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중동 정세 악화 이후 휘발윳값 상승세가 이어지자 이례적으로 비축유 단독 반출 가능성을 언급하며 대응에 나섰습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산업상은 오늘(11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정부 비축유 단독 반출과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비축유 반출은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들이 협력해 시행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단독으로 실시할 경우 지난 1978년 관련 제도가 만들어진 이후 첫 사례가 된다고 교도통신이 전했습니다.
아카자와 경제산업상은 어제 기자회견에서도 열흘 정도가 지나면 일본에 도착하는 유조선이 대폭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며 경계감을 나타냈습니다.
중동에서 유조선이 출항하면 일본까지 약 20일이 걸립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은 지난 2월 28일 시작됐습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원유 조달 지역 확대, 가격 안정 대책 검토 등 (정부가) 이미 움직이고 있다"며 휘발유·전기요금 관련 대책을 적절한 시기에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경제산업성이 이날 발표한 9일 시점 일반 휘발유 전국 평균 소매가는 리터당 161.8엔(약 1,503원)으로 전주와 비교해 3.3엔(약 31원) 올랐습니다.
일본에서 휘발유 가격이 160엔(약 1,486원)을 넘은 것은 작년 12월 이후 3개월 만입니다.
상승세는 4주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교도통신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공격을 단행한 이후 원유 시세가 급등하고 있다"며 "다음 주에도 휘발유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습니다.
혼슈 서부 지역방송인 산인방송은 돗토리현 요나고시 한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이 리터 당 170엔(약 1,579원)으로 올랐다며 "다음 주 단번에 10엔(약 93원)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휘발유 가격을 조사하는 일본 석유정보센터는 중동 정세 악화로 다음 주 휘발유 가격이 20엔(약 186원) 넘게 올라 리터 당 180엔(약 1,672원)을 돌파할 가능성도 있다고 관측했습니다.
이 경우 휘발유 가격은 한 주 만에 10% 이상 급등하는 셈입니다.
다만 일본 휘발유 가격은 부과되는 세금이 적어 한국보다 다소 낮습니다.
일본 정부는 도로 정비 재원 확보를 위해 1974년부터 리터 당 25.1엔(약 233원)씩 부과해 온 휘발유세의 옛 잠정세율을 지난해 연말 폐지했습니다.
기존 보조금 등을 고려하면 실제 휘발유 소매가는 15엔(약 139원) 정도 낮아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울러 일본에서는 휘발유는 물론 액화천연가스(LNG) 가격마저 급등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전했습니다.
일본은 원유의 경우 9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지만, LNG는 중동 의존도가 10% 정도로 낮은 편입니다.
하지만 일본이 조달하는 LNG 가격은 원유 가격과 어느 정도 연동하게 돼 있어서 중동 정세 악화가 장기화하면 LNG도 오를 수 있다고 요미우리는 전망했습니다.
일본은 LNG를 원료로 하는 화력발전 비중이 31.8%에 달해서 LNG 가격이 상승하면 전기요금도 연쇄적으로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요미우리는 "원유 가격이 LNG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이 흐름이) 전기요금에 반영되는 데에는 4∼9개월이 걸린다"며 "냉방 수요로 전력 소비가 늘어나는 여름에 부담이 증가할 우려가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이어 "LNG는 석유와 같은 국가 비축 제도가 없고 장기 비축이 어렵다"며 소비량 254일분을 비축한 석유와 달리 LNG 비축량은 3주분으로 적은 편이라고 말했습니다.
YTN 이승배 (sb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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