조금이라도 위험한 일은 하지 않는 게 좋다는 취지죠. 이 의원은 추석 이후 ‘진짜 위기’가 올 것이라는 경고도 내놨습니다. 그는 “병원에도 환자가 몰리는 시기가 있는데 그게 대체로 가을부터”라며 “가을이 되면서 소아와 성인 가리지 않고 온갖 호흡기의 질환들이 창궐하기 시작하는데 노약자의 경우 별것 아닌 호흡기 질환도 중증으로 이행하는 경우가 많아 대단히 위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 최휘 > 응급의료 관련해서 정부는 붕괴를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강조하는데요. 야당들은 응급의료 붕괴를 이야기한단 말이죠. 도대체 누구 말이 맞는 겁니까?
◆ 선정수 > 정부는 응급의료와 관련한 여러 수치를 발표하면서 응급의료 붕괴가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24시간 운영되는 응급실 개수가 크게 줄어들지 않았고, 일일 응급실 내원 환자 수도 의사 집단 행동 이전인 2월 중순과 비교해 늘어나지 않았다는 점을 들고 있습니다. 정부는 경증환자들이 응급실 방문을 자제했기 때문에 응급실 내원자 수가 적정 수준으로 유지됐다고 분석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의료기관이 휴무에 돌입하는 추석 연휴에는 중증은 아니지만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응급실을 찾았을 때 과연 치료를 받을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큰 것도 사실입니다.
게다가 요즘 거의 매일 응급실에서 환자를 받아주지 않아 이곳저곳 전화를 돌리다가 골든 타임을 놓쳐서 환자가 사망했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데요. 국민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죠. 야당들은 이게 정상적인 거냐 이런 비판을 가하고 있는 것인데요. 정부는 이미 수년전부터 이런 현상은 있어왔다고 강변하는 상황입니다.
◇ 최휘 > 관련해서 이번 추석연휴 기간 동안 응급실에 방문한 경증환자는 본인 부담금을 대폭 인상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요. 도대체 얼마를 내야 하는 겁니까?
◆ 선정수 >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추석 연휴 하루 전인 13일부터 경증 또는 비응급 환자가 권역응급의료센터와 지역응급의료센터를 방문하면 본인부담금이 진료비의 50~60%에서 90%로 인상됩니다. 권역응급의료센터에 방문하는 경증 또는 비응급 환자의 본인부담금은 기존 13만원에서 22만원 정도로 평균 9만원 오르게 됩니다. 지역응급의료센터에 가는 경우엔 본인부담금이 약 6만원에서 10만원으로 4만원 인상될 것으로 보입니다. 인상 폭은 중증도와 지역 상황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9일 기준 응급실을 내원한 경증·비응급 환자 수는 하루 평균 6665명으로 전체 내원 환자(하루 평균 1만6239명)의 약 41%를 차지했습니다. 정부는 진료비를 인상해 응급실 문턱을 높이면 경증 환자 쏠림을 막고, 의료진이 중증 환자에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추석 연휴에는 응급실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에 경증 환자가 동네 병의원으로 분산돼야 한다고 판단한 건데요. 일각에선 실손보험 가입자들은 걱정없이 기존처럼 응급실을 이용하고, 경제력이 없는 계층들의 응급실 접근성을 낮출 것이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 최휘 > 추석연휴에 응급실에 가지 않더라도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문을 여는 의료기관을 늘리겠다는 발표도 나왔어요.
◆ 선정수 > 서울시는 추석 연휴 기간인 오는 14~18일 번갈아 문을 여는 병·의원 5922곳, 약국 6533곳을 지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당초 계획했던 추석 병·의원 및 약국 개방 규모보다도 약 40%를 늘어난 규모인데요. 서울시는 의료단체들과 만나 추석 연휴 기간 응급의료 비상 진료 대책을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논의 결과 연휴 기간 서울에는 일 평균 1184곳의 병·의원과 1306곳의 약국이 문을 열게 됐습니다. 지난 설 연휴 때 문을 연 약국 및 병·의원 수의 하루 평균 수치의 2배에 이릅니다. 서울 내 응급의료기관 및 종합병원 총 69곳은 추석 연휴에도 평소처럼 24시간 운영합니다. 소아 환자가 응급실을 찾지 못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준응급환자를 위한 ‘우리아이 안심병원’ 8곳, 중증응급환자를 위한 ‘우리아이 전문응급센터’ 3곳도 24시간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소아 경증 환자의 외래진료를 할 ‘달빛어린이병원’ 13곳도 운영합니다.
다른 지자체들도 소속 연휴 기간 비상진료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명절 연휴기간 혹시 병원 가야할 일이 생기면 인터넷 검색창에 명절 연휴 병원을 검색하시면 응급의료포털이 가장 먼저 뜨는데요. 여기서 가까운 곳을 검색하시면 됩니다.
◇ 최휘 > 모쪼록 의대정원 증원 문제가 잘 풀려서 이 의료대란이 하루 속히 정상화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다음 주제로 넘어가보죠. 연휴기간 고속도로 통행료가 면제된다는 보도가 났는데요. 이게 명절마다 다르다보니 헷갈리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 선정수 > 네. 언제는 면제고, 언제는 다 받고 그래서 저도 굉장히 헷갈립니다. 이번 연휴는 모든 고속도로의 통행료가 면제됩니다. 9월15일 0시부터 9월18일 24시까지 잠깐이라도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모든 차량이 대상입니다. 9월15일 0시에 고속도로에 진입하는 차량부터 할인이 적용되고요. 9월18일 24시에 고속도로를 빠져나가는 차량까지 적용됩니다. 9월14일 오후에 고속도로에 진입했다가 9월15일 0시 이후에 고속도로를 빠져나가는 차량은 통행료가 면제가 됩니다. 마찬가지로 9월18일 오후에 고속도로를 진입해 9월19일에 진출하는 차량도 통행료 면제 대상이 됩니다. 정부는 지난 2017년부터 명절 연휴에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해 왔는데요. 코로나19 기간이었던 2020년 추석부터 2022년 설까지는 감염 확산 우려 때문에 중단했다가 2022년 추석부터 다시 통행료 면제를 이어왔습니다.
◇ 최휘 > 추석연휴에 교통사고가 많이 나는 시간대가 따로 있다는데요. 사실입니까?
◆ 선정수 > 경찰청이 최근 5년 동안 추석연휴 기간 시간대별 고속도로 교통사고 현황을 집계했는데요. 오전(6시~12시) 오후(12시~18시) 야간(18시~24시) 심야(24시~06시)로 6시간 단위로 끊어서 사고 발생 통계를 내봤습니다. 그랬더니 오후 시간이 전체 사고의 45.7%를 차지할 만큼 사고가 많았습니다. 오전(24.6%), 야간(18.5%), 심야(11.5%) 순이었는데요. 오후 시간에 교통량이 많아서 그런 측면도 분명히 있습니다. 그렇지만 오후 시간대 장시간 정체시 졸음운전 등 사고유발 요인에 대해 철저히 대비해야할 필요성은 충분합니다. 또 추석 연휴 기간 교통사고와 사망자는 평상시보다 적었지만, ‘연휴 전날’은 평상시보다 교통사고는 40%, 사망자는 10% 이상 많았습니다. 특히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연휴 전날’과 ‘연휴 첫째 날’이 평상시보다 20% 이상 많아, 연휴를 앞두고 들뜬 분위기에서 음주운전 등으로 인한 교통사고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 최휘 > 추석하면 떠오르는 것 중 하나는 아마 푸짐한 명절 선물일텐데요. 선물을 드리고 싶은 친척이나 지인이 공직자일 경우 선물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금액 제한이 있는 걸로 아는데요. 얼마까지 허용되는 겁니까?
◆ 선정수 > 일단 짚어봐야 될 건 선물을 주고 받는 사람이 공직자가 아닐 경우엔 명절 선물 금액 제한이 없다는 점입니다. 이 명절 선물 금액 제한은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청탁금지법 적용에 따른 건데요. 법 적용 대상이 공직자로 한정됩니다. 따라서 공직자가 아닌 분들께는 선물 금액 제한이 당연히 없는 것이죠. 직무와 관련 있는 공직자에게 원활한 직무수행, 사교 및 의례 목적으로 주는 선물은 5만원까지 가능합니다. 그런데 농수산물과 농수산가공품, 이런 걸 살 수 있는 상품권은 평상시 15만원, 명절 선물기간에는 30만원까지 허용이 됩니다. 이번 추석 선물기간은 지난달 24일부터 오는 22일까지로 정해졌습니다. 직무와 관련 없는 공직자에게는 100만원까지 선물이 가능합니다. 다만 공직자의 직무와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경우에는 일체의 선물을 주고 받을 수 없도록 돼 있습니다. 선물 이외에도 직무관련 공직자와 함께 하는 음식물 가액도 3만원에서 5만원으로 올랐습니다. 정부와 요식업계, 농수산업 관련 종사자들이 물가 인상을 반영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해서 청탁금지법 시행령이 개정됐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선 정부가 공무원에게 더 비싼 선물을 줘도 된다고 홍보하는 것 아니냐며 김영란법 취지에 역행하는 조치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 최휘 > 추석 명절에 많은 분들이 벌초와 성묘를 다녀오시는데요. 이맘때 빠지지 않는 게 각종 안전 사고입니다. 관련해서 소방청이 눈길을 끄는 보도자료를 내놨다면서요.
◆ 선정수 > 네. 소방청은 9일 추석연휴 조심해야 할 '안전사고 네 가지'라는 보도자료를 냈는데요. 뭐.. 다들 예상하시겠지만 벌과 뱀 관련 사고가 포함됩니다. 그리고 두 가지는 뭘까요? 교통사고와 예초기 사고입니다. 소방청 구급활동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최근 5년 동안 추석 연휴 기간 동안 벌쏘임 사고로 인한 구급이송 인원은 1445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연휴 기간 하루 평균 60명이 벌에 쏘인 셈인데요. 이 가운데 심정지 환자는 3명, 부상자는 1,442명이었습니다. 뱀 물림 사고의 경우 추석 연휴 이송 건수는 2019년 18건, 2020년 25건, 2021년 31건, 2022년 36건, 지난해에는 30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최근 5년간 추석 연휴 교통사고로 인한 구급 이송 인원은 모두 11,917명으로, 연휴 기간 하루 평균 497명인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특히, 지난해 교통사고로 인한 부상자는 2,758명, 심정지환자는 24명으로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습니다. 한국소비자원 자료에 따르면 1년 중 9월에 예초기 안전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예초기 관련 안전사고는 최근 5년 동안 모두 405건으로, 이중 60%는 추석 전 벌초시기인 8~9월에 집중됐습니다. 예초기 사고로 다친 부위는 ‘발·다리’가 66%로 가장 많았고, ‘손·팔’ 25%, ‘머리·얼굴’ 5%, ‘어깨·목’ 2% 순으로 많았으며, 50대와 60대가 57%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예초기를 사용할 때는 반드시 보호장비를 착용하고, 충분한 안전거리를 유지하는 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 최휘 > 벌쏘임과 관련해 잘못 알려진 사실이 있다면서요?
◆ 선정수 > 벌에 쏘이면 메스껍고 울렁거리거나 구토, 설사, 어지러움, 전신 두드러기, 쏘인 부분이 심하게 부어오르면서 호흡곤란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벌에 쏘이면 적절한 방법으로 신속히 벌침을 제거하고 쏘인 부위의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소독하거나 깨끗한 물로 씻는 것이 좋습니다. 소방청은 "말벌의 독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하기 때문에 최대한 신속히 119신고 후 병원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권고합니다. 벌독에 의한 사망사고는 79%가 벌에 쏘인 뒤 1시간 이내로 사망할 정도라고 하는데요. 말벌에 쏘이면 신용카드 등으로 침을 긁어내야 한다는 이야기가 널리 퍼졌습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말벌 침의 구조상 독침이 피부에 남지 않으므로 핀셋, 카드 등으로 침을 제거하지 않아도 된다. 쏘임과 동시에 통증 부위를 즉시 차가운 물이나 얼음으로 환부를 씻어 통증과 독의 확산을 지연시킨 후, 가까운 약국이나 병원과 같은 의료시설에서 필요한 조치를 받아야한다"고 밝혔습니다. 뱀에 물렸을 경우에도 물린 부위에 상처를 내서 입으로 독을 빨아내야 한다, 뱀독이 몸에 퍼지지 않게 꽉 졸라매야 한다는 이야기가 퍼져있는데요. 사실과 다릅니다. 입으로 상처를 빤다고 하더라도 독이 제거되지 않고. 오히려 2차 감염 우려가 커집니다. 물린 부위를 너무 꽉 졸라매면 혈액 순환이 되지 않아 조직이 괴사할 우려가 있다고 합니다. 119에 신고한 다음 상처 윗부분을 손가락 하나 들어갈 정도로 묶어주고 신속히 병원으로 후송하는 게 중요합니다.
◇ 최휘 > 네. 선정수 팩트체커님과 우리 청취자분들, 각종 안전 사고에 유의하시고요. 즐거운 추석 명절 보내시길 바랍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선정수 > 네. 고맙습니다.
◇ 최휘 > 지금까지 선정수 팩트체커였습니다.
YTN 장정우 (jwjang@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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