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밀매 혐의로 미국에서 45년 형을 복역하다가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사면을 받은 후안 올란도 에르난데스 전 온두라스 대통령이 고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수도 테구시갈파 인근의 팔메롤라 공항에 전용기 편으로 도착했으며, 현장에서 가족들과 지지자 수백 명의 환영을 받았다고 AFP 통신은 보도했습니다.
에르난데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세부 사항을 면밀히 검토해 본 결과, 엄청난 불의가 저질러졌는데 마녀사냥이자 사법 시스템을 정치적 무기로 악용한 사례'라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에르난데스는 사기와 자금 세탁 혐의에 대해 오는 8월 3일 법원에 출석할 예정인데 혐의를 부인하며 "정치적 박해가 지속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에르난데스는 대선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200만 달러의 공금을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담당 판사는 에르난데스가 자진 출석에 동의함에 따라 체포 영장 집행을 정지했습니다.
에르난데스는 2014년부터 2022년까지 온두라스 대통령으로 재임했고, 이후 좌파 성향의 시오마라 카스트로 대통령이 미국으로 신병을 인도해 마약 밀매 혐의로 재판을 받았습니다.
미국 법원은 2024년 에르난데스가 멕시코의 마약왕 호아킨 '엘 차포' 구스만 등과 손잡고 수백 톤의 콜롬비아산 코카인을 미국으로 밀반입하는 데 일조했다고 판단해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온두라스 대선을 불과 며칠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에르난데스를 사면하면서 상황은 반전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에르난데스의 정치적 동지이자 같은 보수 성향인 나스리 아스푸라(Nasry Asfura)가 당선되지 않을 경우 온두라스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의 이런 내정 간섭에 온두라스는 크게 반발했고 카스트로 대통령과 측근들은 외세의 선거 개입이라고 강력히 비판했지만, 결국 대선은 아스푸라 후보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이번 사면은 마약에 대해 강경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위선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라틴 아메리카의 마약 밀매범들을 소탕하기 위해 카르텔 연루 의심 선박들을 타격하는 등 대규모 군사 작전에 돌입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사면을 단행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확실한 증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에르난데스가 조 바이든 전 미국 행정부의 함정에 빠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2017년 재선 당시 숱한 논란에 휩싸였던 에르난데스는 "출마 야심도 없이 귀국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연임을 금지한 헌법 조항에도 불구하고 출마 길을 열어준 대법원의 판결이 먼저 논란이 됐고, 이후 투표 과정에서 광범위한 부정행위가 이뤄졌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선거 결과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지자, 에르난데스는 유혈 진압을 명령했고 이 과정에서 약 30명이 숨졌습니다.
AFP 통신은 법조 전문가를 인용해 "어떤 처벌도 받지 않은 에르난데스의 귀국은 사건의 피해자들의 뺨을 세게 때리는 격"이라고 전했습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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