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의 우주비행사가 탑승한 오리온 우주선이 이르면 4월 1일 발사대를 떠납니다. 아폴로 17호가 달 표면을 떠난 1972년 이후, 인류가 다시 지구 저궤도 너머로 발을 내딛는 54년 만의 유인 심우주 비행입니다.
NASA는 아르테미스 2호의 발사 목표일을 2026년 4월 1일(미국 동부 표준시 오후 6시 24분)로 확정했으며, 발사 창은 4월 6일까지 이어집니다. 3월 12일 비행 준비 검토에서 탐사 시스템 개발 부국장 대행 로리 글레이즈는 "모든 팀이 'GO' 판정을 내렸으며, 4월 1일 발사를 목표로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승무원 4명은 3월 18일부터 휴스턴 존슨 우주센터에서 14일 격리 생활에 돌입했으며, NASA는 3월 24일 브리핑에서 "승무원 건강 상태가 양호하며 임무에 문제없다"고 확인했습니다. 이들은 발사 5일 전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로 이동하게 됩니다.
발사대 복귀까지의 길도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아르테미스 2호 로켓은 지난 3주간 케네디 우주센터 내 조립동(VAB)에서 점검과 정비를 거쳤으며, 당초 발사는 3월 초로 예정돼 있었으나 시험 과정에서 로켓 상단부의 헬륨 가압 문제가 발견되어 보완 작업이 진행됐습니다.
임무 개요 - 달 착륙 아닌 '달 근접 비행'
아르테미스 2호의 임무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유인 심우주 기술 검증'입니다. 이번 임무는 약 10일간 진행되며 총 비행 거리는 약 110만 km에 달합니다. 핵심은 '자유귀환궤도(Free-return Trajectory)'입니다. 오리온 우주선은 달의 중력을 이용해 별도의 엔진 추진 없이도 지구로 돌아올 수 있는 8자 모양의 궤도를 그리며 비행하는데, 이 과정에서 우주선은 달 뒷면 너머 약 10,400km 상공까지 진출하게 됩니다.
아르테미스 2호는 지구에서 달 방향으로 약 40만km까지 나아갈 계획으로, 지구와 달 사이 거리(약 38만km)보다 더 멀리 가게 됩니다. 이는 1970년 아폴로 13호가 수립한 유인 우주선 최원거리 비행 기록을 경신하는 것입니다. 이번 임무에서 오리온 우주선은 생명유지 시스템, 산소 및 이산화탄소 관리, 물 재순환 시스템 등 인간이 심우주 환경에서 생존하는 데 필요한 시스템들을 광범위하게 시험하게 됩니다. 달 착륙은 없지만, 달 착륙을 위한 핵심 기반 기술을 우주 공간에서 최초로 실증하는 비행입니다.
다양성과 최초 타이틀...달로 향하는 4명의 우주인들
임무에 탑승하는 우주비행사는 NASA 소속 리드 와이즈먼(사령관), 빅터 글로버(조종사), 크리스티나 코크(임무 전문가), 그리고 캐나다 우주항공국 소속 제레미 한센(임무 전문가)입니다. 글로버, 코크, 한센은 각각 유색인종, 여성, 비미국인으로서 최초로 지구 저궤도를 넘어 우주비행을 하게 됩니다. BBC는 이 팀을 "인류 우주 탐사 역사상 가장 다양한 배경을 가진 팀"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사령관 리드 와이즈먼은 2009년부터 NASA 우주비행사로 활동해 온 베테랑으로,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생활한 경험이 있습니다. 조종사 빅터 글로버는 1999년부터 미 해군에서, 2018년부터 NASA에서 복무하며 스페이스X 크루 드래곤의 첫 정규 미션 'Crew-1'에도 참여한 바 있습니다.
이번 임무에 사용되는 SLS 블록 1 로켓의 코어 스테이지는 직경 8.4m, 길이 65m 규모로 4개의 RS-25 엔진이 장착되어 있으며, 중간 극저온 추진 스테이지(ICPS)와 함께 총 높이 98m, 추력 4,430톤 규모로 오리온 우주선을 달 궤도에 투입하게 됩니다. SLS 로켓은 연료를 주입하지 않은 상태에서 약 160만kg, 액체 수소와 액체 산소 추진제를 모두 채울 경우 261만kg 이상의 무게를 가집니다.
발사는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 39B 발사장에서 이루어집니다. 이 발사대는 유인 발사로는 2006년 STS-116 이후 약 20년 만에 사용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연이은 지연...길고 험난했던 준비 과정
아르테미스 2호는 오랜 기간 연기를 반복하며 발사대에 섰습니다. 애초 2024년 말 발사가 목표였지만 오리온 우주선의 생명유지 시스템 문제와 열 차폐막 결함 등이 겹치며 일정이 밀렸습니다. 이로 인해 로켓 조립 작업이 두 달 이상 지연됐으며, 2024년 11월 20일에야 비로소 조립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올해 들어서도 악재가 이어졌습니다. 2026년 1월 30일에는 날씨 문제로 발사가 연기됐고, 2월 3일에는 연료 누출 문제로 발사 날짜가 3월 4일로 밀렸습니다. 이후 헬륨 흐름 문제가 추가 발견되면서 로켓이 다시 조립동(VAB)으로 이송되는 초유의 사태도 벌어졌습니다. 수리 작업에는 ICPS의 헬륨 유량 수정 및 비행 종료 시스템 내 배터리 교체 등이 포함됐으며, NASA는 한 달 넘는 수리 끝에 최종적으로 '발사 가능' 결론을 내렸습니다.
아르테미스 계획의 맥락...화성으로 가는 징검다리
아르테미스 2호는 그 자체가 목적지가 아닙니다. NASA는 아르테미스 미션이 달에서의 과학적 발견과 경제적 이익을 넘어, 화성 유인 탐사를 위한 동력을 확보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아르테미스 3호는 당초 달 착륙 임무로 계획됐지만, 2026년 2월 NASA는 아르테미스 3호를 지구 저궤도에서의 달 착륙선 및 시스템 테스트 미션으로 전환하고, 유인 달 착륙을 2028년 초반 아르테미스 4호에서 달성하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2028년까지 우주비행사를 달에 착륙시키고, 2030년까지 달 기지 건설을 본격 시작할 계획입니다.
한국의 역할도 주목됩니다. 한국 우주항공청은 NASA와 한국의 큐브위성 'K-RadCube'를 아르테미스 2호 미션에 포함하기로 합의했다고 2025년 5월 발표했습니다. K-RadCube는 심우주 방사선 환경을 측정하는 소형 위성으로, 한국의 유인 달 탐사 기반 기술 확보에 의미 있는 첫 발자국이 될 것입니다.
54년의 무게를 안고
아르테미스 2호는 1972년 아폴로 17호 이후 최초로 지구 저궤도를 벗어나는 유인 우주비행이 됩니다. 반세기가 넘는 공백은 기술 퇴보가 아니라 새로운 출발을 위한 준비 기간이었습니다. 수차례의 연기, 연료 누출, 헬륨 가압 문제, 엔진 교체… 긴 시간 동안 쌓인 기술적 난제들을 하나씩 돌파한 끝에 아르테미스 2호는 지금 발사대 위에 서 있습니다. 4명의 우주비행사가 탑승할 오리온 우주선은 이제 달을 향한 첫 인류의 목소리를 다시 우주로 실어 나를 준비를 마쳤습니다.
4월 1일, 케네디 우주센터 39B 발사장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됩니다.
YTN은 우리 시각으로 4월 2일 아침에 진행되는 아르테미스 2호 발사 과정을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할 예정입니다.
YTN digital 김재형 (jhkim0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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